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화재발생 후 오전 신성리 일원서 검은 비 내려

광양읍 초남리 한 폐기물처리업체 야적장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뒤이어 순천시 해룡면 신성리 일대에 검은 비가 쏟아져 이에 대한 상관관계가 주목된다.

광양읍 초남리 한 폐기물처리업체 야적장에서 지난 10일 오전 3시 41분께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나자 소방차 19대와 소방대원 38명이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였다. 오전 4시쯤 큰 불길은 잡혔으나 플라스틱 분쇄물 등 인화성 물질이 쌓여 있어 잔불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은 오전 10시 30분께 잡혔고 다행히 야적장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서에 따르면 이 폐기물 처리업체 야적장에선 이틀 전인 지난 7일 오전 8~9시 사이에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소방차 18대와 소방대원 18명이 출동해 불은 40여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잇따른 화재가 쓰레기에 열이 축적돼 자연발화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 사업장에 화재 관리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10일 오전 10시께 순천시 해룡면 신성리 일부 지역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검은 비가 내려 순천시 등 관계당국이 시료를 채취해 성분분석 등 원인규명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날 신성리 일대에는 5mm 미만의 약한 비가 내렸다. 검은 비로 인해 마을 일대 농지와 차량, 건물 등이 검정색 물질로 뒤덮였다. 육안으로 확인한 검은 비의 정체는 끈적끈적한 시커먼 덩어리와 가루 형태를 띠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검은 비가 쏟아지자 주민들은 마을 인근에 들어선 현대제철에서 발생한 분진으로 추측하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에서 자체 분석 결과 검은 비 성분에는 철가루 등 철강 조업과는 관계가 없는, 타다 남은 재로 판명됐다.

순천시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도 이번 검은 비가 검댕이 형태인 것으로 미뤄 현대제철과는 연관성이 적다는 판단에 따라 시료를 채취해 전라남도환경보건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무엇보다 같은 날 마을에서 4km 거리에 있는 폐기물처리업체 야적장 화재가 검은 비가 내린 원인으로 추정하고 화재 발생에서도 시료를 채취해 관련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아직 시료성분 분석이 끝나지 않아 폐기물 야적장 화재와의 연관성에 정확히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화재로 불 탄 폐기물 매연이 비와 섞이면서 검은 비가 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광양시는 “화재가 발생된 폐기물에 대해서는 처리계획서를 받아서 이행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라며 “폐기물 보관기간을 준수하지 않으면 조치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룡면 신성리 일원에 내린 검은 비와 이번 화재가 연관성이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며 “실제 지난 2013년 율촌면 검은 비 사건이 발생해 한 폐기물업체가 의심을 받았으나 조사결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플라스틱 분쇄물 등 폐기물 화재가 발생하면 다이옥신 등 환경오염물질이 발생하지만 현재 폐기물관리법 상 화재로 인한 대기오염 규정 없는 상태여서 야적장 등 이들 폐기물 업체의 폐기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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