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진정서 통해 “총장 직위해제 취소” 요구

전 처장들 내용증명 “허위사실 유포 법적 절차 밟을 것”

내홍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서장원 총장의 조카채용 비리의혹으로 촉발된 광양보건대학교가 처한 상황이다. 학교법인인 양남학원이 서 총장을 지난달 1일 취임 4개월여만에 전격 직위해제하면서 정점으로 치달았던 광양보건대의 갈등이 학교 내부로 확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양보건대 소속 직원들이 지난 16일 학교법인 양남학원 이사회에 서 총장에 대한 직위해제 결정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비리재단의 전형인 이홍하 설립자 집단에게 유리한 활동만 골라서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사회를 강력 성토하고 나서면서 이사회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양보건대 직원들은 이번 진정서를 통해 “어느 시점부턴지 교육부 파견 관선이사에 설립자 측의 이사가 포함되고 이로 인해 대학정상화 보다는 묻지마 반대와 정쟁만 일삼고 있어서 직원들도 희망을 포기해 가고 있다”고 밝힌 뒤 “돌이켜 보면 희망을 포기하게 된 분기점은 지난해 초 파견된 H 관선이사가 선임되면서부터”라고 현 이사장을 직접 겨냥했다.

이들은 “임시이사장이 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권한을 넘어서서 대학행정에 모두 간섭했다. 각 행정처장들에게 전화로 직접 업무를 지시했다. 지시내용의 문서작성 또한 문구, 띄어쓰기 하나하나 지시를 받아야 했다”며 “이런 현실은 대학 정상화를 열망하는 교직원의 사기를 꺾기에 충분했고 대학은 정상화가 아닌 폐교를 향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의 불가방침에도 한려대와의 통합을 추진하는 행정처장들, 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대학행정에 일일이 간섭하는 임시이사장, 편법이 난무하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대학행정으로 인해 건전한 의견이 사라진 이사회, 자기 이익만을 챙기기에 혈안이 돼 이성을 잃은 일부 교수들이 광양보건대를 침몰시키고 있다”고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더 나가 “현재의 임시이사체제에서 실패한 하반기 간호교육 인증평가와 2020학년도 신입생 모집에는 아예 관심이 없는 이사회, 결국 비리재단의 전형인 이홍하 설립자 집단에게 유리한 이사회 활동만을 골라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 뒤 “교비횡령의 대명사격인 설립자와 그 추종세력이 원하는 대로 대학이 폐교되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기에 대학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마음을 모았다”며 “실체도 없는 루머에 근거한 총장의 직위해제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우리 직원들은 현 행정처장 직무대행 교수들이 행정처장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희망한다. 이들은 설립자 및 비리재단과 끝까지 맞서온 교수들이며 대학을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며 “총장에게 행정처장 교체지시를 하는 것도 총장의 권한침해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고 잇따라 직격탄을 날렸다.

이들은 “행정처장 직무대행 승인거부의 부적절한 사유, 계약직 지원채용과 관련한 의혹제기 등 어떠한 부정과 비리가 없는데도 마치 비리가 있는 것처럼 부풀리는 행위 등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관선이사회의 책무는 총장의 대학운영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재정기여자 모집 노력, 재정건전성 확보, 건강한 대학으로의 방향설정 등 관선 이사의 책무는 잊으셨냐”고 반문한 뒤 “정상적인 대학운영을 위해 심사숙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진정서는 광양보건대 전체 직원 17명 중 16명이 자필로 서명했으며 교육부와 이사들에게 보내졌다.

이 같은 진정서가 제출되자 전임 처장들이 즉각 그 내용을 반박하고 나섰다. 전임 처장 5명은 직원들에게 지난달 25일 내용증명을 보내 “임시이사와 저희 처장 직무대행 5명은 임기 중 대학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며 “대학 운영 시 대학의 문제점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이사장과 직접적인 통화를 한 적은 있으나 문서 작성과 문구 띄어쓰기 하나하나를 직접 이사장이(의) 지시를 받았다는 내용은 허위사실”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또 한려대와의 통합추진과 관련해 “전 총장 재임 시 재정기여자 모집 및 광주 모 대학과 통합을 추진한 사실이 있으며 한려대와의 통합은 같은 선상에서 진행된 사안”이라며 “교육부 방문과 교직원 간담회 시 통합 불가를 언급한 사실이 있다. 신임 총장 취임 후 통합추진위원회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음에도 이처럼 부정적인 프레임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온당치 않은 처사”라고 주장했다.

더 나가 “대학 직원들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저희를 음해하는 것을 볼 때 누군가로부터 지시를 받고 진행하지 않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는 점에 대해 발신인 전원은 이 내용에 대해 결단코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분명히 밝히고 향후 모든 법적 절차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마무리했다.

이처럼 서 총장 조카 채용비리 의혹으로 촉발된 광양보건대 내분사태가 서 총장을 넘어 직원과 전임 처장 및 이사회로 확전되는 양상을 띠면서 갈수록 복잡하게 꼬이는 분위기다.

더구나 대학 정상화에 힘을 보탰던 광양지역 시민사회 역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광양보건대의 집안싸움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 스스로 정상화 동력을 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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