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문화, 가사歌辭로 노래하다

▲ 백숙아 문학박사

광양의 옛 지명은 마로馬老 희양晞陽 광양현光陽縣
광양현 광양현감 광양군 광양군수
광양 고을 중심지는 예로부터 광양읍
조선시대 광양현감 박세후가 읍성을 쌓고
바다에서 보이지 않도록 숲을 조성하였다네
그 아름다움 비할 곳 없는 고풍스러운 유당공원
허한 기를 보호하려 늪에다 연못을 형성하고
수양버들 이팝나무 심어 비보림裨補林을 조성했지
광양향교 매천사 봉양사 역사박물관
광양교육청 시립도서관 문화예술회관 광양경찰서
옛 유적지 주요 관공서 모두 자리한 광양읍
장도랑 궁시랑 죽필이랑 고로쇠 등등
광양 지역 특산물까지 읍민들의 자랑거리

제철소가 들어서며 동광양시 광양읍
동과 서로 나누어져 인심 또한 분분하더니
광양시로 승격되어 다시 하나로 뭉쳐지고
도시 발전 고루고루 균형 있게 이루어지니
흩어졌던 인심도 옛 풍습도 다시 찾았네
인심 하면 당연히 빼놓을 수 없는 5일 장
생선가게 채소가게 옷가게 과일가게
끝자리 1일 6일 5일에 한 번 열리는 전통시장
사람 냄새 생선 비린내 채소 향기 사람 향기
이웃 간의 정이 넘치는 인심 좋은 재래시장
‘덤으로 하나 더 줄게 덤으로 하나 더 얹어줄게’
있을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곳
장날에만 맛볼 수 있는 팥죽이랑 멸치국수로 마무리

5일 장을 지나서 한참을 휘돌아 나가면
서천 변에 나란히 들어선 광양전통숯불고기 식당들
조선 시대에 한 선비가 광양으로 귀양 와서
성 밖 주민 아이들에게 천자문을 가르치니
그 은혜에 감동한 부모들 암소 잡아 잔치 열어
그 선비 초대하여 화로에 숯을 피워
석쇠 달궈 쇠고기 구워서 푸짐하게 대접하니
귀양살이 풀려나 귀경歸京한 그 선비가
어느 날 누각에 올라 광양불고기 떠올리며
이 세상 최고의 맛은 마로현의 불고기라(천하일미天下一味 마로화적馬老火炙)
광양전통숯불구이는 참숯불에 구리 석쇠 달구어
쇠고기를 구워 먹는 재래식 구이 음식
시월에 개최되는 광양전통숯불고기축제 열리면
온 고을에 고기향이 코끝에 감돌아
농사짓던 아재 아지매도 바지춤을 풀어헤치고
고소하고 달착지근한 쇠고기를 구워 먹네
거기에 뒤질세라 광양제철소 언니 오빠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축제장으로 줄행랑
축제장을 가득 메운 천막들 가운데서
눈에 띄는 건 역시 광양전통숯불구이 음식점이 으뜸이라
센 불에 살살 구워 입안에 넣자마자
봄눈 녹듯 사르르 녹아버리는 쇠고기
쇠고기 먹고 나면 남은 숯불 위에다
얼큰한 김치찌개 뚝배기가 올려지면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곤 먹거리 광장 마무리

서울 사는 여고 동창 광양에 올 때마다
꼭 먹고 가야겠다며 찾아가는 숯불고기집
고기 맛에 놀라고 주변 풍광에 반하여
해마다 오겠노라 기약하며 가곤 한다
갖가지 꽃들이 만발한 서천 변
봄이면 꽃양귀비랑 유채 청보리가 맞아주고
여름엔 불볕더위 피하려고 산책 나온
시민들을 맞아주는 활짝 핀 백일홍
서천 변 하천 따라 한참을 걷다 보면
빨주노초파남보 화려하게 피어난 갖가지 꽃송이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내며 꽃단지를 메운다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줄지어서 피어나고
시민들의 몸과 맘도 꽃 따라 물 따라
가을을 만끽하며 낭만을 즐긴다
가을을 몰고 오는 가녀린 코스모스
코스모스랑 맑은 물이랑 주변 풍광에 불고기까지
전라남도 ‘걷기 좋은 길’로 꼽힌 관광지로 으뜸인 곳
오가는 행인들 맘과 눈길 사로잡는 서천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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