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지역 14개교 급식중단에 단축수업이나 도시락 대체

불편에도 “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 힘내세요” 지지와 응원

지난 3일 공정임금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전국 학교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파업이 3일째 이어지고 가운데 광양지역 일부 초중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 급식을 볼모로 파업을 벌인다”고 차가운 비판에 직면했던 예년과는 달리 장기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학교 안팎에서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시작되자 학교급식에 중단된 광양지역 학교는 전체 51개교 가운데 광양서초등학교를 비롯해 19개교에 이르렀다. 파업 이틀 째 20개교로 늘었다가 파업 3일째인 5일 현재 다소 줄어들어 초중학교와 단설 유치원 등 14개교, 58명의 급식 조리원 등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학교 가운데 단축수업을 진행 중인 학교는 7개교로 확인됐고 도시락으로 급식을 대체한 학교는 9개교, 빵과 우유로 대체한 학교는 1개교로 파악됐다. 또 초등학교 돌봄교실 관련 종사자들 역시 파업에 동참함에 따라 담임교사가 방과 후 과정까지 지도하거나 단축수업 후 하교토록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양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학교급식 등에 차질을 빚어지고 있으나 생각보다 학교현장에 혼란스럽지는 않다”며 “이미 상당기간 파업이 예고된 상태인 데다 노동자의 권리에 따른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져 있어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파업이 예상 밖에 장기화될 경우 학생피해가 상상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교육당국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에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학교 안팎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거나 이들의 권리를 위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다수 나오고 있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한 학부모는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으로 아이가 오전 수업만 하고 하교하는 단축수업이 3일째 접어들고 있다. 학원수업까지 시간이 남아 도시락을 싸줄까 생각 중”이라며 “조금 불편해도 괜찮다. 그들(학교 비정규직)의 마음이 내가 느끼는 잠깐의 불편함 보다 훨씬 절박하기 때문이다.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한 교육단체 관계자는 “여러 학교에서 학교급식 중단에 따라 도시락으로 대체하거나 단축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를 이유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판하기보다 응원하거나 지지해주는 분들이 더 많다”며 “노동자의 권리보장을 위해 불편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이 같은 인식이 심어지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 현실이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체감할 수 있는 생생한 현장이 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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