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기 수리 중 정전 1~5고로 모두 중단 ‘초유의 사태’

영산강유역환경청 조사 착수 “배출과정 위법여부 판단”

세계 최대 조강능력을 자랑하는 광양제철소가 정전으로 고로 5기가 모두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변전소 수리 중 발생한 이번 정전사태는 고로뿐 아니라 광양제철소 본부를 비롯해 모든 생산 공정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전 공정에 걸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이틀 만에 모든 고로가 정상가동 됐지만 수백억원대 소실이 예상되는 데다 변전소 수리 중 작업자의 실수만으로 광양제철소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비상메뉴얼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9시 11분 1코크스 공장에서 변전소 차단기 수리 작업 중 정전됐다. 정전 초기 폭발음과 함께 굴뚝에서 화염이 치솟으면서 대형화재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소동이 빚어졌지만 광양제철소 측은 변전소 수리 중 정전사태로 각 공정의 부생가스를 태우기 위해 코크스 굴뚝을 전면 개방하면서 발생한 불길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고로~5고로 상층부에 설치된 폭발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인 블리더(bleeder)도 모두 열었다. 해당 변전소는 당일 9시 44분께 정상 복구가 됐다고 광양제철소는 밝혔다.

이번 정전사태로 제철소 코크스 공장은 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가 수십m 치솟아 올라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특히 이번 정전은 1코크스 뿐만 아니라 고로는 물론 전 공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1기~5기 고로 가동이 멈춰 철강 생산이 중단되는가 하면 제강공장 1~8기 전기로가 멈추는 사태로 이어졌다. 다행히 현재는 복구가 완료된 상태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1코크스 정전으로 전체 공장이 순간 정전이 되긴 했지만 빠르게 복구한 상황이다”며 “역류로 인한 풍구가 막힌 고로의 경우 24시간 이내 복구가 완료됐다. 조강생산에도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가는 등 조사에 착수했다. 2일 영산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환경청은 1일 오전 광양시 태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하자 곧바로 직원을 현장에 보내 광양제철소 측으로부터 사실관계 확인서를 받는 등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정전으로 코크스로(cokes oven)에 설치된 안전밸브가 열리면서 내부의 대기오염물질이 여과 없이 유출됐을 가능성과 사고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플레어 스택(flare stack:가스를 태워 독성 등을 없애 대기 중에 내보내는 장치)을 거치지 않고 유독물질을 배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측은 정전으로 코크스로가 멈추면 고온 상태인 가스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해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폭발할 위험이 있어 안전장치를 여는 것은 폭발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일부 가스가 플레어 스택을 거치지 않고 유출됐다면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광양제철소로부터 사고원인과 가스 발생량 등 보고서를 받는 대로 환경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