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지부장, 폭행·폭언에 병원입원…경찰·노동청 고발

광양교통측 “폭언은 있었으나 폭행은 없었다” 부인

질적인 적자운영에 시달리면서 직원들에 대한 4대의무보험 누적체납과 임금인상분 미반영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광양교통 노사관계가 악화일로다.
특히 대표이사 등 사측 경영진이 노조위원장 등 노조간부를 상대로 폭행과 폭언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사관계가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광양시와 광양교통 노동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광양교통 이 모 대표이사와 아들인 정 모 전무이사가 지난 19일 노조집행위원들이 회의 중이던 노조사무실을 찾아와 노조위원장의 멱살을 잡고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전언이다. 현재 충격을 받은 박인성 노조위원장은 인근 병원에 입원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19일에만 3차례 노조를 상대로 욕설 등 폭언이 있었다고 광양교통 노조는 알려왔다. 이날 10시경 노조 운영위원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 관련 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사무실로 출근 하던 박인성 지부장을 이 대표이사의 남편이자 감사인 정 아무개 씨가 불러 세운 뒤 “회사가 문을 닫게 생겼는데 무슨 노동조합 운영위원회를 개최하느냐”며 심한 욕설과 함께 폭언했다고 전했다.

이날 광양교통 경영진의 폭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노조 상임집행위원회의 개회 직후 이순심 대표와 아들인 전무이사와 남동생인 관리이사 등 경영진이 노조사무실에 들어와 회의방해는 물론 멱살을 잡는 등 폭행하거나 욕설이 뒤섞인 막말을 이어갔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더나가 이순심 대표이사가 기사 대기실에 있던 노조지부장과 다시 면담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폭언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노조위원장이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등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경영진의 폭언과 폭행은 뒷날인 20일에도 이어졌다고 했다. 사무실 청소 중이던 노조위원장을 전무이사가 다시 찾아와 또 다시 폭언을 퍼붓고 멱살을 잡거나 할퀴는 등 전날에 이어 잇따라 폭행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다짜고짜 노조 사무실로 들어와 폭언을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전무이사가 의자를 집어 들어 폭행하려는 것을 겨우 말리기도 했고 일부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며 “광양시가 추경에서 (광양교통 운영관련)보조금을 대폭삭감하자 회사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그런 격앙된 상태에서 보조금 삭감원인을 노조 때문으로 몰아 화풀이 대상으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인금인상분 미지급과 4대보험 체납 등의 해결을 요구하며 지난 달 초 광양시청 앞에서 집회를 벌인 것이 보조금 삭감의 원인인 것처럼 몰아붙였다”며 “보조금 삭감문제는 당장 직원들의 임금과도 결부된 문제 아니냐. 그래서 관련부서 면담 등 노조도 함께 노력해온 것을 모두 아는 상황에서 마치 노조가 방해해서 (보조금이)삭감된 것처럼 몰아붙이는데 할 말을 잃었다”고 전했다.

연이은 경영진 측의 폭행과 폭언이 잇따르자 결국 박인성 광양교통 노조지부장 등은 이순심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을 경찰에 고발하는 한편 이 같은 행위가 심각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고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에 대해 광양교통 측은 “약 9억 8천만원의 (광양시)보조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2억 4천만 원 밖에 책정되지 않아 노조의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기는 했으나 폭행은 없었다”며 일부 폭언은 인정하면서도 폭행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또 “보조금 지원이 예정대로 되지 않을 경우 회사운영에 막대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급한 마음에 노사 간 충돌이 발생했지만 앞으로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노사가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광양교통 노사는 임금상습지연 지급과 최저시급 상승에 따른 올해 임금인상분 미반영, 3억 5천만 원이 넘는 4대보험 체납 등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 왔다. 지난 6월 사측과의 임금협상에서 올해 최저시급 인상에 따른 임금의 소급분을 7월부터 지급받기로 합의했으나 지켜지지 않자 지난 달 2일 광양시청을 방문해 행정의 적극적인 개입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는 등 마찰 수위를 높여왔다.

하지만 올해 정리추경에서 보조금 지원이 대폭 삭감되면서 노사갈등의 해결이 요원한 상황에 처했다.

한편 광양교통 경영진을 살펴보면 이 대표이사의 큰 아들이 전무이사, 남편이 감사, 대표의 남동생이 관리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가족경영체다. 또 광양읍과 중마동 두 곳에 운영 중인 구내식당 역시 이 대표의 언니와 여동생이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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