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 “매우 실망스러운 사건…확실확신 시 형사고발”

대대적인 대학개혁의지 밝힌 서 총장 흔들기 의혹도

서장원 총장의 조카채용과 관련 광양보건대 교수협의회가 성명을 내고 진상조사를 요구하면서 채용비리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대적인 개혁의지를 보이고 있는 서 총장을 흔들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광양보건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22일 낸 성명서를 통해 “학생들의 수업과 취업 등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는 교수들은 총장의 채용비리 관련 보도를 접하고 총장에 대한 깊은 불신과 좌절에 빠졌다”며 “조카가 채용면접에 응시했음에도 총장이 직접 면접위원으로 참여하고 차점을 주는 등 채용 절차의 공정성을 위반한 점 등을 볼 때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가 즉시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의회는 또 “지난 2월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임명받은 신임 총장이 계약직 교직원 채용 면접에 직접 참여해 정관에 없는 심사기준을 임의로 도입했다”며 “법인 이사회의 사전승인 없이 임명권을 행사하는 등 불미스러운 채용비리 의혹을 낳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더나가 “강원랜드·KT 등에서 발생한 채용 비리가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 점을 견줘볼 때 매우 실망스러운 사건”이라며 “만약 의혹이 진실로 밝혀진다면 학교법인 이사회에 즉각 총장 파면을 요구하고 형사고발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광양보건대는 계약직 채용공고에 접수한 23명을 대상으로 1차 서류심사를 접수한 뒤 최종 11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9일 최종 면접심사를 벌여 서 총장의 조카 서 아무개 씨를 포함한 3명을 채용했다. 이후 일부 교수들은 학내 정관에도 없음은 물론 학력차별금지를 권고한 교육부 채용기준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학력’을 평가기준으로 도입한 이유와 서 총장이 직접 면접관으로 참여해 직원들을 평가한 부분에 대한 의혹 등을 들어 채용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광양보건대와 서 총장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정관에 학력가점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고 경력과 학력, 자격증, 학점 등 6개 항목의 객관적인 채용기준을 새롭게 만든 것이어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서 총장 역시 “조카가 지원했다는 사실도 모르는 채 면접장에 들어갔다가 면접과정 도중 조카의 응시서류를 본 뒤에야 알았다”며 “물론 면접을 회피하지 않는 점 등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면 겸허히 수용하겠으나 일체 부끄러운 일은 결코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히려 “수학석사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는 등 조카의 학력과 성적이 지원자 중 가장 우수했음은 물론 수년 간 다른 대학에서 교직원으로 근무한 경력(유경험자 우대)이 있고 국가공인자격증 7개를 취득한 점 등 객관적인 측면에서 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서 총장은 “이번 일이 광양보건대를 정상화하고 개혁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결코 꺾지 못할 것”이라며 “누군가 (저를)흔들고자 해도 절대 굴하지 않고 더욱 강력하게 광양보건대 개혁과제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광양보건대에 남아 있는 전 이사장 이홍하 씨의 그림자를 지우고 강력한 개혁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이를 흔들어보고자 하는 세력들이 대학 내에 여전히 존재하는 것 아니겠냐는 뜻을 은연 중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는 발언이다.

서 총장은 그간 한려대학교가 추진하는 양 대학 통합방안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해 왔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한려대가 추진하는 방식의 통합방안은 이 전 이사장이 횡령한 403억원에 이르는 교비횡령금 역시 자연 탕감돼 결국 이 씨의 재산만 불려준다는 점을 꼽았었다.

광양보건대 한 전직 지원은 “아직까지 학내에 이홍하의 세력이 남아있고 이들은 어떻게든 서호학원(한려대 학교법인)으로 광양보건대를 복속하는 게 교비횡령금 탕감 등 이 씨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안타깝게도 이번 채용비리 의혹은 서 총장을 공격하는데 아주 좋은 소재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채용비리의혹이라는 대형 악재가 어떻게 정리되느냐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비롯해 서 총장이 구상 중인 광양보건대 개혁방안이 이대로 주저앉을지 아니면 계획대로 추진될지 여부를 판가름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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