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도 아니고 실적이 좋은 것도 아닌 업체 선정은 부당“

광양시가 이순신대교 해변관광 테마거리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달빛해변잔교 특정공법 선정을 두고 탈락한 한 업체가 선정과정에 의혹을 제기해 주목된다. 특히 시공실적이나 총 사업비 산정 등에 비춰 탈락업체가 선정업체 보다 더 경쟁력을 갖춘 업체라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여서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광양시는 지난 13일 이순신해변공원 조성사업 가운데 달빛해변잔교 설치공사에 적용할 특정공법을 선정하기 위해 공법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를 열어 심의를 벌였다. 이날 심의에는 정은태 건설과장, 이규광 도시과장, 탁길신 도로과장, 전보현 택지과장 등 광양시 관련 부서장과 민간위원 6명이 참여했다. 위원장인 윤영학 경제복지국장은 불참했다.

선정위는 이날 1차 심의를 통해 공법심의에 참여한 4개 업체 가운데 A사와 B사를 배수로 선택해 최종심의에 들어갔다. 선정위원들은 결국 6대 4 의견으로 하이콤패널라멘 공법을 제시한 A사를 최종 선정했다. A사가 제시한 하이콤패널라멘 공법은 공장에서 제작된 하이콤 패널 거더와 하이콤 패널을 프리캐스트 코핑 위에 차례로 거치한 뒤 콘크리트를 타설해 라멘화 하는 방식이다. 이 공법은 구조안정성과 내구성, 주요부재의 공장제작으로 심의과정에서 현장적용과 시공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콘크리트 구조여서 염해에 강하고 별도의 유지관리가 필요치 않음은 물론 다른 공법보다 개방감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최종 심의에서 탈락한 B사는 이 같은 심의결정에 이해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A사와 비교해 구조안전성이나 유지관리 등 공법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시공실적이나 공사비용 면에서 A사에 비해 오히려 우수하다는 게 객관적 사실이라는 이유다.

B사 관계자는 “작은 공사도 아니고 200백억 대 공사인데 원칙을 벗어나 되지 않아야 할 회사가 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저희 회사가 교량관련 일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라 자부하고 있다. 가격도 좋고, 공법 실적도 많고, 도저히 떨어질 수가 없음에도 탈락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심의 과정에서 B 사가 내놓은 공법은 SPC잔교공법이다. 이는 공작 제작된 프리캐스트레스가 도입된 거더 및 데크를 연속 배치해 상부 콘크리트를 타설 양생하는 방법으로 구조안전성면에서 성능이 우수하고 구조성능 또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시공면에서도 품질성능이 확보됨은 물론 거푸집과 가시설이 필요 없어 공기단축효과와 함께 시공이 간소하고 편리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무엇보다 잔교에 필수인 염해 저항성이 뛰어나고 별도의 유지관리가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특히 B 사는 1개 특허와 건설신기술 인가를 갖고 있고 시공실적 또한 172건에 달해 이번 공법심의에 참여한 4개 업체 가운데 월등한 시공실적을 자랑했다. 21건에 불과한 A사보다 8배 이상 많은 실적이다. 반면 총사업비는 193억 3천만 원으로 역시 네 개 업체 가운데 가장 적었고 209억4천만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 A사보다는 15억 원 가량 적었다.

B사 관계자는 “A사가 제시한 공법은 잔교 공법도 아니고 실적도 교량 실적이지 잔교실적은 단 한 건도 없는데 A사를 선정한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더나가 “당초 설계단계에선 선정된 A사와 D사는 아예 참여도 하지 않았다. B사와 C사가 참여했을 뿐인데 비교 안을 맞추기 위해 A사와 D사를 참여시키고, 심의 전 광양시 관계자가 관여해 각종 지시를 수차례 내리더니 결국 엉뚱하게 A사가 선정이 돼버렸다”며 업체선정에서의 광양시 개입설도 함께 주장했다.

그는 “제대로 된 달빛해변잔교 설치를 위해서라도 이번 심의는 바로잡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시설계 단계에서부터 참여했다가 2차 심의과정에서 탈락한 C사 관계자 역시 “꼭 우리 회사가 되지 않더라도 B사가 됐으면 수긍을 하겠는데, 얼토당토않게 A사가 선정된 것은 인정할 수가 없다. 실적이나 공사비가 타 업체에 비해 좋은 것도 아니고 더구나 공사를 해본 적도 없는 업체를 선정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순신대교 해변관광 테마거리 조성사업의성공을 위해서라도 재심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에 대해 한 시의원은 “대개 공사의 경우 사업방향 적합성 외에도 관련 시공실적이나 사업비 등이 판단근거가 되기 마련인데 이번 선정결과는 좀 의외”라며 “되짚어 볼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최종 심의에서 탈락한 B사는 차원에서 재심의 요청을 고려중인 가운데 당초 실시설계 중 참여했던 C사 역시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순신 해변관광테마거리조성사업은 크게 △항만이야기 존 △빛의 이야기 존 △철의 이야기 존 △역사이야기 존 등 4개 컨텐츠로 나눠 조성되는 사업으로 길호대교와 금호대교 수변구역 일원에 시비 1040억원과 국비와 민자 유치 등 총 사업비 1300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관광인프라 조성사업이다. 사업기간은 오는 2025년 12월까지다.

한편, 이같은 주장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업체측이 직접 발표를 했고, 충분히 질의응답 절차를 거쳐 전문가들이 심의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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