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사자 석등’ 모작 밑 ‘석조지장보살반가상’ 안내판

중흥사에 있는 문화재 안내판의 위치가 적절치 않아 이곳을 찾는 시민들과 불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옥룡면 운평리 중흥사 내부에 들어서면 왼편에 ‘쌍사자 석등’의 모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보 103호로 지정된 남북국 시대 신라의 석등인 ‘쌍사자 석등’은 두 마리의 사자가 가슴을 맞대고 있는 모습이며, 화사석을 받치고 있는 형태로 중흥사 안에 있는 절터에 보물 제112호 ‘3층 석탑’과 함께 있었으나 현재는 국립 광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지금은 그 자리를 모작이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모작 밑 안내판엔 ‘석조지장보 살반가상’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안내판에 쓰인 고려시대 ‘석조지상보 살반가상’은 1986년 9월 26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42호로 지정되었으며, 한쪽 다리만 가부좌를 튼 돌로 만들어진 조그만 보살상으로 도난의 우려가 있어 현재 중흥사 요사채에 모시고 있다.

중흥사를 찾은 관광객들은 “백운산을 오르다 들렀기 때문에 눈앞에 있는 쌍사자 석등이 모작인지 조차 알지 못했다” 며 “안내판에 쓰인 반가상이 도난우려로 다른 곳에 자리해 있다는 것 또한 몰랐던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한 관광객은 “모양은 ‘쌍사자 석등’ 인데 안내판은 ‘석조지장보살반가상’이라 표현하고 있으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와 같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사실을 제대로 모른 채 오해만 쌓인 채 돌아갈 우려가 있다면 관계기관이 나서 시정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시는 “원래 안내판 위에 석조지장보살반가상이 있어야 하지만, 도난의 위험으로 절 안에 모셔져 있다”며 “우연히 석조지장보살반가상 안내판 위에 사찰 내에서 별도로 설치한 쌍사자 석등의 모작이 위치하게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에도 일각에서는 우연히 일어난 일로 안내판을 정비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 불자는 “시민들이 사전에 미리 공부를 하고 방문한다면, 반가상이 절 안에 위치해있고, 쌍사자 석등 또한 모작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백운산 둘레길을 돌다 방문한 타 지역 관광객 의 경우, 사정을 모르므로 절반은 잘못 된 안내판이라고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 모작이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가상 안내판만 덜렁 있다면 이게 무슨 경우인지 혼란스러워 하지 않겠느냐”며 “안내판의 위치를 옮기거나, 보다 자세한 안내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