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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새해, 운수 한 번 보실래요추억의 사진 한 장
최인철 기자  |  hwakae72@gyci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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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30  21: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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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입니다. 날씨가 제법 사납습니다. 북극한파가 남하하면서 한반도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밖을 나서면 몸을 꽁꽁 여미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남도 끝자락에 자리 잡은 광양땅은 햇볕의 수도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볕이 따스해서 북녘 어디 메에 비하 바가 없을 만큼 따스하다는데 다들 마음을 기울여 줄 것으로 압니다.

한 해를 보내고 한 해를 다시 맞아들이는 시절이면 다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마음으로 그동안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하고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함을 격려하는 마음을 담아 연하장을 보내고는 하는데 어떠한지요. 모두들 따스하게 손을 내밀어 우리 가는 길에 넉넉한 가슴으로 함께 동행하며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어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인사는 하셨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옛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세밑에 이르거나, 혹은 새해 벽두에 꼭 하는 일이 하나 있었지요. 새해인사처럼 말입니다. 바로 다가오는 새날에 대한 기대를 품고 새해 운수를 살펴보는 일이었는데요, 지금도 토정 이지함이 남긴 토정비결은 우리 곁에서 오래도록 장수를 누리는 것도 필연코 그 때문일 게 분명합니다.

그렇습니다. 한 해 운수를 보기 위해 우리 조상들의 발길은 교회나 사찰보다는 아무래도 점집을 향했습니다. 우리 세대들에게 점집은 그저 우스꽝스러운 부채도사의 게걸스러운 입담이 먼저 떠오르지만 그 시절 점집은 정성스럽게 차려입고 교회나 사찰을 찾는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점을 보는 일을 재미삼아 하는 것으로 여기나 그때 점집을 찾아가는 마음은 여느 신앙처럼 절실한 일이었던 게지요.

좀 영험이 있다고 입소문을 탄 점집 앞은 그야말로 문전성시가 따로 없었다는 이야기를 할머니로부터 전해들은 적이 있으니 마음 고왔던 할머니가 거짓말을 한 것일 순 없는 일일 테니 당시 새해를 앞두고 점집특수가 있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것은 주로 어머니들의 몫이었습니다. 물론 어머니들은 본인보다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발품을 팔아 점집을 찾았습니다. 아마도 남편이 하는 일의 길흉화복을 내다보고 치성을 드림은 물론 자식들의 학업과 건강을 바라는 일에 가장 먼저 마음이 쓰였을 겁니다. 다음으론 먹기 살기 참 팍팍한 시절이었음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경제적인 데 정성을 들였을 겁니다.

그래 가족들마다 무엇을 삼가고 어떤 일에 마음을 다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것은 물론 일년 열두달마다 금하고 피해야 하는 금기에서부터 가까이 품고 지내야 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한 해의 운수를 그때 들여다보고 가족들에게 십계명처럼 일러 수신의 기본으로 삼도록 경계했던 것이지요.

물론 점집은 세상살이가 궁핍하거나 전쟁처럼 삶이 위기에 직면할 때도 기대처가 됐습니다. 전염병이 돌거나 전쟁이 일어나면 집집마다 부적 하나 꼭꼭 챙겨두기 마련이었는데요, 왜놈의 수탈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은 우리 민중들의 삶도 그와 다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해방 이후 조선민중들 사이에 점집을 찾아 점을 보는 일이 들불처럼 유행했던 것으로 전해지니 말입니다. 먹을 것은 부족하니 삶은 나날이 궁핍해졌고 날이 갈수록 흉흉해지는 좌우익의 대립 속에 마음 둘 곳이 없었던 민중들은 그 기댈 데 없어 두렵고 허전한 마음의 위안을 점으로 버터보고자 했을 겁니다.

“제발 이 난리 같은 세상, 우리 식구들 건강하게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마음이 점집을 드나드는 발길마다 차곡하게 쌓였을 게 분명한 일이지요.

오늘의 옛 사진은 바로 그때 그 시절 알토란같은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점집을 찾은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얼핏 사진을 보면 아마도 쌀과 동전으로 점을 보는 무당 같아 보이는데요, 심각한 표정의 어머니와는 달리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무당의 손길을 따라 움직이는 어린 아이들의 눈망울에 눈길이 끌립니다.

한편 점은 기원전 4000년경부터 고대 중국이나 이집트, 칼데아, 바빌로니아 등 고대문명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에는 예언적인 꿈과 신탁을 통해 고대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는데요, 당시 파라오 등 왕들 역시 신전의 신탁이나 예언을 받아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지표로 삼았을 정도였지요.

당시 점을 이용한 예언방법으로 점성술과 수로 점를 치거나 카드, 수정구 등의 물체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니 오늘 본 쌀점이나 돈점의 경우 물체나 도구를 사용해 나타난 기형학적 상징을 통해 미래를 들여다보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밖에 성격 분석의 과정으로 행해지는 점의 방식에 따라 관상학, 골상학, 손금보기 등도 현재까지 그 형태를 유지하며 우리네 곁에 남아 있지요.

기해년 새해, 당신의 운수 한 번 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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