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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금호마을환경지킴이
김보라 시민기자  |  bora1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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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8  22: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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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마을 공동 우물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했던 풍경들, 두레, 향약으로 이어오던 공동체의 미풍양속이 현대 사회에 접어들며 산업화와 개인주의, 핵가족화로 인해 사라짐에 따라 사회 양극화와 주민 간의 갈등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살면서도 이웃이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안타까워한 지역민들은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민-관 협력으로 이뤄지는‘ 마을공동체’ 사업도 그 일환이다. 현재 우리 지역에 어떤 마을 공동체가 있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매주 1곳의 마을 공체동를 찾아 탐방해본다. <편집자주>

11.금호마을환경지킴이

마을의 문제를 주민들이 직접 해결하는 것, 이것이 마을공동체를 조직하는 궁극적인 이유다. 금호동 주민들은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환경’문제와 공동체 의식을 결합해 ‘금호마을환경지킴이’라는 마을공동체를 결성했다.

금호동 주민 20여명으로 구성된 ‘금호마을환경지킴이’는 금호동에서 발생한 재활용품을 재가공해 일회용품의 대체제로 활용할 수 있는 ‘재활용품 업사이클’ 사업을 2년째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019 광양시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돼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금호 마을 환경 지킴이’는 자원재활용법에 의거해 마트나 점포에서 비닐봉지 무상 공급이 중단된 데에서 사업 아이템을 착안했다.

남정옥 금호마을환경지킴이 대표는 “물건을 담을 장바구니가 필요한데, 장바구니를 폐현수막이나 재활용품을 활용해 만들어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면, 이미 발생한 쓰레기를 재활용 함에 따라 또다른 쓰레기가 생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오랜 기간 동네에서 홈페션을 가르쳤던 경험과 그린스타트 회원으로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한 어떤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찰나에 김승섭 매화아파트 이사님(현 금호마을환경지킴이 간사)께서 마을공동체에 대한 교육을 받고 오셔서 함께 사업을 추진해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 왼쪽부터 김대준 금호주택관리소 행정팀장, 김길록 금호마을환경지킴이 총무(장미 아파트 이사), 김승섭 금호마을환경지킴이 간사(매화아파트 이사), 이희순 금호마을환경지킴이 회원(장미연립 주민)남정옥 금호마을환경지킴이 대표(장미연립 이사), 김순태 금호주택관리소장

우산, 양산, 천, 폐현수막, 쌀포대, 청바지, 재활용 옷가지 등이 금호동 환경지킴이 손에서 멋진 장바구니와 앞치마, 농작물 수거용 가방 등 생활용품으로 재탄생한다.

재료는 금호동 쓰레기 집적장에서 직접 수거한다. 또 동사무소에서 걸었던 현수막을 철거하면 가져다 주기도 하며 집에서 발생한 재활용품을 직접 가져오는 회원들도 있다.

이런 재료를 깨끗이 세척해 디자인해서 재단하고 바느질하고 주머니나 악세사리를 달아 멋진 작품이자 생활용품으로 만들어낸다.

2년여간 공동체사업을 이어가다보니 회원들끼리 손발이 척척 맞아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분업화해 하나의 작품을 뚝딱 만들어낸다.

폐현수막으로 만든 장바구니는 매달 1~2회 농협 하나로 마트, 몰오브내에 GS슈퍼, 백운쇼핑센터내 웰빙 마트 등 금호동 내 3개 마트 앞에 50개씩 비치해둔다. 그러면 주민들이 장을 보고 여기에다 물건을 담아가고, 다음번 장을 보러 올 때 또 가지고 온다.

청바지나 버려진 옷가지를 활용한 가방은 시중 판매중인 제품들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아 회원들이나 주민들에게 판매되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버려진 우산이나 양산 천으로 만든 앞치마는 방수 기능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 아이디어 상품으로 꼽힌다.

또 쌀 포대를 활용, 아랫부분에 지퍼를 달아 어깨에 맬 수 있게 만든 가방은 농작물을 수확해 편리하게 한 곳에 모을 수 있어 농촌 일손을 더는데 한 몫을 단단히 해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6~27일 금호동에서 열린 농수산물 직거래장터에 홍보부스를 설치해 농민들에게 농산물 수확용 가방을 나눠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요즘은 주택단지 내 조경수에서 발생한 낙엽을 수거하기 위한 마대자루를 만들어 실제 미화현장에서 쓰이도록 했다. 폐현수막으로 만든 낙엽수거마대는 튼튼하고 재활용이 가능해 미화원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후문이다.

또 금호동은 집적장 분리수거 자루도 폐현수막을 활용한 마대자루로 대체했다.

김순태 금호주택관리소장은 “보통 분리수거 자루를 대형 비닐로 많이 사용하는데,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마을환경지킴이 회원들의 아이디어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정말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금호마을환경지킴이’의 시작은 미약했다. 사업은 기획했지만 변변한 공간이 없어 테니스장 인근 창고를 어렵게 얻어 회원들이 직접 장판을 깔고, 페인트칠하는 등 리모델링했다. 주민들이 이사 가면서 버린 가구들을 주워 수리하고 천으로 덮개를 만들어 어엿한 작업공간으로 만들었다. 마을공동체 지원금과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미싱 한 대를 중고로 사고 나머지 집기를 구매해 비치하자 삭막했던 창고가 어엿한 마을 사랑방으로 재탄생했다.

미싱 한 대로 작업을 하다보니 물량 공급에 허덕일 때도 있어 야간 작업도 마다치 않는다. 회원들의 단톡방에 도움을 요청하면 시간이 되는 회원들이 손을 걷어붙이고 나와 함께 작업한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회원들이 함께 동네 이야기도 하고 사는 얘기를 주고받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뚝딱, 멋진 작품들이 한켠에 금방 쌓여간다.

이곳에서는 공동체 사업을 위한 작업만이 아니라 시간 나는 대로 모여 차도 마시고 뜨개질로 수세미도 만들고 세숫비누도 만들어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일들이 매일처럼 이뤄진다.

‘금호마을환경지킴이’는 자신들의 활동을 주민들에게 더욱 알리고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11월 8일 어깨띠를 두르고 현수막, 피켓 등을 들고 금호동 사거리에서 ‘재활용품 분리수거, 일회용품 사용줄이기’ 가두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의 활동은 주민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테니스를 치던 주민들도 가끔 놀러와 어떤 행사를 치르는데 사은품으로 재활용품으로 만든 장바구니를 나눠주고 싶다며 물건 제작을 의뢰하기도 하고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밥도 사주는 주민도 있다고 한다.

▲ 청바지 등 폐옷가지를 활용해 만든 가방들

금호주택관리소도 큰 돈은 아니지만 쓰레기 처리 비용을 아껴주는 ‘금호마을환경지킴이’의 공을 알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에 동참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김순태 금호주택관리소장은 “금호마을환경지킴이들의 활동 덕에 집적소에 쌓이는 재활용품이 많이 줄었다”며 “살기 좋고 누구나 오고 싶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서주시는 모습을 보면 감동해 뭐든지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협력의 일환으로 김대준 금호주택관리소 행정팀장은 주민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사업계획서 작성이나 회계 처리 등 마을공동체의 행정업무에 많은 조언을 하고 있다.

남 대표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한번 두 번 하다보니 우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아 이제는 하고 싶은 일들이 더 많아졌다”며 “내년에도 마을공동체 사업에 참여해 재활용품 아나바다 장터도 열고 재활용품 활용 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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