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토론으로 인생이 바뀐 사람들 이야기(14회)

▲ 박보영 (교육학박사, 박보영토론학교교장)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만나게 되고 맺게 되는 인할 인(因)에 인연 연(緣) 자로 이루어져 있는 인연(因緣)이란 우리가 알고 있는 운명이란 말과 함께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라 생각된다.

딸과 내가 대립토론을 접하게 된 인연은 나의 첫 발령 병설유치원이 진안 시골에 있었던 데서 시작되었다. 시골인 관계로 딸을 한 학급에 9명 있는 학교로 입학을 시켰고, 시골 생활에 만족해하며 들꽃을 보고, 운동장에서 하루 종일 뛰어놀며 저학년 생활을 잘했지만, 4학년이 되서는 너무나 단조로운 학급생활과 친구들과의 관계에 무기력해 했고, 더 큰 학교와 많은 친구들이 있는 학교를 원하는 딸을 위해 심사숙고 끝에 내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광양으로 전학을 하게 되었다.

설렘과 두려움 속에 새로운 학교생활을 맞이하게 되었다. 전학을 간지 얼마 되지 않아 반대편으로 토론대회에 출전한다고 했고, 그 당시의 나의 생각은 초등학교에서 흔히 하는 독서토론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었다. 나의 반응이 신통치 않자 딸은 대립토론의 의미와 방법,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설명을 했고,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대립토론 수업을 하신다는 것이었다. 내가 보낸 학창시절의 경험이나 교직생활을 하면서 정말이지 보기 드문 일이었다.

얼마 후 TV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통해서 국제적인 대립토론대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선진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수 십 년 전부터 토론교육을 모든 교과에 접목시켜 국제적인 인재로 키우는 데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에겐 정말이지 신선한 충격이었다. 여름 방학 중 시간이 되어 학교에서 주체한 학부모 대립토론 연수를 듣게 되었고, 대립토론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조슈아 박이라는 분의 강의를 통해 대립토론의 성향과 시사하는 바를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아이 또한 학교에서 대립토론시간에 오바마의 대통령후보 선거 연설을 듣고 연설 한마디 한마디에 온 몸이 오금이 저리는 듯한 전율과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는 표현을 하며 이 연설의 힘은 토론교육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과 함께 대립토론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딸아이는 어릴 적 시골 생활 덕분에 책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학원 하나 없는 곳에서, 밖에서 놀지 않는 시간은 온통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지도, 표현하려고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냥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정도라고 할까, 구체적인 장래의 희망도 불분명했다. 물론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장래에 뭐가 되고 싶니?” 라고 물으면 명확하게 대답할 아이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6학년을 거의 마무리 할 지금은 아주 명확하고 뚜렷한 목표가 있다. ‘엄마, 전 이런 일은 하며 이렇게 살고 싶어요.’ 라고 말한다. 내심 기대를 하며 의사, 판사, 등등 생각을 했지만 딸아이가 장래에 하고 싶다고 꿈꾸는 일은 어떤 특정한 직업을 지칭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부패와 비리가 없는 진정한 평등성이 존재하는 사회를 만드는 생명수’와 같은 일원이 되고 싶다고 한다. 이런 대견한 생각에 정말 감사하며 행복하다.

아이를 두고 있는 부모라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어느 누구나 많은 기대를 갖게 되며, 그 기대 속에서 부모들이 바라는 대로 자라주길 염원할 것이다. 나 또한 내 아이를 ‘내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는 뭔가 다를 거야, 아니 달라’ 이런 생각을 은연중에 하면서 바라보게 되니 말이다.

나의 딸아이와 같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부패와 비리가 없는 진정한 평등성이 존재하는 사회를 만드는 생명수’와 같은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아이 또는 이사회에 공헌하며 리더로서 자녀를 키우고 싶은 부모들에게 대립토론에 맛을 들여 보라고 감히 권하고 싶다.

언젠가 어떤 자녀로 키우고 싶은가? 라는 강연 제목을 보며 나한테 이렇게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난 세계적인 글로벌 리더로 키우고 싶다고 멋지게 대답해야지’ 라는 우둔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도 정작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내 자신과 아이가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과정은 별로 생각지 않았던 것에 부끄러워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물질적으로 부모보다 더 나은 삶,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행복한 인생은 그리 대단하지도 멀리 있지도 않은 것이다, 남과 긍정적으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도 자신과 타인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에서 나온다고 말이다. 내 아이뿐 아니라 21세기를 이끌어 갈 자라나는 아이들이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함께 남과 소통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그 길은 내 아이를 미루어 볼 때 대립토론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딸아이가 다음 주부터 시작 될 교내 대립토론대회를 준비하며 행복해 할 것을 각하니 내 얼굴에도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토론 주제에 한껏 귀 기울이고, 함께 생각하고, 용기를 주고 싶다. 찬성, 반대쪽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의견과 옳고 그른 생각들을 여러 면에서 근거자료를 찾아서 이를 바탕으로 솔직하고 명확하게 자기주장을 펼 수 있고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아이 못지않게 설렌다.

최현주(장선재 학생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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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

-나의 딸아이와 같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부패와 비리가 없는 진정한 평등성이 존재하는 사회를 만드는 생명수’와 같은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아이 또는 이사회에 공헌하며 리더로서 자녀를 키우고 싶은 부모들에게 대립토론에 맛을 들여 보라고 감히 권하고 싶다.

-내 아이뿐 아니라 21세기를 이끌어 갈 자라나는 아이들이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함께 남과 소통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그 길은 내 아이를 미루어 볼 때 대립토론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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