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서(광양제철 중학교 2학년)

▲ 조은서(광양제철 중학교 2학년)

주말 저녁, 텔레비전 리모컨을 손에 쥐고 손가락을 쉼 없이 움직인다. 그렇게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갈 곳을 잃은 나는 결국 드라마에 머무는데 최근 우연히 접하게 된 ‘SKY 캐슬’드라마가 눈길을 끌었다. 이는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코믹 풍자 드라마로서 우리나라의 입시경쟁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드라마 안에서의 학생들은 모두 서울의대 하나만을 목표로 잡고 모든 것을 그에 맞추어 생활한다.

그 광경을 보니 문득 일본 여행 중 만났던 와세다 대학교 유학생 분이 떠올랐다. 대학만 가면 모든 게 끝일 거라는 자신의 안일했던 생각이 너무 부끄럽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나에게 작고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평소 아빠께서 “로스쿨만 들어가면….” 라는 식의 말들을 달고 다니시기 때문인지 나 또한 그에 세뇌되어 있었던 것 같다.

유학생의 말은 자연스레 곱씹게 되었고 서서히 의문이 생겼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길을 택하여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이렇게 미래에 내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결정하고, 선택한 일을 하기 위해 어떻게, 얼마나 공부할지 정하는 것을 ‘진로선택’이라고 한다. 진로 선택은 삶의 전반적인 방향과 목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진학 선택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신중히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영화 <킹콩>(1933)과 <스타워즈>(1977)는 제작 당시의 가장 우수한 특수효과 기술을 총동원한 작품이었지만 결코 매끄럽게 잘 만들었다고 볼 수는 없었다. 시간이 흘러 영화 <킹콩>(2005)과 <스타워즈>(2015)는 재개봉 하였고 컴퓨터 기술발전에 힘입은 CG활용으로 ‘독보적인 시각적 특수효과’라는 타이틀을 얻음으로써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컴퓨터의 발전은 로봇 자동화, 증강 현실, 사물인터넷, 시스템 통합, 시뮬레이션, 빅 데이터, 입체(3D) 프린팅을 거쳐 4차 산업혁명을 이루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사회는 더욱 가속도가 붙어 빠르게 여러 곳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농업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단순히 농작물을 생산하는 단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유통과 판매까지 융합하여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영화 또한 수학과 과학을 융합하여 영화 <반지의 제왕>의 골룸의 미소나 <캐리비안의 해적>의 폭풍우 장면 등과 같은 특수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의사소통과 공감, 책임감 등을 중요시하여 그에 따른 융합과 협업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2017년 대한민국 국민들의 평균수명은 82.7세로 ‘100세 시대’와 ‘평생교육’과 같은 말들이 이를 실감하게 해 준다. 더 나아가 우리는 앞으로 80년 동안 일하게 될 것이며 그렇다면 직업을 가질 기회가 20년씩 적어도 4번은 된다고 볼 수 있다. 직업은 인간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살아가면서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일에 종사하고, 그에 따라 경제적 재화를 받는 지속적인 활동 양식을 말한다. 과거에는 눈앞에 일어날 일만 보고 걱정하여 경제적 소득을 중점에 두고 직업을 찾아 다녔다면 오늘날에는 남은 80년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자신의 취향, 흥미, 적성, 가치관 등을 신중히 따져 진정한 ‘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자신을 잘 알기 위해선 스스로를 돌아보며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구분해 보아야 한다. 정녕 그것이 누구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울 만큼 사소한 것일지라도 말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 무엇을 잘하는지를 안다면 어느 영역에 흥미와 적성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될 것이며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 가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둘 중 무엇이 더 우선일지 도 다른 고민에 놓이겠지만 적어도 스스로에 대해 조금은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막연히 어느 대학 무슨 학과로만 세뇌되어 살아가진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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