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개인의견표명일 뿐 조직적 개입 있을 수 없는 일”

민주노총 금속노동조합 포스코 지회가 출범한 뒤 노조와해 의혹을 둘러싸고 지회와 포스코 경영진의 공방이 치열하다. 추석연휴 기간 벌어진 노조와해문건 작성 의혹과 절도사건 논란에 이어 사측 노무협력실 관계자들이 대거 사내 SNS계정에 지회를 비방하거나 기존노조 비상대책위원회 가입을 유도하는 댓글을 단 때문이다.

지회에 따르면 노무협력실 직원들이 사내 익명게시판인 ‘대나무숲’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노조설립이나 활동에 부정적인 의견을 게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회가 댓글의 출저를 조회해 확인한 결과 이들은 대부분 노무협력실 노사문화그룹 직원들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타이레놀’이라는 익명을 쓴 이 모 차장은 “정당한 노조활동은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이 사건(노조와해의혹문건 혹은 절도사건)의 주인공(지회 조합원)은 정당하지 않다. 무슨 생각으로 동료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수첩을 빼앗았는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또 “민노총과 잘 짜여진 전략이 아닌가 의심된다. 위법을 한 사람들은 사규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언론을 통해 민노(총)의 무력행위를 많이 보셨지만 이제 막 시작인데 저렇게 폭력을 행사한다면 나중에는 더 심한 폭력적인 행위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전한 뒤 “반드시 중징계를 해야 한다”고 포스코 인사관련 부서에 요구했다.

같은 노사문화그룹 윤 모 과장은 “폭력노조원들이 민노(총) 얼굴에 X칠했다”고 했고 광양의 인사노무그룹 송 아무개 과장은 “회사는 부디 저 직원들 일벌백계 해 달라. 우리 회사에 저런 일이 생기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댓글 달았다.

포항 인사노무그룹 이 모 과장은 “금속노조 집행부 여러분, 당신들은 민주노총보다 민주노총이 더 우선이냐. 실망스럽다”고 했고 정도경영실 한 모 부장은 “불법 침입해서 위력을 행사하고 남의 수첩을 강제로 뺏는 것은 엄연한 범죄행위다. 회사에서 노조직원들을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겠다”며“이 사람들(노조원)은 회사의 경영안정이나 경쟁력 강화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자신들의 세를 확장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항”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댓글마다 수위 차이는 있지만 노무협력실을 대표되는 이들 댓글작성자들은 노조와해문건이라는 지회의 반발을 ‘절도사건’으로 몰고 있는 포스코 경영진들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포스코 경영진은 “‘대나무숲’은 비실명으로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소통공간이고 일부 직원이 개인 의견을 올릴 순 있겠지만 조직적으로 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밝힌 것을 전해졌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발끈했다. 금속노조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포스코의 깨어있는 노동자들이 민주노조를 건설하자 회사는 혼란에 빠졌다.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법대로만 하면 되는 일을, 되지도 않을 음모와 공작에 연일 정신이 없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익명게시판에서 유독 민주노조에 적대적인 게시물들을 추적하던 직원들의 조사로 해당 게시물들이 회사의 노무부서 담당자들의 작품이었음이 드러났다”며 “권력과 권력의 사주를 받은 자들이 진실을 감추고 거짓을 퍼트리는 이런 공작은 명백한 범죄이고 민주주의의 적이다. 특히 회사가 나서서 민주노조를 부정하고 어용노조 가입을 부추긴 것은 실정법을 위반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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