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근무 3천260여명 해당, 전 협력사로 확대될 듯 포항시는 유관기관 합동대책회의까지 여는 마당에 경제활성화에 기대 불구 단 한 차례 대책회의 없어

포스코 상주직원들의 출퇴근시간이 18일부터 오전 8시~오후 5시로 한 시간 앞당겨졌다. ‘저녁이 있는 삶’과 ‘워라밸(Work & Life Balance)’ 보장을 위함인데 포항시는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 기회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반면 광양시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9월 2019 임금 및 단체협상을 통해 이달 18일부터 상주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오전 9시~오후 6시’에서 ‘오전 8시~오후 5시’로 변경, 시행한다.
광양제철소 직원 6300여명 가운데 50% 정도인 3260여명의 상주근무자들이 해당자며, 향후 2만7천여명에 달하는 외주 협력사 상주 직원에게도 확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근무제가 시행되면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상주 근무자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받게 돼 자연히 자기계발·취미생활 등을 위한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또 여가시간이 늘면서 음식점, 영화관, 쇼핑몰, 커피전문점 등 주거지 인근 및 도심지 상권을 이용하는 빈도도 높아져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시는 지난달 28일 포스코의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대응 방안에 관해 부서별 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포항시는 8 to 5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철강공단 상당 부분의 업체가 이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고 많은 근로자가 퇴근 후 여가시간의 확대로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는 등 생활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각종 문화시설 및 체육시설 프로그램 운영시간 조정, 어린이집 관련 시설 근무시간 조정, 평생교육 등 여가활동의 활성화 방안 등의 여러 대안을 마련했다.
또 가족과의 여가활동이나 외식 등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자영업자들의 손님맞이 친절 교육 등의 환경을 조성하고 전통시장 및 상점가 운영시간을 연장하는 등의 검토 사항도 도출했다.
더 나가 포항시의 대책을 바탕으로 철강관리공단, 상공회의소, 교육청 등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대책회의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 14일에는 유관기관 단체 점검회의를 열고 해당부서 및 포스코, 교육지원청, 상공회의소, 소상공인협의회, 포항문화관광협회, 외식업중앙회, 어린이집 및 유치원연합회 등의 기관 및 단체를 대상으로 전반적인 대응전략에 관해 토의했다.

포항시는 영.유아 대상 근로자를 위해 어린이집 연장보육에 따른 보조교사, 아이행복도우미, 직장맘 SOS서비스, 아이돌봄 서비스의 인력추가 지원 및 이용시간 연장 등 근로시간 및 근로형태의 다양화에 대한 맞춤보육에 따른 대책을 수립했다.
또 영일만친구 야시장 운영시간을 7시에서 6시로 조기개장하고 다양한 경품 및 할인이벤트 실시, 경관시설 및 편의시설을 확충해 야간 관광명소 탈바꿈 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야시장 활성화를 위해 포스코 및 기업체의 야시장 방문 프로그램 추진을 협조 요청했다.

공단 근로자 문화 활동 지원을 위해 동아리 공간 제공 및 시간 조정, 저녁 및 주말 특강 등을 운영하고 수요조사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수립했다.

아울러 8 to 5 근무제 시행 3개월 후 유동인구 빅테이터 분석 및 여가활동업종 카드 매출 분석을 통하여 개선대책 및 추가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포항시의 적극적인 태도와 달리 광양시는 관련 동향에 대해 간부공무원들에게 보고한 것을 빼놓고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광양시 철강항만과 관계자는 “보고 당시 출근제가 변경된 후 상황을 관망하다 지역경제에 효과가 없으면 대책을 마련하고 효과가 있으면 확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손을 놓고 있음을 시인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상인은 “지난 4조 2교대 근무제가 발생했을 때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휴일이 많아지면서 광양을 벗어나는 직원들이 많아 큰 이득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광양시가 포스코 직원들에게 광양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혜택들을 제공하면 이것이 경제 유발 효과로 이어질 텐데 시가 아무 생각 없이 아무런 준비도 않으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말로만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포항과 달리 그동안 광양시는 포스코의 경영변화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다가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린다는 비난에도 무감한 게 광양시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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