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경북 경산공단 주민간담회 “환경문제 모르고 살아”

“만명 내외였던 인구, 3만6000명…입주 당시 상상도 못했다”

“알루미늄 공장 옆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지만 미세먼지나 분진, 소음 등 환경피해를 전혀 느끼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오히려 9000명 내외에 불과하던 인구가 3만6000여명으로 늘어나는 등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7명에 불과하던 초등학교(분교) 학생수는 현재 370명으로 늘어났다. 제련공장도 아닌데 알루미늄공장 입주를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세풍산단 입주가 어렵다면 우리(경산)지역으로 와 달라, 부탁하고 싶다”

경북 경산시 진량읍 경산일반산업단지 내 입주한 조일 알루미늄공장 주변에 살고 있는 이장들의 말은 한결같았다. 알루미늄 공장입주 반대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지난 11일 이장을 비롯한 세풍주민 40여명은 경북 경산시 진량읍 조일알루미늄공장과 경남 김해시 동일알루미늄공장를 방문해 알루미늄 공장 주변 견학과 함께 공단주변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날 견학과 간담회는 그동안 광양알루미늄공장 세풍산단 입주를 둘러싸고 찬반여론이 발생하는 등 세풍지역 내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현지견학을 통해 오해와 갈등을 불식시키자는 광양경제청의 제안에 따라 이루어졌다.

이날 진량읍사무소에서 진행된 주민간담회에서 조일알루미늄공장 인근에서 20년째 살고 있다고 밝힌 박 이장은 “조일알루미늄공장 옆에 살고 있지만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 미세먼지나 소음, 분진 등에 대한 걱정 없이 생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일알루미늄이 들어서기 전 진량읍은 경산시 읍면동 가운데 가장 낙후된 곳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산단이 조성되면서 인구는 물론 지역경제가 빠르게 발전됐고 현재는 경산시 가운데 진량읍이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됐다. 이렇게 좋아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38개였던 마을이 58개로 늘어났고 교통과 금융 등 생활 전반에 혜택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별다른 환경문제가 발생한 적은 지금껏 없다고 했다. 박 이장은 “공해나 분진, 미세먼지 때문에 생활에 지장을 겪는 일은 전혀 없다. 광양지역에서 알루미늄 공장유치에 반대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왜 반대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광양에서 반대한다면 중국밍타이그룹 한국법인을)우리가 유치하고 싶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또 다른 공단주변 마을인 진량읍 신상3리 배기선 이장도 “공단이 들어오기 전에는 대부분 농사를 짓고 살았으나 지금은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다. 어디 못지않게 잘 사는 동네가 됐다”며 “산단 조성 전 진량읍 인구가 만명 내외였으나 3공단이 분양에 들어간 현재 3만6000여명이 넘어섰다”고 말했다.

또 “정확히 집계는 안 되지만 공단이 크다 보니 지역민 채용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토착)주민 대부분은 취업보다는 토지보상금으로 상가나 원룸을 짓고 공단 직원들을 상대로 상업활동 중이다. 원룸 역시 입주기업에서 통째로 1개동을 전세를 내 숙소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원룸관리업체도 생겨났는데 이 역시 주민들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문제가 나오자 대원리 박명정 이장은 “공장이 들어올 때 기술자는 모두 전문가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단순노동뿐이지만 이 역시 지역민들에게 먼저 제공한다. 현재 내가 일할 생각만 하면 일자리는 차고 넘친다. 하기 싫어서 안 할 뿐이다”고 답을 이어갔다.

학교도 살아났다고도 했다. 박 이장은 “현재 대원리에는 진성초등학교가 있다. 하지만 공단 입주 전에는 전체 학생수가 7명밖에 안 되는 분교였다. 그러나 현재는 33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인근에 초등학교 두 곳과 중학교, 고등학교도 생겼다. 모두 학생수가 300여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박 이장은 일부 주민들이 환경문제를 집요하게 질문하자 “환경문제는 전혀 없다. 지금 나보고 거짓말을 하라는 소리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날 견학에 대해 “명확한 환경자료가 없다. 두리뭉실하게 답변하는 것은 의심스럽다”거나 “알루미늄공장 내부견학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쉽다”는 뜻을 소수주민들이 나타냈으나 주민 대부분은 “이 정도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적극 유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보였다.

광양경제청 김갑섭 청장은 “광양알루미늄공장에 대한 근거 없는 환경적 우려들이 이번 현장견학을 통해 불식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입주기업과 지역민이 상생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일알루미늄공장이 입주한 경산일반산업단지는 1991년 조성됐다. 조성면적 182만평에 현재 3단계 108만평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기계금속이나 섬유 관련 367개 업체가 입주했고 1만4700여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매출은 5조1280억원에 이르고 143억900만불의 수출실적을 보이고 있다. 현재 4단계 74만평이 추가로 조성 중에 있으며 오는 2021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조일알루미늄은 1997년 이곳에 입주했다. 1975년 창업한 회사로 국내 대표적인 알루미늄 기업 가운데 하나다. 경산단지 내 공장면적은 용해로를 포함 약 3만평에 이르고 고용인원은 360여명이 근무 중이며 연간 16만톤의 알루미늄 판과 코일, 엠보판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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