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터미널 사업중지 통보에 광양시 임시터미널 맞불

시의회 “시민불편 최소화 방안 마련하라” 광양시에 주문

광양터미널 운영사업자와 광양시가 버스터미널 운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면서 시민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사업자가 다음달 1일 광양버스터미널(공용정류장)과 중마터미널 운영중단을 통보한 데 대해 광양시가 임시터미널 운영이라는 초강수로 대응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모양새다.

광양시에 따르면 광양버스터미널(소유)과 중마버스터미널(민간위탁) 운영사업자인 A씨는 지난 17일 광양시에 다음달 1일을 기해 광양터미널사업을 중지하겠다고 통보한 데 이어 하루 뒤인 18일 금호고속 등 운송회사 15곳에도 사업 중단을 통보했다.

운영사업자 A씨는 광양버스터미널을 지난 2000년 1월 인수해 현재까지 자체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7월부터 중마버스터미널 운영 사업권까지 따내 오는 2021년 7월까지 운영권을 갖고 있는 상태다.

▲ 광양버스터미널

터미널 사업 중단의 표면적인 이유는 최저임금 적용과 낮은 수수료 등에 따른 적자의 폭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관리비용 등 터미널 운영을 둘러싸고 수년째 빚어온 갈등이 수면에 떠오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A씨가 적자 해결방안으로 자신이 광양시 소유의 중마버스터미널을 매입하거나 자신 소유의 광양버스터미널을 광양시에 매각해 달라는 입장에 대해 광양시가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자 갈등이 쌓여왔고 그러다 수억원 대에 이르는 연체사용료 납부문제로 옮아 붙자 강 대 강 대치로 치닫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양시는 사업자 A씨가 광양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인 중마터미널 부지 사용료가 수년째 납부되지 않자 지난 1일 A씨가 소유한 광양버스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압류했다. 연체사용료가 3억6천만 원에 이르고 여러 차례 협의와 독촉에도 불구하고 납부 의사가 없다고 판단한 뒤 내린 조치였다는 게 광양시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사업자 측은 버스터미널이라는 공공재를 바라보는 광양시의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민간영역에 터미널 운영을 맡긴 채 관리예산 등의 지원 없이 사용료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사업자 관계자는 “최저임금과 이용객 저하에 따른 버스노선 감축으로 현재 터미널 운영사는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며 “그런데도 ‘버스터미널은 시민의 발’이라는 공공재의 성격을 외면한 채 광양시가 사용료 납부를 독촉하는 등 더 이상 답이 없다고 판단해 최종 터미널 사업 중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자 A씨의 뜻을 워낙 강한 상태여서 현재로선 다음달 1일로 예고된 터미널 사업중지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광양시 차원에서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광양시가 물러서지 않으면 별다른 해결방안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러나 광양시 역시 강경하다.
광양시 관계자는 “사업자 측은 올 7월 2차년도 공유재산 사용료를 납부해야 하나 체납한 상황이었고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광양시가 조치 중인 상황에서 오히려 광양버스터미널 운영을 중지하겠다는 통보를 해 온 상태”라며 “사업자가 사업 중지를 강행할 경우를 대비해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인동숲 주차장을 임시터미널로 사용하는 등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시 역시 물러설 뜻을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운송조합 등과도 수수료 임의공제 등으로 이미 민·형사상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운송조합과도 터미널 운영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연체된 부지 사용료에 대해서는 법과 절차에 따라 징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광양시는 이달 말까지 중마버스터미널 부지 사용료로 압류금액을 변경하고 해당 사업자에 대한 여객터미널사업자 면허를 취소하는 한편 중마버스터미널과 임시터미널에 대해서는 향후 운영계획 확정 전까지는 운송사 등과 위수탁 계약을 체결해 임시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광양시는 지난 24일 이 같은 논란과정과 향후 대책을 광양시의회에 설명하고 시민불편 최소화를 위한 수습에 돌입할 예정이다. 의회 역시 “이후 과정에서 시민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원론적인 주문으로 광양시에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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