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2대, 소방대원 6명…긴급화재 진압단 꾸려

5일 오후, 약 3시간가량 고성군 일원 화재진압

지난 5일 새벽 1시 40분경, 평온하던 광양소방서 중마119안전센터에 긴급출동명령이 떨어졌다. 강원도 고성군의 도로변 개폐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불이 강풍으로 인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소방청은 4일 오후 9시 44분을 기해 화재 대응수준을 2단계에서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하고, 전국에 소방력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산불 조기진화에 총력 대응토록 지시함에 따라 전남 16개 소방서에서 22대의 화재진압 차량과 61명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 지원인력으로 배치되었으며, 경기도 191대, 충남 147대, 경북 121대, 서울 73대 등 총 820대의 소방차량이 현장으로 급파돼 진화작업에 나섰다.

이에 광양소방서는 이종량 대응구조과장을 주축으로 탱크차 1대, 소방펌프차 1대, 소방대원 6명을 비상소집해 화마가 임야는 물론 인근 주택가까지 휩쓸고 있는 고성과 속초로 긴급 파견됐다.

소방대원들은 집결지인 경동대학교 고성캠퍼스에 도착과 동시에 소방지휘본부의 지시에 따라 오후 3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약 3시간가량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와 봉포리 일원에서 화재진압작업을 시작했다.

▲ 지난 4일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화재 사 진=강릉산림항공관리소 제공

총괄 인솔책임단장을 맡았던 광양소방서 이종량 대응구조과장은 “처참했다”라고 운을 떼며 “이런 재난은 처음이었다. 전날 꺼졌던 화재였지만 그 다음날 다시 재발화가 된 화재로 진압작업 하는데 큰 애로가 있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종령 과장은 “진압작업이 마무리 되던 저녁 7시, 해가 지고 기온이 떨어지니 화재가 잠잠해졌다. 파견된 소방관들은 자원봉사단에서 준비한 식사부스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지원받은 숙소에 머무르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대기했다. 다행히 오후 9시 50분에 상황이 완화됐으니 시·도에서 지원 나온 소방관들은 복귀하라는 소방당국의 복귀명령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광양소방서 김복수 소방단장은 “다음날 진압을 무사히 마치고 다친 곳 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온 대원들의 늠름한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 사실 파견된 소방대원들이 강원도 고성이라는 먼 곳을 소방차로 이동한다고 하니 걱정이 앞섰다”라며 “아무래도 소방차가 대형화물차다 보니 빠르게 속도를 낼 수도 없고, 소방차 좌석은 충격흡수가 잘 되지 않아 허리에 무리는 물론 화재진압에 필요한 충분한 수면도 취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대원들은 준비물 하나 제대로 챙길 시간이 없이 촉박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된 고성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망설이지 않고 차량에 올랐다”며 “이를 통해 화재진압에 있어 전남이든 경북이든 구분 없이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소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종량 과장은 “뜻밖의 재난으로 실의에 빠져있을 주민들 생각에 소방관으로서 어떻게든 도움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안타깝게도 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잃게 됐지만, 저희 소방대원들도 성금모금에 동참할 생각이니, 빠른 복구를 통해 정상적인 평온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위로했다.

덧붙여 “관내를 살펴보면 8년간 총 8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1년에 한 번씩 발생한 셈이다. 이는 농촌에서 부산물 소각행위 등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해 안내방송 예방 등을 펼치고 있지만, 주민들의 의식개선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의 삶이 윤택해지기 위해서는 안전의식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으로, 서로 간섭을 통해 주위를 살피고, 한 번쯤 되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밤새 산불과 사투를 벌인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에 대해 이종량 과장은 “소방관 국가직 전환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중 하나로, 이번 강원 산불 이후 한 번 더 관심이 몰리며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지금보다 소방관들의 처우가 개선되고 국가직화 됐을 때, 되돌아오는 모든 혜택들은 다시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발생한 화재는 530ha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으며, 2명이 사망하고, 주택 478채 소실, 7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소방청은 4월 7일부터 산불총력대응태세에서 복구지원체제로 전환했으며, 주민들의 신속한 일상복귀를 위해 살수지원과 임시주거시설 및 수도파손 민가에 대한 생활용수 급수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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