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인기 속 가수 나광진, 가족과 함께 개업

예로부터 발을 대하는 조상들의 자세는 오장과 육부는 물론 눈과 코, 입과 귀의 기운이 모두 모인 곳이라고 여기며 건강을 챙기는데 가장 으뜸으로 쳐 왔다. 하루 일과를 마친 뒤 뜨거운 물에 발을 넣고 세족하는 일이 일상이 된 것은 그 같은 조상들의 지혜가 민간의학을 넘어 생활의 한 단면으로 토착화된 측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섬진강이라는 음반을 내놓으며 광양을 대표하는 가수로 성장한 나광진 씨가 서천변 삼대불고기 인근에 족욕카페 ‘모아’를 개업했다. 커피 등 차를 함께 즐기며 무료로 족욕도 할 수 있는 이색 카페다.

족욕카페 ‘모아’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여느 카페와 같이 진한 커피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웃으면서 대화를 하거나 노트북을 펼쳐놓고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 역시 여느 카페와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다만 의자 아래 가지런히 신발을 벗어놓고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모습이 다를 뿐이다.

광진 씨를 이곳에서 만난다는 게 사실 좀 낯선 일이다. 그의 본업은 다들 잘 알고 있는 대로 가수이기 때문이다.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족욕과 카페를 접목해 개업한 ‘모아’는 그는 물론 필자에게도 다소 생경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잘 알려진 대로 1987년 비봉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가수활동을 시작한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가수다. 1988년 MBC대학가요제와 동백가요제에 잇따라 입상하면서 실력을 알렸고 1993년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선 최우수상과 2010년 제18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신인가수상, 2011년 모범가수상을 수상하면서 가수로서의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왔다.

지난 2017에는 자랑스런 대한국민 대상 시상식에서 문화예술부문 ‘대한국민 대상’을 수상하는 등 어르신들을 위한 음악봉사를 인정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난 2016년 발표한 섬진강은 자신의 대표곡이면서 고향인 광양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지역민의 뜨거운 사랑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이처럼 누구보다 가수활동을 활발히 펼쳐온 그에게 이색적인 족욕카페 ‘모아’를 개업한 연유를 물었다. 노래선율 대신 족욕 홍보대사 같은 말이 그의 입에서 쏟아졌다.

“족욕카페가 우리지역에서 좀 낯선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광양과는 달리 이미 많은 지역에서 건강과 웰빙을 표방한 카페들이 활발하게 영업을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바쁜 직장인들이 잠시 잠깐 시간으로도 친구들과 즐거운 대화 등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데다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전망이 밝은 사업이라 할 수 있죠”

그러면서 광진 씨는 “예로부터 두 번째 심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발은 사람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한의학적으로 발은 인간의 장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족욕을 하는 것만으로 장기를 자극해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건강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또 “족욕은 신발을 벗는 것만으로 즐길 수 있어 잠깐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투자하는 것만으로 신진 대사와 혈액 순환을 도울 수 있다 .신체의 노폐물을 제거하는데도 효과적”이라며 “만성적인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직장인과 학생들이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족욕은 40도와 50도 사이의 온도가 적당하고 시간은 10분 정도가 적절하다 10분 정도 족욕을 하면 땀이 나기 시작하는데 신진대사에 충분한 자극이 이루어졌다는 징후라는 설명이다. 물의 양은 다리의 복숭아뼈에서 손가락 세 개만큼 위까지가 물에 잠기게 하는 게 최적이다.

광진 씨는 “족욕과 카페라는 업종은 사실 굉장히 연관성이 짙다”고 말했다. 그는 “족욕에 의해 상당한 수분이 노폐물과 함께 몸에서 방출되고 있기 때문에 족욕 후에는 충분히 수분을 보충해야 하는데 카페만큼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없으니 이보다 안성맞춤이 없지 않느냐”고 웃었다. 그만의 영업 노하우가 읽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족욕카페 ‘모아’에서의 커피 한 잔, 건강도 한 잔 함께 마시는 느낌이다.


△상호: 모아 족욕카페
△주소: 광양시 광양읍 서천1길 54, 2층 (삼대불고기 옆)
△문의: 061-761-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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