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회 소속 강사 8개 읍면동 농악단 지도포기서 제출

“타 지역농악 침투, 광양농악 통일성 크게 훼손할 것”

광양을 대표하는 농악인 광양버꾸놀이를 전승해온 버꾸놀이 보존회가 활동중단을 선언했다. 광양가락의 통일성 훼손과 지원대책 미흡 등이 주된 이유여서 광양시가 지역문화계승을 외면한다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광양버꾸놀이보존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현재 읍면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버꾸농악의 활동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보존회는 더나가 “광양버꾸놀이는 이미 전국적으로 또한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얻고 있음은 물론 광양시 모든 축제와 행사 및 공연에 참여해 왔으나 더 이상 광양에서 전승활동을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며 “광양버꾸농악 보존회의 지도 아래 진행 중인 각 읍면동 강습 및 수업도 13일 기해 절차를 밟아 중단하고 광양지역에서 행해진 모든 행사공연활동 역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보존회가 진행해온 광양읍과 옥룡면, 봉강면, 옥룡면, 진월면, 다압면, 태인동, 중마동, 광양5일시장 버꾸농악단 등 9개 농악단 활동도 중단위기를 겪게 됐다. 광양5일시장농악단을 제외한 보존회 소속 강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8개 읍면동지역 농악지도자들은 18일까지 수업포기서를 제출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1월말까지로 예정된 이들 지역 농악단 활동 역시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보존회가 활동한 중단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생계문제다. 버꾸놀이 전승자 대부분이 각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가 개설한 농악프로그램 강좌를 통해 얻은 강사료로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는 게 보존회의 전언이다. 그런데 몇 년 사이 시간당 수업료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내부에서조차 이탈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타 지역 농악의 잠식이 꼽힌다. 현재 광양지역 12개 읍면동 주민자치위는 모두 농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들 지역 모두 그동안 보존회 소속 지도강사가 활동했으나 최근 들어 옥곡면 등 4개 지역 주민자치위는 버꾸놀이가 아닌 곡성죽동농악 소속 강사를 불러 강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광양문화원에서 주최하는 광양농악한마당 행사에서 곡성죽동농악 전수자가 상쇠로 참여한 옥곡면 풍물단이 대상을 차지하면서 전승명분을 상실했다는 게 보존회의 입장이다.

보존회는 “광양버꾸농악의 전승과 활용을 위해 보존회는 십 수 년 동안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읍면동 모든 지역에 버꾸농악을 배우는 농악단이 만들어졌다”며 “이러한 노력과는 달리 광양시는 행재정적 지원은 단 1원도 없었다. 오히려 주민자치위에 강사계약을 위임하는 바람에 타 지역 농악전수자가 강사로 참여토록 길을 터줬다”고 말했다.

또 “타 지역농악 전수자의 강사참여는 절대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그동안 원형이 사라진 광양 각 지역농악의 흔적을 찾아 연구한 끝에 현재 광양농악의 가락을 어렵게 만들어 놓았는데 이들이 전혀 다른 타 지역 농악을 가르치면서 광양농악의 통일성이 크게 훼손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보존회는 “이렇게 되면 수 십 년 동안 각 지역을 다니며 지역농악을 발굴하고 전형화 시킨 광양농악은 또 다시 정체성과 통일성의 혼란을 빚을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광양버꾸농악이 광양을 대표할 수 없다면 이를 전승하고 발전시킬 명분도 사라지는 것이기에 모든 전승활동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타 지역 농악전수자의 강사채용 부분도 “현재 12개 읍면동에 풍물교실이 운영 중인데 이 가운데 4곳에서 타 지역농악 전수자가 강사로 채용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강사채용은 주민자치위가 결정사항이어서 시가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조금 등 지원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전남도 등 문화재 지정이 필요한데 버꾸농악은 지정 요구에 있어 두 차례나 미뤄진 진 바 있다”며 “지원근거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역문화예술계 관계자는 “광양시는 언제나 문화예술분야에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지역문화의 발전은 그 주체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적 노력 없이는 보존과 성장이 불가능하다.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문화예술발전을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광양시 행정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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