자료수집, 공간 마련, 직제개편 등 우선돼야

인근 순천시가 지난 7월 ‘시정자료관’을 개설·운영하면서 광양에도 이런 시설이 마련돼 지역의 역사를 한곳에서 볼 수 있길 바라는 목소리다.

최근 한 시민은 순천의 삼산도서관을 방문하고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도서관에 따로 공간을 확보하고 1961년부터 현재까지의 각종 시정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순천의 역사를 한눈에 찾아볼 수 있는 ‘시정자료관’이 마련돼 있었기 때문이다.

도서관과 달리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시정자료관은 다양한 자료를 비치해 시민 누구나 순천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궁금한 지역사를 시민이 쉽게 찾을 수 있고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춘 것이다.

‘시정자료관’은 △각종통계연보 및 지역사료 △주요업무보고자료 △과거 예·결산자료 △역대상패, 기수, 간행물 등 역사자료 △승주군수, 순천시장 사진 및 관련자료 △향토, 의회, 통계 등 각종 자료를 갖추고 있다. 특히 지역 문인에 대한 소개와 책, 관련 자료 등도 함께 전시함으로써 문화콘텐츠도 놓치지 않았다.

현재 자료관에는 △행정박물류 1259점 △도서류 4040권 △각종 영상 물류 38만4076점 △지자체 기관자료 1611점 등 총 39만986점이 구비 돼 있다.

삼산도서관을 다녀온 한 시민은 “우연한 기회에 도서관을 방문했다가 ‘시정자료관’을 보고 참 잘한 행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지역사를 알기 위해 이곳저곳 다니지 않고 한 곳에서 모두 알 수 있도록 한 것은 광양도 배워야 할 행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광양의 시정 관련 자료는 어디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기자는 광양읍에 있는 시립중앙도서관부터 찾았다.

중앙도서관엔 순천과 같은 ‘시정자료관’은 없었으며, 총 305권의 향토문학만 자리하고 있었다.

이 외의 자료들은 어느 부서에서 누가 관리하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었으며 알아보는 그 과정도 상당히 까다로웠다. 알고 싶은 자료마다 담당하는 곳이 다 다르고 분산돼 있다 보니, 하나하나 관련 부서를 찾는 것도, 자료를 구하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부분 자료는 뿔뿔이 흩어져있었으며, 광양시장과 읍·면·동장의 사진이나 관련 자료들은 시청 대회의실, 읍·면·동 등 각각 따로 방문해야만 볼 수 있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그냥 단순히 광양의 역사를 알고 싶어 직접 나서 발품을 팔았음에도, 매번 도대체 왜 그 자료가 필요한지 물어오니 난감하기까지 했다.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들러 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된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각종 통계연보나 과거 예·결산자료 등은 각각 관리하는 부서가 다 따로 있다”며 “향토자료는 시민들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것이 더 많아 자료를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다. 기탁을 통해 향토자료가 많이 모인다면 역사문화관에 전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광양시엔 아직 각종 자료를 한곳에 모아둔 ‘시정자료관’은 없다. 하지만 시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화·예술·관광 인프라 조성과 관련해서도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한곳에서 관리를 전담할 수 있는 직제개편과 공간 마련 등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정자료관’ 개설을 제보한 시민은 “어느 지역이든 지역민들이 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 생산된 자료들을 분야별로 축적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며 “시가 어떻게 변화해 왔고, 당시 문화·예술 활동의 결과물을 시대별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지금보다 더 나은 역사교육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민은 물론 광양을 찾는 사람들이 시정역사자료를 한곳에서 접할 길이 없으니 광양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의 알음이 전부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지역 광양의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말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모순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시정과 문화·예술, 향토자료가 계속 따로 분산돼 관리하는 형태가 계속된다면 시 머지않아 시민들이 광양의 역사를 대하는 자세나 태도가 분명 다른 도시보다 도태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매력 있는 문화예술·관광도시 광양이 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관광·위락단지 조성과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뿐만 아니라 지역의 역사를 한 곳에서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관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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