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신문에서 3년 째 학생기고를 연재 중인 김민서 학생(17)을 만나다.

“안녕하세요. 광양시민신문 구독자입니다. 학생기고 중 김민서 학생의 ‘권력은 허상일 뿐’이라는 글이 유난히 눈에 띕니다. 이 학생이 연재하는 글을 읽을 때마다 매번 ‘어쩜 이렇게 글을 잘 쓸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학생이 쓴 글이 맞나요? 김민서 학생이 어떤 아이인지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3년간 광양시민신문에 기고를 연재 해온 김민서 학생과의 만남은 이 한통의 전화로부터 시작됐다.

광양시체육회 사무국장이자 김민서 학생의 아버지 김종신 씨는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몰두한 시기는 아마 초등학교 4학년, 방과 후 논술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인 것 같다”며 “민서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작가를 꿈꿀 정도로 글재주가 남달랐다”고 민서 양을 소개했다.

김민서 학생은 “맞아요. 어릴 적 ‘찰리와 초콜릿공장’이라는 책을 접한 뒤,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에 매료되어 아버지 말씀대로 한 때 작가를 꿈꾸기도 했어요”라고 자신을 설명하며 순조롭게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바로 본론부터 물었다. “권력구조에 대해 풀어 쓴 ‘권력은 허상일 뿐’이란 기고 정말 잘읽었다. 독자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이 글은 어떻게 쓰게 됐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민서 학생은 “일단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권력에 관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어느 집단이든 존재하는 상하관계 구조가 저는 참 싫었어요. 어깨에 찬 완장이 전부라 생각하는 사람들, 자신이 가진 힘을 나쁘게 악용하는 사람들이 제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깨닫는 바가 있었으면 했어요”라고 피력했다.

이번엔 학생기고를 연재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논술학원이 끝이 아니라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4~5명으로 이루어진 논술 팀에 들어가 쉬지 않고 꾸준히 글을 썼어요. 매주 한권씩 책을 읽고 그 분야에 대해 써내려간 글이 선생님의 추천으로 광양시민신문 학생기고로 실리게 됐죠”라고 말하며 “사실 책을 읽고 쓰는 글보다 제 이야기를 쓰는 글이 더 재미있긴 해요. 일기도 매일 쓰고 있고요. 또 전 특이하게 매주 수요일 저녁에 꼭 글을 쓰는 버릇이 있어요. 제가 정해놓은 규칙 같은 거죠. 이게 어떻게 보면 강박으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이제는 당연한 삶의 ‘패턴’이 됐어요”라고 답했다.

그리곤 덧붙였다. “제 친구들은 제가 글을 쓴다는 것을 전혀 몰라요. 제 기고가 신문에 실린다는 것 역시 모르구요. 내 나이에 감정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을 친구들이 알면 그저 중2병에 걸린 아이로 바라볼까봐 항상 걱정이 됐어요. 언젠가 한번은 친구의 어머니가 광양시민신문 구독자분이셨는데, 지면에 실린 제 기고를 보고 아니나 다를까 친구에게 연락이 왔죠. 그 때 전 ‘그거 그냥 아무것도 아냐’라고 말하며 내가 쓴 글이 부끄러워 숨기려고 했어요”라고 말하며 혼자 끙끙 알아왔던 속 이야기를 함께 털어놨다.

“저는 가끔 핸드폰 메모장에 이것저것 느끼는 바를 적곤 하는데, 그것도 친구들이 보게 될까봐 늘 두려웠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왜 숨기려고만 했는지 조금 후회 되요. 하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너 신문에 나왔더라’라고 말하면 ‘응!’이라고 당당히 대답할 거예요. 더이상 제가 글로써 감정표현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다짐하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김민서 학생은 올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제가 아직도 고등학생이 된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아요. 전 인생에서 가장 빛날 때가 20살 때라고 생각해요. 짧게 말해 ‘황금기’죠. 한번 뿐인 인생의 황금기를 순탄하게 맞이하기 위해서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이 존재한다 생각해요. 그래서 글 쓰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들을 토대로 기반을 쌓아나갈 계획이에요”

모습만 앳될 뿐이다. 풍부한 어휘구사력은 이미 어른 못지않았다. 아직 무궁무진한 이 아이의 빛나는 재능이 남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발전하고 성장하며 민서 양이 꿈꾸는 찬란한 20살을 아름답게 맞이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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