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더 개방에 따른 환경문제 미미…산업특성 고려 돼야”

포스코 1조700억원, 현대제철 5300억원 환경설비투자 중

포스코 등 조업정지 처분에 두고 시민사회와 경제계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철강협회가 “조업정지 처분은 결국 일관제철소 운영중단이라는 의미와 같다”며 처분 철회를 요청했다. 사실상 전남도 등 관할감독기관인 지방자치 단체는 물론 고로 브리더 개방 대기오염 무단배출을 적발한 환경부에 대해서도 반기를 든 셈이어서 이들 기관의 대응이 주목된다.

철강협회는 6일 입장문을 통해 “고로 안전밸브 개방 관련 조업정지 처분은 이에 따른 감산, 또는 고로 재건설 등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조업정지 이후 고로를 재가동한다고 해도 현재의 기술로는 안전밸브를 사용하지 않고 고로를 가동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협회는 “고로 안전밸브 개방은 전 세계 제철소가 지난 100년 이상 동안 적용해 오고 있는 안전 프로세스”라며 “전 세계 제철소는 안전 측면에서 최적화된 고로 안전밸브 개방 프로세스를 지난 100년 이상 동안 운영해 오고 있는데 독일의 경우 고로 정비시 안전밸브 개방을 일반정비 절차로 인정하는 등 고로 안전밸브 개방을 규제하는 관련 법적 규제가 없으며 다른 선진국에서도 고로 안전 밸브의 개방을 특별히 규제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최근 관계기관은 광양, 당진, 포항 제철소가 고로 정비시 안전밸브를 개방한 데 대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조업정지 10일’이라는 행정처분을 예고하고 있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그러나)대기환경보전법 위반이라는 해석은 독일 등 다른 나라와의 규제 형평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로를 정비할 때 일시적으로 안전밸브를 개방하는 것은 폭발방지와 근로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 절차인데 안전밸브 개방시 배출되는 것은 수증기가 대부분이고 고로 내 잔류가스 배출에 의한 환경영향은 미미하다”며 “배출되는 잔류가스는 2000cc 승용차가 하 루 8시간 운행할 경우 10여 일간 배출하는 양에 해당된다. 이 잔류가스의 성분은 현재 국립환경과학원 주관으로 측정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제철소 휴풍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과 비교한 결과 미세먼지(PM10),일 산화탄소(CO), 황산화물(SO2), 질산화물 (NO2) 등 주요 항목이 용광로의 정상 가동시와 휴풍일 때 대기질 농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휴풍에 의한 주변지역의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협회는 “세계철강협회에 문의한 결과 ‘고로 브리더 개방시 배출되는 소량의 고로 잔여가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특별한 해결방안이 없으며, 회원 철강사 어디도 배출량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해서 특정한 작업이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는 보고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대기환경보전법의 관련 조항은 고로 업종의 특성에 맞게 법리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고로 공법을 아는 철강업계 전문가들은 정비를 위한 일시적인 가동 정지 시 안전밸브 개방을 이 조항의 예외규정에 따른 적법한 행위로 이해하고 있다” 며 “휴풍 시 안전밸브 개방은 화재나 폭발 등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조치이며 인근 지역에 미치는 환경영향이 미미한 점을 고려해 고로 업종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정책 집행과 법리 해석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관계기관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여기에 더해 “조업정지 10일은 고로 조업 특성상 실제 수개월 이상 조업이 중단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조치”라며 “1개 고로가 10일간 정지되고 복구에 3개월이 걸린다고 가정할 때 동 기간 동안 약 120만 톤의 제품 감산이 발생해 8천여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되는 데다 조업정지 이후 고로를 재가동한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안전밸브 개방 외에는 기술적 대안이 없어 (조업정지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어) 이는 곧 제철소 운영 중단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산업의 쌀’인 철강은 조선, 자동차, 건설 등 수요산업 발전의 근간 역할을 해왔으며, 철강산업 자체도 관련 업종과 협력사들과 상생을 이루며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며 “산업 생태계를 고려할 때 철강생산이 멈추면 철강을 사용하는 수요산업과 관련 중소업체들이 매우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다만 “국가적 화두인 환경, 특히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철강업계의 실천 의지는 확고하다. 철강생산이 산업 발전에 기여 하는 만큼 함께 안고 가야 할 환경부담을 줄여나가기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며 “고로의 안전밸브를 대체할 기술을 확보할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국내외 철강사, 해외 고로 전문 엔지니어링사, 환경 전문가 및 단체, 지역 기관, 정부 등과 협업해 안전밸브 운영과 관련해 다른 기술적 방안이 있는지 연구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또 “고로 운용에 따른 주변환경 영향도 평가를 투명하게 수행하고, 환경개선 활동도 지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포스코 1조 700억원, 현대제철 5300억원을 들여 대규모 환경설비 투자계획을 실행하는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적극 동참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환경에 대한 국민적 눈높이에 맞춰 더욱 엄정하고 체계적으로 환경경영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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