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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해제가 우리들의 목을 매는 벨트를 풀어줄까?이종진(순천 효천고등학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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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9  14: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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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진(순천 효천고등학교 1학년)

15세기 이전, 인간들은 동물들처럼 수렵과 채집을 통해서 삶을 영위했다. 하지만 증기기관이라는 새로운 동력원의 등장으로 인간들은 신석기 혁명에 버금가는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자동차를 타고 치타보다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고 비행기를 타고 하늘의 지배자가 되었다. 이 같은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인간들은 4차 산업혁명 속에서 또 한 번의 진화를 이루었다. 전 세계가 이어진 가상의 공간인 인터넷망을 구축하여 1초 만에 멀리 떨어진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이미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그리고 작년 겨울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였던 5G기술은 과학의 급격한 발전을 실감시켰다.

하지만 산업화와 도시화, 산업화가 이루어진 사회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왔던 문제들 이외에 새로운 형태의 문제들이 발생했다. 예를 들면 교통 혼잡, 환경오염, 주택부족, 일자리 부족 등과 같은 가시적인 것들부터 이기주의 같이 사람들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도 최저임금을 올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택을 보급하면서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다. 특히, 주택보급문제는 그린벨트를 해제해야 하는지 혹은 그대로 내버려 두어야 하는지를 두고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그린벨트를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근거는 개발을 통한 지역발전이다. 그들은 땅들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보니 지역발전이 불균형적으로 이루어지고 시민들에게 개발의 혜택이 고루 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린벨트는 수십 년 전에 지정한 것이므로 시대의 변화에 맞게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만약 그린벨트가 해제된다면 공급-수요 원칙에 따라 그 일대의 집값이 정상궤도에 오르게 될 것이고 저소득층 또는 신혼부부에게 저렴한 가격의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린벨트 해제가 되레 부동산 투기를 촉진시켜서 지역 사회의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강남 같은 경우도 재건축이 확정된 이후에 땅값, 집값이 가파르게 폭등했다. 여기에는 값이 더욱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한탕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린벨트를 해제한다면 재개발이 확실시되는 그 일대의 땅값은 기하급수적으로 폭등할 것이고 이는 소수 자본가들의 배를 불리고 시민들의 주택 마련을 더욱 힘들게 만들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린벨트를 개발하면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을 다시 깔아야 하는 데다 출퇴근에 따른 대기오염이 심해져 미세먼지 해소를 역행할 수 있다.

우리 고장에도 그린벨트 해제는 아니지만 비슷한 맥락을 이루는 문제가 있다. 중국의 한 알루미늄공장이 세풍 단지에 새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수많은 시민들의 결사반대를 외치며 아름다운 광양을 지키기 위해 밤낮 없이 애쓰고 있다. 물론 이 문제에 관련된 51%의 시민들이 공장 설립을 찬성했다. 지금까지 농경지로 쓰여 왔고 앞으로도 농경지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땅은 아무리 그 해에 농사가 잘된다 할지라도 대량 생산된 수입품종들을 이기는 것은 사실상 힘들 일이다. 또한 농사로 벌어들인 돈으로는 생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골칫덩어리 땅을 비싼 가격에 처분할 수 있다면 그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49% 시민들을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에겐 너무나 부정적인 결정일 뿐이다. 공장은 최근 들어 대두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건강을 위해서, 앞으로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서 공장 건설을 반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같은 이해관계의 충돌은 그린벨트 문제에서도 똑같이 발생한다.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땅을 소유하고 있는 지주들은 그린벨트 해체를 적극 찬성할 것이고 환경단체 혹은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반대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린벨트를 해체하려는 목적은 국민들에게 더 나은 주거 환경을 보장하고 공평한 주택보급을 실현하기 위한 것임을 잊으면 안 된다. 역대 정권들은 모두 주택 보급 문제에 시달려 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에서는 그린벨트를 해체하여 주택 단지를 확대시켜 나갔다. 주택 보급량이 많아지면 당연히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게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는 모든 사람들이 각각 한 채의 집만 소유할 때이다.

그리고 공급자는 언제나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비싼 가격을 제시해도 기꺼이 수요에 응하는 구매자에게 자신의 물건을 판매하려 한다. 주택공급을 늘려도 일반 서민들은 소수의 자본가들과 맞설 수 없으며 힘없이 주택 경쟁에서 밀릴 것이다. 결국 비싼 가격의 임대료를 부담하는 세입자일 수 밖에 없는 지금의 세태이다. 이것이 고려시대 때부터 이어져온 ‘병작반수’의 현대판이다.

기득권은 국민들의 고충을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본인들의 정권유지를 위한 응급처방으로 항상 그린벨트 해체를 거론해 왔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빛 좋은 개살구 같은 기계적인 그린벨트 해제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와 자본가들의 독점을 막을 수 있는 법률의 재정이 제도적 차원에서 선행되어야 한다. 만약 주택 문제를 간과한다면 대한민국에는 중세 프랑스의 ‘앙시앙 레짐’ 불어 닥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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