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당 광양시위원회 위원장 유현주

▲ 유현주 (민중당 광양시위원회 위원장)

양승태 사법농단이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사법부는 노동자 서민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문을 두드리는 곳이다. ‘그래도 법대로 하면 억울한 내 말을 들어주겠지’ 생각하며, 아무리 법을 제정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가진 자들이라고 해도, 정의, 삼권분립, 민주주의를 떠올리며 마지막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다. 검찰이야 이미 악명이 높아 ‘그 놈들은 원래 나쁜 놈들’ 하더라도, 판사들에게는 아직 일말의 기대와 존경이 남아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서민들의 소박한 마음마저 허물어 버렸다. 한 시민은 ‘박근혜 국정농단 때는 악이라도 받쳤는데 양승태 사법농단에는 턱하고 무언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라고 소회를 털어놨다.

쌍용자동차 사건, 일본군 ‘위안부’ 사건, 전교조 사건, 통합진보당 사건, 이석기 의원 사건 등 추악한 재판거래의 내용은 사회곳곳에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지경이니 이제 시민들이 사법부를 믿을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사법농단 의혹의 당사자들은 어떤 사과표명이나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의혹 당사자들에 대한 영장기각은 90%가 넘어 제식구 감싸기, 증거인멸에 시간을 벌어준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사법부의 추악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금이야말로 사법적폐를 청산할 절호의 기회이다. 이미 자정능력을 잃어버리고 신뢰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사법부를 국민의 힘으로 개혁해야 한다. 우리는 촛불혁명을 성공시키고 있는 자랑스런 시민들이며, 국정을 농단한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대개혁으로 더 나아가자고 했다. 적폐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촛불혁명은 미완성에 그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법적폐 청산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사법농단 정점에 있는 양승태를 구속·처벌하고 적폐판사들을 탄핵해야 한다. 인근 여수법원에도 ‘시골판사’로 포장된 적폐판사가 부임해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지 않은가. 더불어 사법농단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권리를 구제해야 한다. 특별재판부 설치와 특별법도 제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가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

이미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재판 결과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심을 품고 재심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2014년 강제 해산된 옛 통합진보당 10만 당원들이 10월 20일 명예회복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전국 103개 단체가 모여 구성한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시국회의’도 오는 20일,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3차 국민대회를 예정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있다. 전환기에는 낡은 것과 새 것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 사법개혁을 바라지 않는 세력과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전면적인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세력이 치열한 싸움을 시작한 것처럼, 평화와 통일의 길에서도, 재벌을 개혁하는 길에서도, 앞으로 다가올 더 많은 적폐청산의 현장에서 싸움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자.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에서 주인은 바로 우리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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