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진(효천 고등하교 1학년)

▲ 이종진(효천 고등하교 1학년)

지금까지 봐온 영화들 중에서 best3를 뽑으라면, 고민하지 않고 트랜스포머, 아메리칸 스나이퍼, 그리고 마션을 뽑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마션은 보는 내내 과학의 원리들이 장면 곳곳에서 묻어나와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주인공이 진공 포장된 분뇨와 화학결합으로 만들어 낸 물을 이용해 감자를 재배하는 장면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진공 포장된 분뇨 속에서 박테리아가 산소 없이 생존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영화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주인공은 전 세계 사람들의 응원에 힘입어 ‘리치 퍼넬’이라는 우주역학자의 계획으로 결국 지구 귀환에 성공했고 나중에 NASA의 교관이 되었다. 그는 강의 도중에 미래의 우주 비행사들에게 “우주에선 뜻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어. 살려고 노력하는 게 전부지. 무작정 시작하는 거야. 문제 하나를 해결하고, 그 다음 문제가 발생하면 또 그걸 해결하고, 그러다 보니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이 장면에서 숙연해졌다.

영화 속 주인공이 TV에서 튀어나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것처럼 진하게 다가왔다. 물도 있고 산소도 있고 식량마저 충분한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는 내게 그의 말 한마디 한 마디는 가슴 정 중앙에 내리 꽂혔다.

얼마 전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 한 명이 창밖으로 뛰어내린 사건이 있었다. 자신의 시험성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우발적으로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한다. 소식을 접한 나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은 그 학생이 목숨을 너무 가볍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의 잘못만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은 하루하루 등급이 매겨지고 있다. 학생들은 교과 성적, 수상 내역, 동아리 활동 등 여러 항목 별로 등급이 정해진다. 이 등급들은 우리가 대학을 가거나 직장을 구하는데 절대적인 잣대로 군림한다. 우리들은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더 좋은 스펙을 쌓기 위해 매일매일 전쟁처럼 살아간다. 비극적인 선택을 한 그 학생은 아마도 사회가 강요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받았을 것이다. 결국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것은 그의 나약함이 아닌 학벌주의로 물든 대한민국, 우리들의 국가이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따로 있다. 그들은 우리가 세상에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부모님들이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공부를 강요한다.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어떤 재능이 있는지 보다는 시험지에 몇 점을 받아오는지가 더 중요하다. 본인들의 세대에서는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며 살기 좋은 시대에 태어난 우리들은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 부모님들의 지론이다. 일종의 보상 심리인 것이다.

본인들이 못 이룬 꿈을 자식이 대신해서 이뤄 주기를 원하는 부모님들께 감히 한 말씀드리고 싶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100세까지 살 수 있는 요즘 시대에 본인들이 직접 공부해서 이루고 싶은 꿈 이루시라고 말이다. 자식들은 부모들의 제 2의 인생이 아니다.

영화 속 우주 비행사들은 미지의 땅인 화성을 탐험한다. 인간 외 생명체를 찾기 위해, 언젠가 인간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게 된 지구를 대신할 수 있는 행성을 찾기 위해 그들은 끝을 모르는 우주로 몸을 던진다. 우리 청소년들도 우주 비행사들과 비슷하다. 우리들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속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진다. 여행 과정 중 수많은 난관들을 만나기도 한다.

진로에 대한 갈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우주선으로 날아와 부딪힌다.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과 같은 수많은 조력자들이 있다. 우리들은 이들의 존재를 믿고 기대야 한다. 우리들의 고민을 그들에게 털어놓을 필요가 있다. 물론 그들은 본인들의 행동이 우리들을 더 힘들게 만들지는 않는지 깊이 숙고해야 한다. 계속될 여행이 목적지까지 순항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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