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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공사, 노는 땅에 배추농사 ‘대박’유휴부지 활용 배추 재배·수확해 기부 예정
김보라 기자  |  bora1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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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0  22: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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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봉사 연계 및 시니어 일자리 창출도
금배추 열풍에 도난 우려 ‘CCTV 24시간 감시’

잦은 태풍에 배춧값이 예년대비 2배까지 폭등하면서 김장 기피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수광양항만공사(이하 항만공사)가 사옥인 월드마린센터 인근 유휴부지에 심은 배추 농사가 대박 풍년이 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항만공사는 수확한 배추를 기부할 예정이어서, 배춧값 폭등으로 더욱 김장에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소외계층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항만공사는 YGPA형 공공혁신사업 3H(도와주고 Help, 희망주고 Hope, 행복주는 Happy)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8월부터 월드마린센터 인근 유휴부지를 기부텃밭으로 조성, 배추 농사를 짓고 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현금(물품)기부에서 벗어나 재배부터 수확, 기부까지 전체 임직원이 지역민과 함께 참여하며 새로운 일자리와 사회가치 모델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전국 공기업 최초 시도, 새로운 공공혁신사업 모델 개발

‘노는 땅에 배추를 심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자.’
단순하지만 아직까지 그 어떤 공기업에서 시도해 본적 없는 신박한 이번 사회공헌 기획은 항만공사 혁신성장부 정혜성 과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정혜성 과장은 “집에서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사옥 근처에 잔디밭으로 놀고 있는 땅을 보며 아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 사회공헌업무를 맡게 됐다”며 “연말에 배추를 사서 기부할 수도 있겠지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임직원들의 인식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재배부터 직접해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농사와 전혀 상관없는 기관에서 농사가 웬말이냐’, ‘매립지인데 농사가 되겠냐’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정 과장은 ‘도로에 사과나무를 심어서 기부한 충주시’의 사례와 시작 당시에는 반대에 부딪혔지만 엄청난 효과를 거둔 ‘졸음쉼터’ 사례를 들며 주위를 설득,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임직원 봉사+시니어 일자리 창출, 광양시의 퇴비 지원도 한 몫

밭 면적만 1만2천평, 매립지로 수년간 잔디밭으로 방치됐던 유휴지에 6천포기의 배추를 심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매립지 잔디밭을 농토로 바꾸는 작업을 하는데도 꼬박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지역 중소기업을 선정해 굴착기 등 대형 건설기계로 토사와 암석 분리작업을 시행했으며 로터리를 활용한 퇴비 섞기 등 토질 개량 작업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광양시가 퇴비 52톤(2600포대)을 지원하면서 지자체와 공기업이 협동하는 성과도 이뤘다.

농토화 작업을 끝내고 농작물 식재 과정에서는 광양시니어클럽과 업무협약을 체결, 하포마을 주민인 노인 12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했다.

하포마을 노인 12명은 지난 8월부터 12월까지 매주 월, 수, 금 항만공사 배추밭을 관리하며 시간당 9천원(1인당 매월 평균 50시간 근무)의 가외소득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 많은 배추를 노인 12명이 관리하기란 일손이 턱없이 모자랄 터, 항만공사 임직원 00명은 밭고랑 터파기 등 기본 농토화 과정부터 배추 심기 등 대규모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조직적으로 봉사활동을 자처했다.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는 임직원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전문가인 하포마을 주민들에게 혼도 많이 났다는 후문이다.

정 과장은 “모종판에서 배추모종을 꺼낼 때 아랫부분을 툭 밀어 꺼내야 하는데 윗부분을 잡고 뽑다 어르신들에게 많이 혼났다”며 “농사전문가인 어르신들의 지도편달 하에 공사 임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대규모 수확이 가능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항만공사 전 임직원은 올 12월 수확 때도 노인들을 도울 예정이며, 수확한 봉사로 김치를 담가 지역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행사 때에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수확한 배추는 소외계층에 기부

태풍이 유난히도 잦았던 올해 여기저기서 배추 농사를 망쳤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배춧값은 김장철이 아직 채 되지도 않았지만 평년 대비 2배 이상의 폭등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월드마린센터 앞 배추들은 이 같은 태풍 앞에서도 위풍당당 잘 자라 6천포기 가운데 수확률만 85%이상(5천포기)으로 예측된다.

정 과장은 “늦가을 태풍에 항만공사 임직원들은 여수광양항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원 비상 대기를 하면서 ‘배추밭’ 걱정도 함께 했다”며 “자연재해로 인해 흉작을 걱정하는 농부의 마음을 임직원들이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전했다.

항만공사는 다음 달 배추를 수확해 약 4천 포기는 8개 취약시설에 통배추로 기부하고 ‘1004포기’는 임직원이 사옥 주차장에서 직접 김장을 담가 10포기씩 100가구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날 김장 행사 때는 지역민과 소외계층 등을 초청해 맛있는 김치와 수육도 대접할 예정이다.

수확까지 1달여 남은 가운데 가장 큰 걱정은 ‘도난 우려’다. 배춧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5천여포기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임직원과 마을 주민들은 힘을 합쳐 좋은 의미로 심은 배추를 노리는 검은 손에 대한 걱정을 떨 칠 수가 없다.

때문에 항만공사 임직원들은 배추밭에 CCTV를 설치, 24시간 보초 체제를 가동하며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차민식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은 “유휴부지에 시작한 배추 농사가 성공하면서 공사 임직원이 봉사의 주최자가 되어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지역사회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새로운 사회가치 모델을 창출할 수 있어 기쁘다”며 “내년에는 재배 면적을 확대하고 연중 다양한 농산물을 재배해 기부 활동은 물론, 지역민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농사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 더욱 많은 지역민들과 함께 나눔과 상생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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