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기 용강중학교 3학년

▲ 최민기 용강중학교 3학년

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노벨 평화상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되었다. 그녀는“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저 환경을 걱정하는‘기특한 아이’가 아니다. 그녀의 행동과 그녀가 촉발한 전 세계 10대들의 잇단 대규모 행동은 기성세대에 대한 미래세대의 분노와 공격이었다.

인류는 화석연료와 산업혁명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그 대가로 지구는 심각하게 훼손 되었다. 학교에서 배운 가채연수(현재 시점에서 확인된 어떤 자원의 양을 현재와 같은 생산수준으로 채굴할 때 향후 채굴 가능한 기간)에 따르면 석유는 21세기 중반이 되기 전에 고갈이 된다. 우리 주변의 물품은 거의 석유와 관련 있기에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는 석유에 쉽게 흔들리는 게 현실이다.

우리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성을 낮춰야 한다는 인식은 이미 확산된 지 오래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멈추지 않는다. 몇몇 사람들은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기도 한다. 그러나 발전기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나무가 베이고, 자연이 훼손되는 현재의 모습은 모순이다. 전기를 팔아서 투자한 이들이 수익을 얻기 위한 행위라면 자연스럽게 말이 된다.

적정기술 중에 하나로 ‘피푸’가 있다. 이것은 두 개의 비닐봉지로 이루어진 일회용 변기이다. 이 봉지 안에는 요소가 있어 용변을 분해 해주고 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한 봉지가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과 달리 흙 속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은 가난한 나라에서만 사용될 뿐 선진국의 수세식 변기에서 낭비되는 물의 양을 줄이는 데에는 이용되지 않는다.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방법일 수 있지만 문명 발전의 혜택을 입는 사람과 자연에 유해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그저 도미노처럼 악영향을 받는 이들은 따로 있음을 보여주는 부조화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지구는 심각한 대기오염과 식량난으로 대체할 행성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지구 밖 행성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과 지구에 이미 심어져 있는 나무를 보호하는 것 중 무엇이 더 효율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또한 나무를 화성에 가져갔을 때 잘 적응해 나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지구상에는 각각의 환경에 잘 적응한 생명체들이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이 다른 곳에서 잘 살 수 있도록 적응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보호해 주는 것이다.

화성이 제2의 터전으로 적합하다는 말을 들을 때 마다 의문이 든다. 아무것도 없는 화성과 이미 엄청난 양의 생명체가 살아가는 지구 중 어떤 행성이 우리의 터전으로 더 적합할까? 다른 행성을 찾아보면서 지구를 파괴시키는 일은 새 학기가 찾아올 때 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하겠다며 학용품은 새로 사지만 기존의 공부태도는 바꾸지 않는 학생의 모습과 다름이 없다. 우리는 이러한 아이들을 이미 보았고, 결과도 알고 있는데 어른들은 합리적인 생각보다는 경제적인 개념으로만 움직여 지구를 훼손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툰베리와 10대들의 모습을 아이가 어른에게 하는 행동이 아니라, 10년 후의 어른이 현재의 어른에게 표출하는 분노와 요구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우리 청소년은 미래, 이 지구의 주인이 될 사람들이다. 기성세대의 이익을 위해서 후손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일은 예능에서 주로 나오는 ‘의리게임’과 같다. 의리게임은 보통 인원수보다 조금 더 적은 수의 음식을 두고 첫 번째 사람부터 마지막 사람까지 음식을 원하는 만큼 먹는 게임이다. 그러나 내가 본 프로그램에서는 항상 마지막 사람은 굶었다.

현재 상황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음식이 아닌 지구를, 더 자세히 말하면 자원을 나누고 있다. 예능에서 먼저 먹은 사람이 거의 모든 음식을 먹어치운 이유는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 굶은 사람은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서 주린 배를 채우겠지만 자원은 다르다. 현재 기성세대가 자원을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이유는 그들의 이익 때문이며 우리에게는 주린 배를 채울 또 다른 행성이 없다. 자원을 그만 남용하고, 공평히 나누어 사용했으면 좋은 지극히 평범한 이유에 알맞은 행동이 절실하다.

이를 실천 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미래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세대의 필요를 충족하는 발전이다. 이것이 우리가 나아가야할 길이다. 미래의 어른으로서 우리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남겨주기를 요구한다. 심각하게 훼손된 지구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영화 속 주인공을 보며 눈물을 흘리지만 정작 그 영화가 끝나도 아무 행동을 하지 않는 어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영화가 여러분에게는 흥미로운 소재겠지만 우리 청소년에게는 곧 닥칠 재앙이며, 그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볼 동안 긴장을 늦추지 못했습니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불행한 미래를 그저 떠안아야 합니다. 이미 늦었지만 조금이라도 변화시켜서 우리가 안심하고 학업에 전념하게 만들어 주세요.”

주위 사람들도 환경오염을 걱정하지만 스스로는 자원을 낭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미국의 한 도시에서 전기 없이 환경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에 관한 다큐를 방송에서 보았다. 왜 그렇게 까지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아무도 행동하지 않기에 제가 극단적으로 나섰습니다” 뭉클하게 와 닿은 그 대답처럼 행동으로 즉시 실천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런 마음가짐이 부족했기에 현 상황까지 왔고, 수많은 동식물들과 미래의 어른인 우리들은 위기에 처했다.

상황을 변화시키려면 그에 따른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의 절박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악화일로를 걷는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이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툰베리와 10대들의 집단행동으로 표현되었다. 툰베리와 10대들의 간절한 요구를 수용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사회가 오지 않는다면 다가올 미래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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