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무너진 조직력이 끝내 플레이오프 진출 발목 잡아

팀 조직력 살려낸 전경준 차기 감독 내정…내년 시즌 준비

마지막까지 기대를 접지 않던 전남 드래곤즈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끝내 좌절되면서 전남 축구팬들은 내년 시즌에도 다시금 K-리그2에서 경기를 지켜보게 됐다.

전남은 지난 9일 홈에서 열린 마지막 라운드에서 안산을 2대1로 꺾으며 승점 48점 6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채 리그 6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전 K-리그 재입성을 장담하던 모습에 비추면 비할 데 없이 초라한 성적표다. 창단 후 처음으로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으며 올 시즌을 시작한 시즌 시작 당시만 해도 전남은 승격을 자신했다. 강등 수모를 벗어나기 위해 조청명 사장체제로 조직 정비에 들어가 팀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다. 여기에다 2002 월드컵 스타이자 한때 팀의 프랜차이즈였던 레전드 김남일 코치를 영입하며 야심만만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시련은 곧바로 찾아왔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부리그 현실은 냉혹했고 선수들은 조직력이 허물어진 채 제자리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시즌 개막 홈경기에서 아산에 3-0, 대전 3대1로 대패하면서 팬들에게 여지없는 실망감을 안겨준 전남은 2라운드에서도 패하며 암울을 드리웠다.

3경기를 치루고서야 안양에 1-0 첫 승을 거두었으나 잇따른 패전을 거듭하면서 시즌 초반 최하위라는 나락으로 곤두박질쳤다. 전반기 16경기에서 5승 3무 8패를 기록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흐트러진 조직력이 좀체 살아나지 못하면서 시즌을 장담할 수 없게 만들었다. 25점을 실점한 것이 이를 반증했다. 이에 비해 득점은 14골에 불과했다. 공수 모든 면에서 허점을 드러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구단 운영에 대한 팬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지난 시즌 구단 운영비리 의혹은 물론 현 일부 코치진 영입과정에 여러 의혹들이 제기됐다. 당시 이들 전남 팬들이 제기한 의혹은 4가지다. △K코치의 차기 감독 내정 의혹 △자격 미달의 A코치 부정채용 의혹 △L사무국장 측근들 부정채용 의혹 △선수영입과 관련 금전적인 문제 등이다.

일부 팬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공개적으로 해명을 요구하는 데까지 치달으면서 조청명 사장 등 구단 경영진을 곤혹스럽게 만들었고 이 같은 분위기는 곧장 선수들의 경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후반기 들어 부르노 바이오와 이후권 등 선수 영입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으나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후반기가 시작된 7월에도 1승 1무 2패로 허덕였고 7월 28일 최하위인 서울E랜드에 0-1로 패하자 파비아노 감독을 전격 경질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파비아노 감독이 경질된 뒤 전남을 이끈 것은 전경준 감독대행체제였다. 시즌 중 감독 경질이라는 극약처방을 또다시 꺼내 든 전남으로서는 성적과 팬 이탈 등 연이은 악재를 반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정신무장에 들어갔다. 이런 영향 탓인지 전남은 8월 들어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득점이 많아졌고 실점이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전반기 내내 전남을 괴롭혔던 조직력이 안정화 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8월 24일 부천과 원정경기에서는 3-0으로 대승을 거둔 이후 9월 29일 안양전, 10월 5일 대전 경기까지 3연승을 거두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전남은 이때부터 플레이오프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승부 하나하나가 소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중요 승부처마다 발목을 잡혔다. 여기에다 전반기 성적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고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은 최종 무산됐다.

올 시즌 전남은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채 끝났다. 그나마 후반 들어 안정을 되찾은 조직력은 위안거리다. 전반기에 비해 확실히 한 단계 도약한 득점력에다 실점을 막기 위한 선수들의 멘탈이 단단해진 탓이다. 내년 시즌을 기대해 볼 이유이기 때문이다.

전남은 최근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선수단 정비에 나섰다. 무엇보다 감독대행으로 후반기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었던 전경준 대행을 지난 19일 정식 감독으로 내정했다. 8월 이후 몰라보게 경기력이 향상됐기 때문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 따로 적응기를 가져야 하는 부담을 덜어내고 지난 시즌과는 달리 시즌 초기부터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구단의 의지로 풀이된다.

진 차기감독은 지난 8월부터 권한대행을 맡아 시즌을 마칠 때까지 15경기에서 7승 5무 3패라는 성적을 거뒀다. 이는 같은 기간 2부리그에서 광주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다.전남 관계자는 “후반기 들어 눈에 띠는 지점은 바이오를 중심으로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전반기에만 조금만 더 분발했으면 충분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기에 더욱더 아쉬움이 남는다”며 “내년 시즌 승격을 위해 전 감독체제로 새롭게 시작해 반드시 승격이라는 선물을 팬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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