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전)농협중앙회 광양·여수·순천시지부장

▲ 이종태 전)농협중앙회 광양·여수·순천시지부장

내가 행복 찾기라는 주제로 열 번에 걸쳐 글을 쓴 것은 ‘행복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인식하는 것’이라는 말에 동의하며, ‘스스로의 습관에 따라 슈퍼마켓에서 카트에 생필품을 골라 담듯 누구는 ‘행복’을, 누구는 ‘불행’을 담고 있다’ 는말에 대한 지적호기심 때문이었다.

취업난과 차별, 갑질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젊은이들의 고뇌와 나이든 이웃들의 고독과 무료를 같이 생각해보며 나 스스로의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이기도 했다.

필력이 부족해 어느 정도의 공감을 주었는지 모르지만 글을 쓰는 동안 나 스스로는 정말 행복 했다. 이제 열한 번째 글은 소박하지만 내가 생활 속에서 행복감에 젖어본 사례들을 몇 가지 소개 해볼까 한다.

나이의 가르침 때문일까? 소중한 글과 말들이 뚜벅뚜벅 나에게로 걸어 들어온다. 유시민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에서 “삶은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본인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가장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 가를 새로 알게 될 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라 이야기한다.

나보다 열한 살 아래지만 그의 삶에 대한 인식과 끝없는 지적탐구, 어떤 주제든 쉽게 이야기 하는 능력, 관심 갖는 책들까지 먼발치에서나마 그를 따라가고 있음에 위로받으며 때론 자긍심도 가져본다.

결국 삶은 열심히 ‘놀고’ ‘일하고’ ‘사랑하며’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공감하며 더불어 살아가라는 뜻임을 말한다. 다만 성찰과 경험, 배려하는 마음의 깊이에 따라 그 느낌의 정도에서 나의 좋은 일에 가슴 떨려하고 아쉬운 일에는 면역력을 높이고 남의 일에는 축복과 측은지심을 갖는데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능력’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나는 시립도서관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중마도서관 에서는 이대흠 시인으로부터 시 쓰기를 배웠고, 장석주 시인의 ‘책읽기의 즐거움’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불멸의 이순신』과 『방각본 살인사건』등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쓰고 있는 김탁환 소설가에게서는 소설 쓰는 기법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은 4주에 걸쳐 ‘영화가 나에게 하는 질문들’이라는 주제로 영화를 감상하며 원은정 강사와 인문학적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중앙도서관 에서는 『살인자의 기억법』 이라는 특이한 소설을 쓴 김영하 소설가로부터 “나는 왜 창의적이지 않을까?”라는 강의를 들었다.

최근에는 과거독재 자시절 학생운동으로 울분을 앞세우다, 섬진강 이라는 풍요롭고 고요한 강과 인근 산하가 품은 100여종의 들꽃들을 그리며 이제 울분이 아닌 사랑으로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다고 믿는 송만규 화가의 풍광이 들려주는 길 위의 인문학을 들었다.

지금은 이봉례 교수로부터 소설 속에서의 철학과 인문학의 조우를 설명 듣고 있다. 희망도서 관에서는 글배우 수필가의 ‘자존감을 높이는 마음여행’이라는 의미 깊은 이야기를 경청했다.

내가 구체적으로 이렇게 교육받은 내용을 소개 하는 것은 시에서 정성을 드리는 의미 있고 흥미 로운 교육에 시민들의 참여가 미흡하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특히 남자들의 참여가 극소수였다. 선진국의 ‘노년 독서 열기’는 논외로 하더라도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하고 공부하는 즐거움을 경험해봤으면 하는 아쉬운 생각에서다.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4년 전 인천대회에 이어 100m와 200m에서 결선 8명중 가장고령(77년생)임에도 우승한 전민재의 ‘육상트랙을 놀이터로 생각하며 늘 즐기는 마음으로 연습하고 경기에 임했다’는 말이 하루 종일 나를 즐겁게 한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등 기상천 외한 4권의 소설을 쓴 스웨덴 작가 카타리나 잉 엘만순드베리 가 70세임에도 “나의 머리는 절대 잠들지 않는다. 지금도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다”라고 한말이 내 가슴을 뛰게 한다.

“남자의 매력이란 결국자신의 머리로 생각할수 있고, 그 생각을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그에 따른 자기만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갖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일본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주장에 ‘노익장’ 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본다.

“생의 오묘한 깊이는 가난의 깊이를 통해서만 주어지는 역설적이며 숭고한 선물”이라는 말에 가뿐 호흡을 참고 삶의 심연을 잠항해 보기도 한다.

“고령자에게 과로만 되지 않는다면 일만큼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에 좋은 운동은 없다. 일은 규칙적인 생활과 아침에 일어나는 의미를 준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근력운동보다 더 삶에 행운을 불러온다”는 일본 사회학자의 이 말에 주먹을 불끈 지어본다.

책속이던 생활 속이던 선한심성은 아름답게 보게 하고, 정직한 지혜는 바르게 보게 한다. 동심으로 들추어보고 곱게 늙은 여인네의 손길같이 다독여 느끼며 그 속에서 긍정적인 삶의 의미를 오늘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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