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아이들과 순천대 봉사단의 즐거운 캠프

‘배려’를 주제로 3박4일 동안 다양한 체험 실시

최근 우리 사회는 재능과 지식, 그리고 시간을 함께 나누는 재능기부 봉사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지난 11일 광양시청소년문화센터에서 ‘배려가 필요한 세상, 세상을 바꾸는 배려’라는 주제로 3박4일 동안 재능기부 캠프가 진행됐다.

▲ 순천대 봉사단과 광양시 초등생들이 함께 시설물을 점검해보며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배려’가 잘 이루어졌는지 의논하고 있다.

보통 재능기부 봉사라 함은 단순히 봉사도우미 정도로 여겨지고, 행사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에 시민신문이 만난 재능 기부 봉사캠프는 조금 특별하다. 최찬미(25) 단장을 필두로 순천대 봉사단원 모두가 사명감을 가지고 밤낮 없이 고민해 만든 체험 프로그램은 기대했던 모습 그 이상의 색다름을 안겨준다.

한국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캠프는 순천대학교 사회봉사단과 광양시 초등학생 4~6학년 40여 명과 함께 장애인, 노인, 임산부, 다문화 가정 등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배려를 배워보는 캠프로 △임산부의 하루 △배려레이션(배려+레크레이션) △훈맹정음 △협동운동회 △사람을 디자인하는 배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 순천대 최찬미 단장과 캠프에 참여한 주가연 학생이 몸이 불편한 시민들이 자판기 음료를 꺼낼 수 있을지 확인해 보고 있다.

그중 캠프 이틀째인 12일엔 조별로 나뉘어 아파트 단지, 학교 등 광양시 곳곳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설물들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 참여한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반응 또한 뜨거웠다. 학생들은 “문턱이 높아 휠체어를 끌고 올라가기 힘들 것 같아요”, “임산부들은 자판기 이용이 어렵지 않을까요?”, “점자 확인이 어려워요”등의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제출했고, 이를 리스트로 작성해 직접 광양시청에 민원을 접수해 보기도 했다.

최찬미 단장은 “항상 스토리가 있다면 아이들 에게 더 좋은 교육이 될 것 같다고 느껴 ‘배려’라는 주제를 삼게 됐다”며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기에 어떻게 보면 소소한 민원일 수 있지만 이번 체험을 통해 ‘아이들의 시선이 이정도일 수도 있구나’하고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순천대 봉사단원의 지도아래 한 초등학생이 문을 여닫는데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순천대 정동보 교수는 “순천대 사회봉사단은 순천시뿐만 아니라 전남도내 지역을 선정해 다양한 곳에서 봉사활동을 진행 중이며, 지역사회와 더불어 함께 성장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며 “학생들의 호응과 적극적인 참여로 장학재단에서도 주목하는 만큼 앞서서 자발적으로 봉사를 진행하는 학생들이 대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지시사항이 아닌 자발적 참여에 대한 이유로 봉사단원들은 입을 모아 아이들에게 “나중에 또만나자”고 말하면 다시 만나길 한없이 기다리는 순수한 모습에서부터 시작됐다 말한다.

봉사단원들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예뻐서 함께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잠을 아껴가며 오랜 시간 탄탄하게 준비한다”며 “상황에 따라 주제가 달라지기도 해 고충을 겪기도 하지만, 캠프를 통해 아이들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도 성장하는 것을 느끼기에 최선을 다하게 되는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 순천대 봉사단원과 학생들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가 편리하게 갖춰졌는지 체험해보고 있다.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하나다. 단순히 형식 적인 재능기부가 아닌 봉사를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가자는 것.

최 단장은 “이번 캠프는 봉사단원들에게도 배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아이들 또한 주제인 ‘배려’에 대해 학습함으로써 한 단계 발전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순천대 봉사단의 선행으로 광양의 풍경이 온기로 가득하다. 이번 캠프가 앞으로 광양시의 미래를 이끌어 갈 꿈나무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 다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터뷰 Interview

▲ 최찬미 순천대 사회봉사단장

◀ 봉사란 무엇인가
▷누군가에게 봉사는 특별한 이벤트일수도 또는 해야 할 숙제일 수도 있다. 봉사활동은 처음에는 우연한 기회로 해외 봉사부터 시작하게 됐고, 다음은 해외봉사에서의 즐거웠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선택했다. 세번째부터는 당연함이었다. 나에게 봉사는 단지 그냥이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일상이 되지 않았나 싶다.

아이들을 만나러 오는 시간이 즐겁다. 캠프가 끝나고 돌아가면 그때부터 또 다음 캠프 주제를 생각하면서 팀을 꾸리고, 아이들을 만나러 오고하는 이 과정들이 나의 대학생활을 가득 채웠다.

누군가 시켜서, 스펙이나 봉사시간을 위해, 심심해서 선택했던 활동이 아니라 단지 아이들이 저를 ‘찬미 쌤’이라고 불러주는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그저 봉사란 일상이며 삶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봉사활동 중 보람됐거나 또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감수성이 풍부한 성격이라서 그런지 매 캠프 때마다 많이 감동 받고 보람을 느끼는 편이 다. 하지만 어떠한 감동도 아이들을 다시 마주 하는 순간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의 만남 중 우리 팀에게 주어졌던 시간은 캠프 마다 1년에 5일정도인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다시 만난 우리를 기억하는 아이들에게 늘 고맙다.

◀다년간 봉사활동을 통해 느끼는 바가 많을 것같다. 하나만 꼽자면
▷광양시 청소년 문화센터에서 5년째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일은 2016년 여름 방학 때 <다양한 직업을 찾아서, JOB多한 캠프>를 진행했었는데, 당시 3학년이었던 한 친구가 캠프 마지막 날 자신은 커서 웹툰 작가가 되겠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그 다음 겨울방학에 다시 만났을 땐 <꿈을 향한 도전, 꿈을 두드리다>라는 주제로 꿈 찾기 캠프를 진행했었고, 그때는 그 친구가 ‘따뜻한 마음 전하는 사람들을 그리는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시간이 흘러 다음 리더십 캠프에서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며 만화를 그려냈다.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을 하는 대학생이 되고 싶다’ 고 편지를 써주기도 했다.

우리 봉사 팀의 목표가 ‘아이들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그리고 그 성장의 시간을 함께하길’이었는데 이 친구를 통해 아이들이 매번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됐다. 이렇게 아이들이 꿈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 봉사활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순천대 사회봉사단장으로 남은 기간 동안 계획은
▷사실 다른 학생들보다 학교를 오래 다니고 있다. 특별한 목표가 있어서 오래 다닌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시간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목표들을 달성해나갔다. 봉사 캠프, 외부 멘토링 사업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봉사기회를 찾았고, 장기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사실 어떤 큰 계획을 갖고 해왔던 것은 없다. 하다 보니 칭찬을 받았고, 지나오니 응원을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부담을 느꼈었지만 먼저 해보고, 해오고, 해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모습인 것 같다. 곧졸업인 만큼 남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봉사의 방법을 많이 알려주고 싶다.

◀이번 캠프 봉사활동을 통해 느낀 점은
▷나만을 위해 살기보다 주변을 돌아보며 사는 세상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이번 캠프와 같이 결과물이 만들어지지 않는 주제들은 (리더십, 배려와 같은 주제) 어쩌면 추상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목표와 주제가 아이들에게 잘 전달되었는지 파악하기가 힘든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캠프는 아이들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잘 전달이 되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던 캠프였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다른 친구가 손들었을 때 양보해주는 모습, 같은 조 친구의 간식을 먼저 챙기는 모습, 누군가 밥을 먹지 않으면 아픈 곳은 없는지 걱정해주는 모습 등을 보면서 배려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느꼈다.

또 스스로 ‘배려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한 다짐’을 적어 놓은 아이들에게 우리가 준 비한 것보다 더 집중해서 이 캠프에 참여하고 있음을 보게 됐고, 오히려 그런 모습을 배우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요즘은 스스로가 ‘칭찬 받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봉사활동 하는 것이 칭찬받아야 할 일이 아니라 너무 당연한 일이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봉사활동을 통해 사랑이나 감사, 감동에 대한 순간들을 많이 마주 했다.

그 시간들은 봉사단원들과 아이들이 무언가를 얻어간다는 것보다 그저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첫 만남 때 눈을 피하던 아이들이 우리와 함께 5일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눔으로 “선생님 좋아해요”라며 말해준다.

이 행복과 사랑의 감정은 봉사를 통해 모두가 받을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언제든 마련 되어있다. 이 기사를 접한 광양시민들도 앞으로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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