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크~, 에크~”

택견하면 떠오르는 것이 특이한 기합소리다.

전통무예라는 정도만 알지 택견이 어떤 운동인지 실제로 접하기는 쉽지 않다. 지역에서도 광양읍에 소재하고 있는 광양시 택견전수관이 유일할 정도.

사실 택견은 우리 민족이 아주 오래전부터 발달시켜온 무예다. 사료에 따르면 왕족과 귀족은 물론 서민들까지 즐겨왔다고 한다.

그러나 일제시대 때 민족말살정책으로 인해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으나 1989년 중용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면서 전기를 맞는다. 이듬해부터 대한택견협회 등이 나서 대중에 보급을 시작했다.

그리고 문화재로 지정된지 10년만인 지난 1998년에는 국민생활체육종목으로 채택되고, 2002년부터 대한체육회 가맹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전문체육의 반열에 올랐다.

택견의 가장 큰 장점은 신체기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마치 강이 흐르듯 구름이 떠가듯 순리적이고 자유자재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적극적인 무예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상대를 다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배려한다.

또한 독특한 기합소리와 호흡을 함께해 간단한 동작을 연습해도 단전에 기를 축적할 수 있다. 이는 곧 생명력의 연장으로 이어지며 활동력도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택견의 효과는 전통문화를 계승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를 통해 선조의 지혜와 덕을 몸에 익힐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방법으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누구나 자연스러운 행동을 호신술로 변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우게 된다.

순리대로 움직이는 동작과 호흡을 통해 전통무예를 익힐 수 있는 ‘택견’을 통해 건강을 챙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리듬 따라 몸과 마음을 단련하자”
광양시택견전수관 김종국 관장 인터뷰

지난 9일 광양시택견전수관에서 관원들과 한창 수련 중인 김종국 관장을 만났다.

지역에서 유일한 택견전수관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전수관 운영이 넉넉지 않아 다른 일과 병행하고 있단다.

물론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기 때문에 힘이 들 법도 한데 전수관에서 수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즐겁다고 한다.

“처음 택견을 접한 건 지난 2001년이었어요. 운동을 좋아했고 몸에 맞는 운동을 찾다 택견전수관의 문을 두드렸는데 직업처럼 됐습니다. 하지만 직업이라기 보단 같이 수련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죠.”
10년을 넘게 수련해왔지만 아직도 수련이 즐겁다고 하는 그는 택견의 장점에 대해 “상생공영의 배움”이라고 말했다.

“택견은 부드러움에서 나오는 강함을 나타내는 무예입니다. 보는 것과 달리 상당히 적극적이고 때로는 공격적이기도 하죠. 하지만 실제 경기에 임하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항상 갖게 됩니다. 택견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현재 어려움이 없냐고 묻자 김 관장은 “아직까지 저변이 넓지 않은 점”을 꼽았다.

“이전에는 케이블에서 택견을 중계해 준적도 있었는데 관심에서 자꾸 멀어지는 것이 아쉽습니다. 택견전수관이 광양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이 전수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관원은 65세라고 한다.

지역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광양시전수관에서는 지난해 큰 경사가 있었다. 제92회 전국체전에서 여고부 관원이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직접 전수관을 운영하기 전부터 수련하던 관원인데 훌륭한 선수였습니다. 많지 않은 관원에서 전국에서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그는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운동을 관두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학업도 중요하지만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되는데, 고학년이 되면 학업에 집중하게 돼 운동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수관을 운영하면서 재목을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이 때문에 잘 되지 않아 많이 아쉽습니다.”

김 관장은 “전수관 문턱을 넘는 것이 어렵지 실제 택견을 배우는 것을 그리 어렵지 않다”며 “택견을 통해 전통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몸과 마음을 수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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