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화 의원 지역 내 21개 초등학교 통학로 현장 소통

“학교 곳곳 위험요소 산재...종합적인 대책마련 서둘러야”

지난 9월 11일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 스쿨존에서 길을 건너던 9살 김민식 군이 과속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제한속도 30km였지만 이를 무시한 채 질주하던 차량에 의해 채 피워 보지도 못한 민식이가 사망하자 스쿨존 내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강화를 요구하는 국민여론이 들끓었다.

이후 강훈식 의원이 지난달 13일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일명 ‘민식이법’을 대표 발의했으나 아직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금방 통과될 것 같았던 ‘민식이법’이 국회에서 표류되자 민식 군의 아버지 김태양 씨는 11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하는 글을 올려 “현재 아이들의 이름을 딴 법안들이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며 “시간이 갈수록 언론과 국민, 국가의 관심이 줄어드는 현실을 느끼고 있는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날”이라며 법안 통과를 간곡하게 호소했다. 이 같은 청원에 22일 현재 30만명이 넘는 동의가 이루어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인화 국회의원(무소속 광양곡성구례)이 광양지역 초등학교 곳곳을 방문해 통학로 안전점검에 나서 눈길이다. 이번 점검을 통해 법안뿐 아니라 통학로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예산 수립 등 일선 학교에 안착되도록 할 방침이어서 결과가 주목되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현장점검 첫날인 1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학부모와 선생님들과 함께 걸으며 그분들이 말씀해주신 소중한 의견과 아이디어들이 현장에 꼭 반영될 수 있도록 광양시청과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관련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은 지난 20일까지 3일 동안 광양지역 내 21개 초등학교를 잇달아 방문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정 의원은 현장에서 곧바로 광양 어린이 통학로 안전점검‘현장간담회를 열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의견을 귀에 담았다. 특히 안전시설 미비와 차량운전자의 교통의식 등 통학로의 문제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광양시 교통과와 광양교육지원청, 광양경찰서, 광양소방서, 광양 녹색어머니연합회, 광양시의회, 도로교통공단 등 관련기관과 각 학교별 녹색어머니회, 운영위원회 등 학부모들이 참여해 해당 학교 통학로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개선사항에 대한 목소리를 내놓아 획일적인 대책 마련에서 벗어나 학교 맞춤형 대안이 도출된 점은 의미가 남달랐다.

각 학교 현장간담회는 전문가들과 함께 학교 주변과 학교 인근 통학로를 걸으며 교통시설 과 학교안전시설, 화재위험 등을 직접 점검한 뒤 교내 회의실에서 교장을 비롯한 학교관계자와 학부모의 고충과 민원사항을 청취했다.

현장간담회 이후 다시 만난 정 의원은 “3일간 어린이 통학로 안전점검 행사를 진행하면서 민식이의 사고가 뇌리에서 계속 맴돌았다”며 무겁게 운을 뗐다. 그는 “3일간 21개 초등학교의 통학로를 샅샅이 살펴보았다. 무심하게 보았던 그 통학로에 엄청난 위험요소들이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경찰서와 학부모 등 이번 현장점검을 함께 한 분들 역시 학교 주변에 그처럼 위험개소가 많다는데 경악할 따름이었다”며 “민식이 엄마가 통곡하듯 슬픔을 토로한 장면이 다시금 되풀이돼 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앞장서서 어린이 등하교길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전문가들 및 관련 기관과 힘을 모아 이번 현장간담회에서 청취한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노력하는 한편 이후로도 학교와 학부모님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현장간담회를 통해 파악된 현안들은 내달 12일 광양교육지원청이 개최하는 ‘광양 어린이 통학로 안전 대토론회’를 통해 해결방안을 중심으로 종합적인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지난 21일 회의를 열고 뒤늦게 ‘민식이법’을 의결하고 행안위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민식이법이 국회의 첫 문턱을 넘은 셈이다.

한편 정 의원은 지난해 광양시 통학로 교통안전 개선을 위해 행정안전부 특별교부금 9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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