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빈 광양백운중학교 2학년

▲ 최예빈 광양백운중학교 2학년

어릴때 자주 읽던 신데렐라 동화는 주인공신데렐라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새어머니와 새언니들의 구박을 받으며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녀를 불쌍하게 여긴 요정의 도움으로 신데렐라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왕자를 만나고 결혼까지 하게 되며 가난에서 벗어난다. 행복한 결말로 신데렐라 이야기가 끝이 나는 건 주변 사람들이 신데렐라의 상황에 관심을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빅토르 위고의 단편소설인 ‘가난한 사람을’ 이야기에 등장하는 자니부부는 가난한 살림에서도 다섯 명의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우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 자니는 남편의 마중을 나가다 옆집 아주머니가 자신은 죽어가면서도 두 아이만큼은 최대한 따뜻하게 품어 주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자니는 그 아이들을 데려오지 않는다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 아이를 데려와 남편과 함께 일곱 명의 아이들을 키우게 된다.

두 부부가 없었더라면 옆집 아주머니의 두 아이는 아마 죽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둘을 키울 환경이 마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니 부부는 아이들에게 생긴 어려움을 지나치지 않고 도움을 주게 된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도 비슷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주인공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나오지만 전과자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멸시와 천대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신부님이 그를 도와준 일을 계기로 장발장은 죄를 뉘우치며 마들렌이란 새 이름으로 성공하여 옛날 자신의 처지와 비슷했던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처럼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그들을 돕기 시작한다.
장발장을 본래의 선한 인격의 소유자로 살게 도와준 신부님은 신데렐라에 나오는 요정이나 가난한 사람들에 등장하는 자니 부부처럼 상대방이 처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도적적인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며 공감하고 고단한 삶에서 겪을 수 있는 일을 상상하였기 때문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때에 알맞은 선행을 베푼 것이다.

생활하면서 도덕적 문제 상황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상대의 입장에 공감하며 다른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여러 행동을 상상하여 그 결과를 예측하는 능력을 ‘도덕적 상상력’ 또는 ‘도덕적 민감성’이라고 한다. 도덕적 상상력이 많은 사람은 자신의 양심에 따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고 자신의 양심에 따른 판단이 다른 사람들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한다.

최근 우리나라 고독사 통계를 보면 40대에서 50대의 고독사 위험이 높아졌다. 그들은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 가족해체를 경험하게 되면서 비자발적 1인 가구가 되었다.

고독사에 취약한 집단이 되는 길로 접어든 것이다. 나눔과 나눔의 박진옥 사무국장은 1인 가구 대책을 제시할 때 연령대별 대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년층 고독사는 결국 사회와 단절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또한 고독사라는 죽음은 사람들이 관심으로 상황에 맞는 대처 방안이 절실히 필요한 죽음이다. 자니 부부와 신부님 같은 도덕적 민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다면 비자발적 1인가구가 어떤 상항에 처할지 상상하고 그에 맞는 대처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누군가 홀로 절망의 늪에 빠져 외롭고 비참한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기 전에 자니부부와 신부님처럼 그들의 필요를 이해할 수 있는 정책과 이웃의 온정이 사회에 가득차야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겉으로 보이는 환경만 번듯한 삶이 되지 않도록 도덕적 상상력에 의한 도덕적 민감성이 충만한 이들로 무장된 이웃들로 넘쳐난다면 가난한 사람들에서 고독사로 숨진 과부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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