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은 물론 특히 주말엔 유난히 많은 행사가 이어지고 있는 계절이다.

동문회에 이어 이·취임식, 체육행사, 각종 경연 대회와 발표회, 한마당 행사 등 하루에도 큰 행사가 4~5개씩 열리기도 한다.

한 해 동안 펼쳐온 각종 사업을 마무리하고, 노력한 만큼 결실을 보는 시기인 만큼 당분간은 많은 행사가 계속될 것이다.

행사가 많으면 바쁜 건 시장과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등 ‘내빈’들이다.

대부분 행사의 시작은 흔히 “바쁘신 와중에도 행사를 빛내주시기 위해 참석해 주신 000님 감사합니다”라며 참석자를 소개하는 내빈소개로 시작된다.

행사가 많은 이맘때면 이 시간을 맞추기 위해 ‘내빈’들은 바쁘게 달려야 한다.

행사는 내빈소개 후 국민의례, 시상 등의 순서에 이어 주최 측의 대회사와 내빈 축사로 이어진다.

그런데 대회사에 나선 대회장이 대회사 중에 “바쁘신 와중에도 행사를 빛내주시기 위해 참석해 주신 000님, 000님~”을 다시 한 번 더 소개하며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시장의 축사에서도 어김없이 주요 내빈을 일일이 거명하며 “바쁘신 와중에도 행사를 빛내주시기 위해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한다.

이어지는 국회의원 축사, 도 의장 축사, 시 의장 축사에서도 계속 똑같은 ‘내빈’들을 한 명 한 명 거명하며 “바쁘신 와중에도 행사를 빛내주시기 위해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를 반복한다.

이미 ‘내빈소개’는 주최 측이 행사를 시작하며 혹여 한명이라도 빠질세라 가장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의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장이, 시장이, 국회의원이, 도 의장이, 시 의장이 다시 반복하는 것은 시간낭비이며 생색내기다.

무엇보다 반복되는 인사치레에 시민들은 식상하다 못해 지겹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렇듯 서로 주고받는 ‘내빈소개’ 반복은 축사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로 이어진다.

축하를 하러 왔으면 행사의 취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제대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인사를 하자.
말이 길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루해할 뿐이다. 짧고 간결하면서도 의미를 담아 전달하는 것을 듣는 사람은 가장 좋아한다.

이미 주최 측이 한 내빈소개를 구지 축사를 하면서 반복하는 것을 시민들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 그냥 늘 해왔던 일이기에 그러려니 이해하고 넘어가선 발전이 없다.

‘아무리 듣기 좋은 소리도 두 번 하면 잔소리’라고 했다. ‘내빈소개’ 반복만 줄여도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씩 걸리는 기념식을 상당시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간결한 축사로 전체 기념식 시간을 줄이는 것은 본 행사를 위한 배려이며 참가한 시민을 위한 서비스다. ‘내빈’은 말 그대로 초대 받아 찾아온 손님이다. 행사의 주빈은 ‘내빈’이 아니라 행사를 마련한 주최 측과 함께한 시민들이어야 한다.

내빈소개는 한 번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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