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재공고에도 후보 없어…16일 임기 못 지켜

“관 개입 없이 체육계가 결정해야” 비판 목소리

광양시 첫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16일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대한체육회의 선출조건을 지킬 수 없게 됐다. 3차에 걸친 후보자 등록 공고에도 불구하고 끝내 후보자가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재우 광양시보육재단 이사장의 갑작스런 사퇴 이후 이른바 정 시장의 선거개입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자천타천 거론되던 후보자가 현 상황에 부담을 느껴 출마를 모두 고사하고 있다는 게 일부 체육계의 해석이다.

광양시체육회장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4일과 5일 재공고에 입후보자가 없자 급하게 회의를 열고 지난 10일과 11일, 후보 등록 재공고를 냈지만 등록한 후보 없이 또다시 15일로 예정됐던 선거가 무산됐다. 결국 대한체육회가 정한 ‘1월 15일까지 체육회장 선출해 16일부터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할 시간은 물 건너갔다. 광양시체육회는 14일 선관위를 소집했으나 아직 4차 재공고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마땅한 대안 없이 추가 공고에 나섰다가 다시금 후보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부 조율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체육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에 문의한 결과 조속히 체육회장을 선출해 정상적으로 운영하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뽀족한 대안 없이 재공고 절차가 계속되면 체육회는 물론 지역사회가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추가 일정을 확정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체육계의 지혜를 모아 조속히 민선 첫 체육회장 선거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현재 체육회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와 체육의 분리라는 민선 체육회장 선출의 취지에 맞게 체육회장 선거에 정치가 개입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양시의회 한 의원은 “읍면동 단위까지 조직된 체육회에 정치적 욕심이 나겠지만 그것을 끊어내겠다는 게 민선 체육회장제 도입의 취지인 만큼 원천적으로 시장이나 정치권이 입김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보다 꼼꼼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필요해 보인다”며 “물론 체육회가 예산지원 등으로 인한 정치권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독자적인 결정을 위한 자정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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