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까르르 웃게하라

우리의 뇌기능에서 지능과 관계가 있는 대뇌피질이라는 부분은 0세~3세까지의 기간에 가장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이다. 많은 학자들은 이시기를 뇌 발달의 황금기라고 한다.

대뇌피질은 전두엽(사고, 언어, 운동 등), 두정엽(촉각 등), 후두엽(시각 등)의 부분으로 나누고 있다.
3세 이전의 시기에 다양한 영역의 외부자극이나 정보를 풍부하게 받아들여 경험 한다면 두뇌발달이 왕성하게 이루어 질수 있다.

그러므로 이시기의 아기들에게 편중된 자극이나 학습은 너무나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명심해야 한다.

영유아에게 블록이나 완성된 플라스틱 장난감을 많이 주게 되면 가벼운 촉각과 시각만을, 그림책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면 시각만 자극하게 되고 언어교육만 무리하게 시키는 등의 일방적이고 편중된 학습은 오히려 해가 된다.

실제로 시중에 나와 있는 영유아 대상의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오감자극이라는 달콤한 선전과 달리 주로 시각과 촉각, 청각을 자극하는 프로그램들이 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가정어린이집은 거의 0세에서 1세 아기들이다.
보육상담을 하다 보면 어떤 부모님은 왜 이렇게 장난감이 없나요?
아기가 장난감이 별로 없으면 심심해 할 텐데...
이럴 땐 갑자기 마땅한 답변을 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왜? 이 부모님은 이미 분명한 자기의 주관이 있다.

우리어린이집에는 아기가 오르고 내리고 몸을 던져서 미끄러져도 볼 수 있는 실내원목미끄럼틀도 있고, 둥근 터널(원형)매트, 삼각, 사각매트 등 아기가 몸으로 다양한 감각을 체험할 수 있는 놀이시설, 자연물 놀잇감, 온기가 있는 손으로 만든 콩주머니 인형등과 함께 높은 천정을 배려한 분홍색 캐노피가 방마다 둘러져 있다.

눈으로 들러보아도 벽은 닫혀진 환경에서도 절벽감을 느끼지 않고 자연물의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물감과 아교를 섞어서 라주어 페인팅 기법으로 한번, 한번 수 천 번의 해면 스펀지를 이용하여 작업한 공간이다. 무엇보다 공간을 넓게 배려하여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놀 수 있는 영역을 중요시 하고 있다.

다른 것을 다 제치고 0세부터1세 아기들은 스스로 몸 쓰는 방법을 익히는 시기이다.
수없는 좌절과 반복을 통하여 몸을 가누고 앉을 수 있고, 두 발로 혼자서 겨우 일어설 수 있으며, 이 세상을 살아갈 가장 기본이 되는 힘든 여정을 하는 시기의 아기를 장난감으로는 도울 수 없음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하물면 다양한 친구까지 있는 어린이집에 와서까지 우리아기가 장난감을 상대하기를 바라는 것일까.

그렇지만 그 부모님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캐릭터가 확실한 장난감이 없는 것만이 이상하게 불안한 것이다.
영유아기관에 아기를 맡겨야 하는 부모가 유념해야 할 문제는 다음에 이야기 하겠다.
다시 말하지만 영유아기의 감각 발달은 안정된 환경에서 아기가 편안하고 행복함을 느끼면서 자신의 몸 전체를 스스로 이용하여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좋다.

아기들은 사실 부모의 기대보다 더 큰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며 주어진 환경 속에서 그것들을 발휘한다.
외부자극에 반응하고 도전하는 아기들의 몸짓, 손짓을 현장에서 만나고 있는 나는 교사들과 함께 때로 경탄한다.
그래서 책임감도 더 느끼고...또 내가 알고 있는 것들 때문에 부모들의 모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안타까울 때도 있다.

학자나 정부기관에서는 어떤 연구에 대한 결과물들을 발표하여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십년 이상의 통계와 연구가 밑받침 되어야 하는 것들도 많다고 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33개주에서 0세~3세 이전의 영아기에 지적 자극을 주는 학습을 영유아기관에서 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더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영유아기관에서는 0세~만2세 아기들에게 특별 활동비를 받을 수 없도록 겨우 규제하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돼지도 나무를 올라갈 수 있다며, 칭찬의 중요성과 우리의 뇌기능이 즐거울 때의 초능력을 동물을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밝고 경쾌한 목소리로 아기를 칭찬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아기를 양육한다면 아기의 감각은 활짝 피어나는 꽃처럼 밝은 웃음소리와 함께 뇌의 시냅스를 타고 흐를 것이다.
아기의 뇌가 활짝 피어나기를 원한다면, 아기를 활짝 까르르 웃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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