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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함께하는 소록도김영지 학생기자 (중마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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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4  21: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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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지 학생기자 (중마고 2학년)

학교에서 소록도 봉사활동 참여자를 모집했고 운이 좋게도 16명 중 한 명으로 봉사를 가게 되었다. 나에게는 사회복지사라는 꿈과 봉사자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크게 자리 잡고 있어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소록도 그 아름다운 섬에는 뼈아픈 역사가 있다. 일제강점기 이곳에 강제로 송치된 한센인들의 삶이 바로 그것이다. 한센인이란 나균 감염으로 인한 제3군 감염병, 한센병 환자로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손, 발, 눈의 신경 손상으로 인한 기능 이상과 변형이 일어날 수 있는 상태이다. 현재는 한센병 치료를 국가에서 무료로 지원하고 전염성이 99% 소멸됐다고 한다. 소록도에는 부모와 자식이 떨어져서 통곡하는 수탄장부터 동상을 만들며 강제 노역에 동원됐던 한센인들이 있었다. 정말 충격적이었던 것은 섬을 헤엄쳐 탈출하려다 죽는 경우도 더러 있다는 것이다. 나는 한센인들을 지켜주지 못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가 너무도 미웠다.

4명씩 한 조로 이뤄 봉사를 진행한다. 처음 도착하고 간호사와 함께 병실을 다녔는데 그때 조금 충격을 받았다. 사실 한센인들에 대한 편견도 없고 겁도 나지 않는 나였지만 내가 봉사했던 광양의 노인전문 요양원에서 본 모습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광양의 요양원에서는 스스로 움직이실 수 있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소록도 병원에는 앞이 안 보이시고 침상에서 못 내려오시는 분들이 다수였다. 그래서 내가 이곳에서 해드리고 싶었던 말벗, 안마 봉사가 불가능해 보였고 어떻게 봉사를 하면 좋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첫날은 개인 봉사자 옆에 붙어 다니며 어르신들 간식, 식사, 양치 챙겨드리는 방법을 배웠다. 그렇게 첫날은 서툴게 보냈다.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봉사를 시작했다. 어르신들은 새벽에 아침식사를 드셔서 우리도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 어르신들께 식사는 중요하다. 어떻게 먹는지에 따라 설사를 하는 등 몸의 상태가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사도 일반, 간 반찬, 미음 이렇게 각자마다 다르고 간식도 과일 주스와 두유를 드시는 분이 다 다르다. 이렇게 며칠간 식사 자리에 배급하다 보면 어느새 어르신들의 성함과 자리를 외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간 반찬이라는 용어도 몰랐던 내가 어르신께 음식을 떠먹여드리면서 식사하시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는 것은. 식사하시는 걸 보면서 TV, 핸드폰도 보지 않고 느린 속도로 밥에 충실한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느꼈다. 젊은 사람들과 노인이 많이 단절된 지경에 놓인 요즘 사회에 누가 이런 노인의 여유와 집중을 봐줄까.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을 항상 지니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식사 전후에는 물컵, 간식, 양치를 챙겨드린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개인봉사자와 많이 친밀해졌다. 4주간 봉사를 해온 친절한 언니, 16년 봉사를 해오시고 우리에게 쉬엄쉬엄 하라시던 어르신 등 다들 따뜻하신 분들이다.

셋째 날은 개인봉사자 없이 학생들끼리 봉사했다. 새벽 커튼 열고 물 채우고 식사, 양치 준비 그리고 휠체어 소독, 말벗 또 식사 준비와 말벗. 우리가 봉사를 가장 많이 한 날이라 뿌듯했다. 봉사자 저녁식사 후 소록도 곳곳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자연과 어우러지고 한적한 곳이어서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는데 소록도 국립병원 이전의 병원 자혜의원을 봤을 때는 일제의 탄압이 생각나 좀 서늘한 느낌으로 무섭기도 했다. 그리고 떠나기 전 마지막 밤이어서 그날 숙소에서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 간호사, 봉사자께 편지를 썼다. 그야말로 눈물바다였다. 봉사를 이제야 제대로 하는 것 같은데 떠난다니 아쉽고 또 아쉬웠다.

마지막 날, 간호사와 봉사자님의 배려로 우리는 식사 배급과 앞치마를 해드리고 종일 돌아다니며 편지를 읽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처음엔 말벗, 안마도 못해드리겠다 싶었던 것과는 다르게 우리는 말벗을 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어르신 한 분 한 분을 알아갔다. 수학만 하시는 할아버지, 학생들 덕분에 이렇게 나라가 좋아졌다고 하시는 할아버지,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할머니, 애국가 외에 목소리를 내지 않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장기를 두시는 걸 좋아하셨고 할머니들은 대부분 창밖을 보시든가 그냥 누워계시는 분이 많았다. 정이 너무 많이 들어버려서 헤어지기 쉽지 않았다. 그렇게 병원을 나와 정든 소록도와 헤어지려는데 계속 눈물이 나왔다. 봉사자들과 악수를 하고 봉사활동을 마쳤다.

이번 활동을 통해 느린 모습이 아름다운 노인에 대한 공경, 봉사의 기쁨과 참의미를 직접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라는 점이 생겼다. 병원 내에서 일회용 비닐 사용이 너무 잦다. 그러니 의료용품에서 그걸 대체할 수 있는 게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 일제강점기 ‘섬’하면 독도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소록도도 생각하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 역사 교과서에도 소록도가 나와 더 많은 봉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는 바람도 있다. 휴가철을 이용해 봉사에 동참해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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