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의 문화도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사업목표 제시 필요

광양의 정체성에 역사문화 접목하는 ‘광양’사업 부재
시민 없는 행사…시민사회와 스킨십 부족

<속보>지난해 광양시문화도시사업단이 추진한 사업 가운데 가장 실패한 사업의 하나로 문화키움페스티벌 행사가 꼽힌다. 이는 광양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당시 이 행사는 ‘그들만의 페스티벌’이라는 매우 박한 평가를 받았다. 정작 페스티벌을 즐기는 시민들이 보이지 않는 행사였다는 말이다.

문화도시사업단 사업들을 바라보는 이 같은 차가운 시선은 사업단의 사업계획수립과정은 물론 실행과정에서 시민사회와의 스킨십이 부족했다는 게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광양의 정체성에 역사문화를 접목하는 ‘광양’사업의 부재가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지역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고민이 없이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광양의 것이 아닌 전국 각지에서 다하는 천편일률적인 사업들이 진행됐고 이것이 시민 체감도를 크게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읍성549아트프로젝트는 광양읍성권의 단순 복원이 아닌 예술적 재해석을 통한 콘텐츠 개발을 내세웠다. 사업예산은 지난 2017년 이월금액 9700만원을 더해 지난해에는 1억9700만원이 세워졌다.

이 가운데 문화거점공간조성사업의 경우 광양읍의 이야기를 품은 작가의 방과 갤러리, 기타 문화커뮤니티 공간을 제작한다는 계획에 따라 정채봉 빈터 등 4개팀을 대상으로 팀당 2천만원씩 지급해 공간을 조성했으나 주민이용도가 크게 낮아 당초 조성목표로 내세웠던 문화공간 기능에 대한 의문부호가 여전하다.

특히 이들 공간에 대한 시민인지도가 부족한데다 각 공간의 응집력이 거의 없어 문화도시 형성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문화도시사업단 내부적으로도 “공간운영에 있어 주체의 비즈니스 모델을 같이 고민해 자생적인 구조로 발전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동선이 흩어져 있는 공간을 모으는 작업을 위해 차년도(2019년)에 집중적으로 공간동선을 모으는 기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또 일부사업의 경우 3월부터 11월까지 사업을 완료키로 했으나 방치되다 사업결산을 앞둔 12월 중순에 이르러서야 뒤늦게 사업을 추진한 사례도 발견됐다. 이런 이유로 당초 사업계획을 충족하지 못한 채 이월되는 사태를 맞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향토문화거점 특화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2018년 초 세부계획에 반영된 사업으로 3개팀을 대상으로 3천만원 이내에서 사업을 수행키로 했으나 본격적인 사업추진 시기는 지난해 10월 말이 되서야 비로소 공모절차가 끝났다.

참가단체가 광양읍권과 인동숲, 유당공원, 원님길 가운데 1곳을 선택해 거점별 광양시민과 함께하는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공모시기가 늦어지면서 추가모집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과는 달리 1개팀만 지원, 사업완성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마저도 당해연도 사업정산을 코앞에 둔 12월 17일에야 사업이 완료되면서 사업실적을 내기 위한 무리한 사업 강행이라는 따가운 시선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문화도시 브랜드로 대표되는 <정채봉과 친구들-문학의 뜰> 사업의 경우 일부사업 자체가 변질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일부 공모사업을 제외하고 문화계를 중심으로 건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문학관 건립의 내용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정채봉 아카이브사업은 발조차 떼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한국다큐멘터리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경모 선생의 아카이브구축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경모 아카이브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정채봉’이라는 문화브랜드구축사업이라는 애초 사업목적은 크게 벗어났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지역문화계 한 인사는 “사업단이 ‘광양’이라는 지역의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안에 지역이 지닌 역사와 문화, 정서 등을 두루 고려해 광양만의 특화된 사업을 찾아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광양의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화관광체육부가 제시한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권고안을 그대로 광양에 접목하다 보니 정작 광양만의 문화적 특징들이 배제된 느낌이 없지 않다”며 “권고안을 따르는 게 중요치 않다. 오히려 광양의 것을 내세워 광양만의 문화도시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사업목표가 제시돼야 세부사업들이 흔들림 없이 그 목표를 향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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