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어록 인용해 광양보건대 '소유권' 암시

현 총장 정책 못마땅…자질문제 거론

자신이 설립한 학교들에서 1천여억원에 가까운 교비를 횡령해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 수감중인 이홍하 씨가 광양보건대 총장에게 ‘옥중서신’을 통해 소유권을 암시하는 글을 보내 ‘대학 정상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11일 광양보건대 서장원 총장은 지난달 31일 대학 설립자인 이홍하 씨가 ‘서장원 에게’라는 A4용지 한 장 분량의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 씨가 보내온 옥중서신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취임한 서장원 총장의 경력을 두고 “그대여! 안기부가 교육기관인가?”, “교육경력이 있는가?”라며 인신공격을 시작으로 총장의 자격을 따져 물었다.

이어 유행가 가사인 ‘사랑은 아무나 하나’란 유행가 가사를 인용해 “광양보건대학교 총장은 아무나 하나, 어느누가 쉽다고 하던가요”라며 조롱하며 “광양보건대학교는 무직자, 양노원이 아니다”고 애써 낮춰 표현하기도 했다.

또 이 씨의 옥중편지에는 이순신 장군의 어록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를 인용한 문구를 통해 ‘약무 홍하 시무광양보건대학교’(若無洪河 是無光陽保健大學校, 이홍하가 없으면 광양보건대학교도 없다) ‘약무홍하 시무서장원’(若無洪河 是無徐장원, 이홍하가 없으면 서장원도 없다) ‘보건대 정상화’에는 한마디 언급 없이 ‘주인’만을 강조했다.

이번 이 씨의 옥중편지는 최근 한려대가 광양보건대와의 통합을 시도하자 한려대와 통합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서 총장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장원 총장은 “설립자 비리로 보건대와 한려대가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통합은 애초에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보건대가 한려대로 통합되면 보건대가 이홍하 씨로부터 받아내야 할 교비횡령금 403억원도 자연 탕감된다”고 통합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수감된 이홍하 씨는 과거수감 중에도 ‘옥중서신’을 통해 업무을 지시하거나 자신의 뜻을 번번히 전달해 왔다.

2012년 12월에도 교과부 감사대응책을 담은 자필 옥중서신을 당시 서남대 총장과 교수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2016년 6월 15일에는 ‘서진여고의 체제 변경 및 시설물 용도금지와 교내수목 이식과 절단에 따른 원상회복 2차 지시’라는 옥중서신을 통해 산하재단 고등학교 교장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한편 설립자 이홍하씨의 비리 때문에 폐교된 전북 남원 서남대가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폐교 원인을 제공했던 이씨가 “받을 돈이 550억여원 있다”며 채권을 신고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자신 때문에 학교가 문을 닫고 ‘비리 사학 먹튀 방지법’까지 제정됐음에도 ‘빚 타령’을 한 이 씨에게 후안무치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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