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상급기관 지침이나 권고 없어 아직은 준비 중”

시민사회 “4월 중 확산 정점예고인데 신속 결정 필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3월 6일 개최될 예정인 매화축제 역시 개최 여부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오는 4월이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게 의학계의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예산이 집행되기 전 축제 취소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단체나 지자체별 2월 이후 예정됐던 행사를 취소하는 상황이어서 축제 개최에 무리가 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세풍연합청년회는 해마다 개최해오던 대보름 맞이 달집태우기 행사를 취소 결정했다. 매년 광양읍은 물론 인근 지역인 순천시 신대지구 주민 등 천여명이 모여 가족의 건강과 소원을 비는 등 지역 대표적인 행사였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따라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피해야 한다는 회원들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송은종 세풍연합청년회장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상황에서 무리하게 행사를 진행하기 힘들다는 게 회원 대부분의 생각이었다”며 “세풍주민 보다 광양읍과 신대지구 등 많은 인파, 특히 아이들의 참여가 많은 행사라는 점을 고려해 아쉽지만 올해 달집태우기 행사는 취소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세풍지역 뿐 아니라 올 정월 대보름에 맞춰 달집태우기 행사를 계획했던 봉강면청년회 등도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행사를 속속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광양문화원은 대보름에 맞춰 예정했던 강강수월래 행사는 일정대로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자체 역시 자체 추진해 왔던 지역축제나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는 중이다. 먼저 이달 3일부터 전국 22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던 2020년 전국중고등부 농구 스토브리그가 취소됐고 6일 정부세종청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동화음악회가 어린이 안전 차원에서 취소 결정했다.

광주광역시 남구청은 2월 예정됐던 제38회 고싸움놀이 축제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무기한 연기했다. 고싸움보존회는 지난달 29일 긴급 이사회를 갖고 제38회 고싸움놀이 축제를 무기한 연기 결정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간 접촉에 의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정부에서도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축제와 행사를 이 시기에 개최할 경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2월7일부터 9일까지 고싸움놀이 테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38회 고싸움놀이 축제는 취소하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완전하게 누그러진 뒤에야 열릴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으나 광양시는 아직까지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전남도나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 상급기관에서 이와 관련한 특별한 지시사항이나 권고가 나오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광양시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경로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 중이나 매화축제와 관련한 상급기관의 지시나 권고가 없어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현재로는 (매화축제 개최에 맞춰)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4월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최종 개최 여부는 지침이 나오는 대로 회의를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제22회를 맞는 광양매화축제는 청매실농원 등 다압면 섬진강 일원에서 내달 6일~15일까지 10일간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나 메르스 당시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고 범위마저도 넓어 개최 여부는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매화축제는 조루인플루엔자와 구제역이 확산되던 지난 2017년 취소된 바 있고 이보다 앞선 2011년 역시 구제역 여파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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