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뚱맞은 조형물…지역음식문화·스토리텔링 접목 실패

광양불고기 주변상가 부조화에 민원제기 잇따라

광양시가 서천변 불고기특화거리 일원에 조성 중인 남도음식거리조성사업이 시민들의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광양음식문화에 이해 부족과 스토리텔링을 도외시하면서 불고기를 대표음식으로 내세운 타 지역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나가 광양불고기로 대표되는 우리지역 대표먹거리를 상징하는 음식거리를 조성한다는 게 당초 계획이었으나 이와는 달리 다소 생뚱맞은 조형물에 의구심을 품는 시민들이 많은 데다 광양불고기를 제외한 조성사업 주변상가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조성되면서 다양한 민원도 파생되고 있는 것이다.

광양남도음식거리조성사업은 전남 관광객 5천만 명 유치와 남도음식 특화를 위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00억 원을 들여 지역 특성에 맞는 음식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남도음식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이다. 지난 민선6기 중점사업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광양시는 2016년 1월 광양불고기 특화거리 조성사업을 위한 용역을 실시한 뒤 이 광양불고기특화거리조성사업과 전남도가 추진 중인 남도음식거리조성사업을 접목을 실시해 2차년도 남도음식거리조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순항기를 맞는 듯 했다.

광양시는 도비 5억 원을 확보한 뒤 시비 10억 원을 추가해 총 15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2017년 말까지 지역문화의 특색을 살려 스토리가 있는 테마파크로 조성할 계획임을 밝혀왔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시민들의 여론은 싸늘하다.

1년 가까이 지나도록 완공을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광양불고기의 스토리가 제대로 담기지 못하면서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광양불고기 업계 관계자는 “광양불고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조성사업이 실시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땅의 음식에는 이야기와 문화가 함께 담겨져 있는 법인데 조성공사를 맡은 업체가 그 이해도가 낮아 광양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음식거리 조성사업은 음식에 담겨있는 문화와 스토리를 입히고 조형적으로 구현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시공된 것을 보면 거리 전체의 일관성이 방해받고 있음은 물론 어떤 내용으로 광양불고기를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을 지경”이라며 “황소 조형물 몇 마리 띄엄띄엄 설치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심지어 조악하기까지 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게 작금의 현실”이라고 질책했다.

광양불고기 이외 주변 상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서천변 일대가 광양불고기 특화거리인 것은 맞으나 불고기 음식점 이외에 다른 여타 상가에 대한 배려가 없기 때문이다. 더나가 가로숲 조성사업으로 인해 오히려 접근성이 떨어지고 경관을 크게 해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주변상인들의 평가다.

한 상인은 “남도음식거리조성사업의 취지를 최대한 살려 광양불고기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주변상가가 피해를 입어도 좋다는 식으로 사업을 밀어 붙여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며 “광양불고기 뿐 아니라 조성사업 상가 모두가 조화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하는데 이런 방향에 행정적 미숙을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조성사업 일원을 아무리 살펴봐도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에 대한 고려가 전혀 되지 않아 보인다”며 “광양불고기 음식점 앞에 진출입로만 새로 신설하고 찾아가서 밥만 먹으로라는 게 음식거리 조성의 목적은 아닐 텐데 이래저래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는 광양시의회에서도 공감하고 있다. 박노신 의원은 지난 31일 시정질의를 통해 “남도음식거리조성사업을 시행하면서 과도하게 수목이나 녹지공간이 훼손됐음에도 일부 조형물의 경우 조잡하기 이를 데 없다”며 “광양불고기거리에 걸 맞는 스토리텔링 개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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