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은 (광양제철 중학교 2학년)

▲ 박희은 (광양제철 중학교 2학년)

1993년 제임스 프렐러에 의해 지어진 ‘방관자’는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보여주며 독자인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2009년 미국에서 필독서로 선정될 만큼 지금 우리 또래들에게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해결방안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과 나를 포함한 요즘 아이들은 학교를 중심으로 많은 부분을 친구라는 두 번째 사회구성원과 함께 한다.

이 책은 그리핀이라는 가해자를 중심으로 그 곁에서 여러 일들에 대해 때로는 부추기거나 방관해서 직·간접적으로 가해를 돕는 몇몇 친구들이 할렌백을 괴롭힌다. 그중에 에릭과 메리는 서서히 자신들의 행동이 무언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을 느끼며 스스로 당당하지 못한 일을 하지 않겠다는 족으로 선택하며 행동으로 옮긴다. 이처럼 어느 한 친구를 따돌리는 일은 빈번히 발생하는 사회현상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을 독자 입장에서 책을 통해 받아들이니 속이 더욱 답답해졌고, 작가도 이런 마음과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의도한 듯 했다. 학교폭력 외에도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범죄들의 주범은 가해자이지만 방관자도 일조했다고 생각했다. 주변의 방관자들이 그대로 지나치지만 않고 어떠한 선택과 실천을 했다면 많은 피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학교에서 한 친구가 친구 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다. 역시 주변의 친구들도 그 친구에 대해 쑥덕거리며 비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 나는 다른 사람들이 그 친구를 도와주며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여기며 그 상황을 지나쳤다. 책을 읽으며 지난날의 내 행동이 계속 오버랩되며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때 만약 내가 그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그 곁에 함께 있어주었다면, 비난하던 여러 소리들을 말렸다면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다양한 사건과 사고 현장에서 수많은 방관자들이 나처럼 그 장면을 외면하는 것은 방관자 효과 때문이다. 관중이 다수일 때 특정 사건에 대한 개인의 책임은 분산 된다. “왜 내가 나서야 해 ?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와 같이 말이다. 다수의 귀차니즘과 무관심이 이타적인 행동을 막아 누군가의 불행을 방관하게 된 셈이다.

편리해진 사회만큼이나 우리에게는 공감능력이 부족하다. 또한 다수의 무지의 힘에 너무나도 의지해 타인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경중을 떠나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했더라면 누구든 방관하지 않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의무로 이타적인 행동을 했을 것이다. 대인관계를 손해와 이익의 관점에서 먼저 따져보는 사회교환이론에 충실하지 않았다면 방관이나 방관자라는 단어에 자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을 바라볼 때 자신의 이익을 먼저 따지며 그것을 비판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기적인 행동일 뿐이지 옳고 그른 것을 바르게 생각하고 판단한다고 볼 수 없다. 사회교환이론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주변을 바라보지 말고 올바른 잣대로 자신들의 모습을 판단해야 한다. 다수의 무지에 빠지지 않고 각자가 지닌 사회적 의무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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