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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는 나를 존엄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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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8  11: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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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별 광양제철 중학교 1학년

남학생들이 가볍게 치고받는 장난을 하다가 친구의 뺨을 세게 때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장난이 부른 잘못이라는 것을 서로 알기에 얼른 사과하고 마무리되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쳤다. 그런데 오늘날 이렇게 친구들끼리 장난칠 수 있는 것도 과거, 중세시대에는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극작가인 피에르 코르네유의 작품인 ‘르시드 오라스’ 라는 책을 읽고 우리가 현재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하는 행동이 과거에는 상대의 명예를 훼손해서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일까지 확대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르시드 오라스’는 대부분 명예의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였다. 특히 르시드 이야기에서는 백작이 돈 디에그에게 밀려 왕자의 사부로 임명되지 않아 발생하는 사건이 나온다. 질투에 눈이 멀어 분노에 찬 백작이 돈 디에그의 나이가 많은 것을 비아냥거리며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신임 사부의 뺨을 때린다. 그 일로 돈 디에그는 자신의 아들에게 백작을 죽여 복수해 달라고 한다. 또한 오라스는 국가를 위해서라면 사랑하는 사람을 적으로 삼아 싸워 죽여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고 그것을 명예라고 했다.

이 책 속에서는 개인적 감정보다는 가문과 국가에 대한 의무와 명예라는 공적인 가치들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큰 의무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때, 영웅의 영광이 영원 한다면 개인적인 사랑이나 우정은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정념으로만 치부한다. 즉 많은 사람들이 불명예스럽게 거대한 제국을 소유하느니 명예로운 땅 한 조각 갖기를 원한다는 말과도 같은 의미이다.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 또는 그런 존엄이나 품위를 명예라고 사전에는 나와 있다. 하지만 중세소설에서 말하는 명예는 개인의 이익이 아닌 타인이나 집단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었다. 가문과 조국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개인의 감정에 충실할 권리조차 인정해주지 않는 모습에서 빈틈없이 자신을 관리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충격이었다.

나는 내 명예를 지키기 위해 무슨 일들을 해 왔을까? 등장인물의 생각을 읽으면서 나 자신과의 약속을 깨지 않고 이루는 것도 하나의 명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달 전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면 키 크는데 많은 영향을 준다는 뉴스를 보고 난 후 아침마다 스트레칭을 하기로 결심하고 매일 실천에 옮겼다. 되돌아보니 이런 작은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도 나를 존중하는 일이며 존엄한 가치를 지닌 인격체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여러 문제에 직면해 갈등을 겪고 고통을 느낀다. 어떤 누구도 살아가면서 그런 문제에서 예외가 되어 고통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들 때면 나는 많이 웃는 편이었다. 힘들다고 오히려 우울해 하고 있으면 더 가라앉는 기분이기에 반대로 웃으며 어려움을 잊어가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좀 더 당당하게 갈등에 맞서고 회피하지 말아야겠다. 웃으면서 문제 상황을 극복해간다고 여겼지만 어쩌면 외면하고 있었던 게 사실인 것 같다. 그건 스스로도 명예롭지 못한 일이란 생각이 지금에서야 인정을 하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명예를 지키는 것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찰할 수 있고 자신의 언행을 반성하며 바른길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명예를 지키는 일은 우리 스스로가 자신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생활 속 작은 일에도 스스로의 언행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나의 태도를 변화시켜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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