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자 독자위원, 사회복지학박사

유아동화와 동시에 표상된 젠더에 관한 분석
유아교사들이 활용한 동화, 동시를 중심으로


▲ 이경자 독자위원, 사회복지학박사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유전적 요인이 인간의 성격과 생활패턴, 질병과 지능은 물론 행복감과 자존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 있다.

하지만 인간의 발달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상호작용하며 발달하는 것으로 개인이 처한 환경과 문화의 영향에서 벗어 날 수가 없다. 아동 심리학자들은 아동이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주장하며 부모의 양육방식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였다(연선화, 2016).

이에 하나를 더하면 유아교사들도 영유아에게 환경적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된다. 유아교 사는 영유아의 성장과 발달은 물론 학습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의 기본 계획안에는 영유아의 신체, 언어, 사회성, 정서, 인지발달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 중에서 언어영역은 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있는 영유아들에게 매우 중요한 영역으로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활동을 확장하여 제시하고 있다.

언어영역의 기본 자료가 되는 동화와 동시는 예술적 가치가 있는 문학작품이며, 유아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매체이다. 동화와 동시가 가진 즐거움의 본질은 정서발달과 교육성으로 이어져 유아의 직·간접적인 경험의 확장과 지적인 성장을 촉진시켜 준다(박사빈, 2015). 따라서 긍정적 영향을 제공할 수 있는 동화와 동시를 선정하여 교육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국가수준의 표준보육과정이나 누리과정 도서에는 교육활동에 적합한 동화와 동시를 연령별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이 국가수준으로 제시한 동화와 동시 외에 교사 개인 적으로 선정한 자료를 활용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교사 개인 적인 선호도가 작용되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유행하는 이슈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겨울왕국이나 라푼젤, 미녀와 야수, 상어가족 등의 영화는 유아들이 가정의 매스미디어를 통해 제공 받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경험은 또래와의 상호작용 기회가 많은 교실에서 교사-유아, 유아-유아의 상호작용 자료로 제공되기도 한다.

보육현장에서의 경험을 되짚어 보면 동화와 동시를 활용하여 놀이하는 유아들은 일정한 특징을 갖는다. 대부분 남아는 아빠가 되어 망치질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주는 것으로 표현된다.

반면 엄마는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요리를 하거나 목걸이, 귀걸이, 리본으로 장식하고 외출을 하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동시를 읽을 때는 여자처럼 부드러워야 하고 괴물이 등장 할 때는 남자처럼 우렁차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사회 학습화 되어 놀이문화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여성과 남성의 기질, 역할, 인성의 차이는 신체적 차이인 섹스(sex) 의 결과로 이해되어 왔다.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은 생물학적 차이의 결과이고 이 결정론은 자연 스런 진리로 받아들여졌으며(김현미, 젠더와 사회, 63p), 유아들은 자신을 둘러싼 체계로부터 이를 학습하고 있다.

영유아의 주변에는 사람인 부모, 형제, 교사, 또래가 있고, 문화적 매체는 동화, 동시, 영화, 만화, 장난감등이 있다. 영유아들이 주변 체계로부터 젠더를 탐색하면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행동과 특성, 가치를 내면화하며 여성과 남성이 되어가는 것이다(김현미, 젠더와 사회, 64p).

때문에 유아교사들이 교육적 의도로 제공하는 동화와 동시에 표상된 젠더를 분석하려는 노력은 꼭 필요하다. 왜냐하면 영유아가 고정적인 성역할 개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아를 위한 양성평등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누리과정 지도서를 분석한 연구들이 있었다. 연구 결과 등장인물의 젠더별 출현율에서 남성인물의 출현비율이 높았고, 여성의 주요 활동 공간은 사적공간으로 실내가 많았다.

또한 직업을 젠더별로 살펴보았더니 직업을 가진 남성인 물의 표현이 더 많았으며, 여성은 좁은 법위의 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유순이 외 2명, 2014).

이 외에 동화 독서가 젠더 이데올로기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전래동화 속 여성은 수동적이며 운명에 순응하는 여성 으로 표현되어 있어 사회적으로 합의된 성역할을 인식하게 할 여지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우신 영, 2016).

전래동화 다시쓰기/다시읽기에 나타난 젠더 재현에서는 용감한 왕자와 아름다운 공주, 신분격차를 드러내는 계급, 선과 악을 대표하는 인물들의 설정은 현대의 어린이들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하였다(이수진, 2012).

선행연구의 결과를 통하여 유아교육 현장에서 교사가 제공하는 동화와 동시는 어떤 젠더 문화를 나타내고 있는지 궁금증이 유발되었다.

특히 정의당 페미니즘 정치학교에서 젠더는 여자와 남자가 ‘사회화’되 면서 학습해 가는 일종의 역할이며(김현미, 젠더와 사회, 64p), 여성과 남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정숙 외,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 297p).

그래서 유아들의 젠더가 제대로 사회화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 함을 인식하였다.

따라서 유아교육 현장에서 사용되어지는 동화와 동시에 나타난 성차별적인 요소를 파악하여 분석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를 위해 유아교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유아교사 자료 카페두 곳에 참고자료로 제시된 동화와 동시를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400편 정도의 주제별 동화와 동시를 일일이 읽어본 결과 고정적인 성 역할 현상, 이분화 된 여성상, 왜곡된 섹슈얼리티의 표현 등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동화와 동시 여러 편에서 유아들의 젠더와 관련된 가치체계를 형성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발췌 하여 담론 분석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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