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서 (용강 중학교 3학년)

나는 친환경적인 사람은 못되지만 환경 파괴에 직접적인 연관이나 접점은 없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환경파괴는 개인이 만들어낸 것이 아닌 여러 세대에 걸친 인류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만들어낸 결과물이고 그 속에서 나도 원인제공을 해 왔다. 음료수를 마실 때 더 편리하다는 이유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했고, 집에서 무언가를 흘리면 행주나 걸레가 아닌 휴지를 뽑아서 닦았다. 크게 떠오르는 건 이 두 가지 뿐 이지만 실제 내가 어떤 행동을 해 왔어도 일상에서 너무나도 익숙한 습관이어서 문제의식 없이 행동한 습성이 환경파괴라는 어마무시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는 쓰레기 분리수거장이 있지만 제대로 분리수거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비닐류’, ‘플라스틱류’라고 문구가 적혀있지만 분류함에는 분류되지 않은 쓰레기나 재활용품이 들어가 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휴지 낭비가 심해 몇 달 동안 휴지가 보급되지 않았으며 급식의 자율배식으로 무리하게 음식을 담아와 버려지는 음식물 양도 증가했다.

일교차가 심한 탓에 요즘 학교에선 히터를 켜지만 히터의 바람이 답답하다고 느끼는 아이들은 창문을 열어버린다.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면서 담요를 두르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상들도 자주 보았다. 환경파괴는 개인과 개인이 모여 만들어낸 집단과 그 집단이 모여 만들어낸 사회 구성원 모두가 원인제공을 한 결과이며 우리는 현재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문제와 직면하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국가가 환경파괴라는 인류 생존에 치명적인 원인제공자라고 할 수는 없다. 국가가 발달하게 된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산업화로 가내수공업에서 기계제공업으로 바뀌기 위해선 많은 공장들의 가동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걷잡을 수 없이 방대한 양의 매연이 발생지만 산업화에 성공한 국가들은 지금 선진국이 되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은 당시 산업화 속에 참여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선진국은 후진국을 자원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았기에 침략을 통해 끊임없이 수탈전쟁을 일삼았으며 그들의 땅을 척박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선진국에서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경제력이 낮은 나라들이 수입해 생계를 잇는 동력으로 삼아 경제 발전을 하고 있다. 방대한 양의 쓰레기를 생산한건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처리하고 질병에 시달리는 건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나라의 사람들이다. 환경을 이용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인류에게 공평해야 하지만 선진국은 경제적인 우위가 더 높다는 이유로 그렇지 않은 나라에게 환경파괴의 책임을 쓰레기와 함께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경파괴의 가장 큰 피해국이라고 할 수 있는 투발루는 저지대 지역인데 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이미 국가가 사라지고 있다. 소수의 인구가 살고 있고 환경파괴라는 글자와도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산 투발루의 국민들은 그곳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 단지 지구촌 사회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이 제공한 환경파괴의 원인의 결과로 국토를 잃고 난민이 된 것이다. 환경은 모두가 보호해야 하고 환경의 책임 역시 모두에게 있다. 하지만 현 상황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정당하지 않다. 환경에도 정의가 필요하며 무고한 나라가 피해를 입는 건 옳지 않은 일이다.

앞으로도 환경파괴는 점점 더 심해지거나 그대로이지 나아지기는 어렵다. 지구는 모든 생물이 함께 생존하기 위한 터전으로 여러 동·식물들의 서식지이다. 우리는 서로가 긴밀하게 연결된 생명공동체이다. ‘나무를 많이 심고 물을 아껴서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친환경 제품을 이용하는 것’ 등의 실천이 사람만을 위함이 아닌 사람을 살리기 위한 모든 생물체가 생존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이기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대한민국의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곳곳에서 행해지는 자연훼손과 생태계에 역행되는 일들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침묵으로 우리 주변 곳곳에 스며드는 경고를 무시해서는 미래란 글자로만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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