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예원 킹스크리스찬 고등학교 2학년

▲ 고예원 킹스크리스찬 고등학교 2학년

그대는 남의 손끝에서 놀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되기 위함도 아니다. 그대는 그대만이 이룩할 수 있는 독특한 인간이 되기 위해 태어났다. 그대를 제쳐놓고 지구상의 그 누구도 그대가 될 수 있는 그 인간이 될 순 없다. <슈나이더>에서는 인간의 유일성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유전자를 자신의 마음대로 조합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세상이 있다. 바로 영화 가타카이다.

우수한 인력만 뽑는 우주 항공 회사 가타카에 입사해 토성 비행을 꿈꾸는 제롬 머로우는 사실 우성인자가 아니라 부적격자 빈센트 프리만이다. 꿈을 위해 가족을 떠난 채 가짜 증명서를 파는 DNA중계자를 통해 유진을 만나 신분과 혈액, 머리카락, 심지어 오줌까지 채취하며 모두를 깜짝 속인다. 빈센트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벅찼지만 그것도 잠시 토성 비행 일주일을 앞둔 채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은 유전자가위 기술이다. 정자와 난자의 DNA를 바꿔 원하는 유전자를 가진 ‘맞춤형 아기’를 탄생시킬 수 있다. 이 영화는 1997년에 만들어 졌는데 최근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기술로 한 쌍둥이 여아가 출산된 것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상상이 현실로 된 것이다. 물론 유전자 편집기술로 에이즈처럼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고 육질 좋은 돼지를 생산하고 병충해에 강한 바나나로 품종개량을 하는 등 식량문제의 대안으로 손 꼽힐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에게 유전자가위 기술을 대입시킬 경우 윤리에 어긋난다. 스티븐 호킹은 말했다. ‘슈퍼 휴먼간 경쟁이 시작 될 것’, ‘경쟁으로 인류를 재설계하면 다른 행성이나 별로 퍼져 우주식민지를 구축할 수도 있다.’ 완벽만 추구하는 습성 때문에 슈퍼 휴먼 곧 맞춤형 아기가 탄생할 수도 있다. 영화에서는 우성인자라고 나온다. 자본주의에서 과학은 자칫 빈부격차를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유전자에 따른 새로운 신분질서가 생겨 더 이상 자유를 바탕으로 한 존중이 없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영화 가타카에서는 맞춤형 아기로 태어난 동생과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형이 같이 바다에서 수영을 한다. 동생과의 수영 시합 중에 바다 한 가운데서 익사하려는 동생을 구해냈을 때 형 빈센트는 믿음을 갖게 된다. 동생이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냐고 물었을 때 형은 자신은 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고 헤엄을 친다고 답한다. 사실상 형은 31살에 사망했어야 했고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어 오래 수영을 하거나 달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빈센트는 자신의 목표와 꿈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으며 그 마음의 중심에는 믿음이 있었다. 그의 정신은 완전히 육체를 지배했다.

완벽한 과학이지만 결코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 영화에서는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1세에 죽어야 할 운명을 벗어난 빈센트, 완벽한 유전자를 가진 수영선수 제롬 모로우의 자살, 전혀 폭력성이 없다던 토성 비행 프로젝트 담당자의 살인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우성인자인 아이린은 자연임신으로 태어난 빈센트와 서로 사랑에 빠져 그의 범죄를 알면서도 모른 체 하였다. 이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일들을 과학으로만 설명하기엔 무리이다.

다시 <슈나이더>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그 누구도 ‘나’를 대체할 인간을 찾을 수 없다. 그러기에 지구상의 모든 것은 소중한 존재이다. 아무도 밥을 굶고, 총을 맞고, 쥐고, 도망쳐 나오고, 학대당하고, 자신을 해하고, 교육을 못 받고, 구타당하고, 욕을 듣고, 발로 까일 자격은 없다.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선택만으로 행복할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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