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허위사실 확산 ‘주의’

보건당국 남편 자택 내 자가격리 후 동선 파악 주력
광양시 “공공장소 방역 강화 등 자체 노력 강화할 것”
예방수칙 철저히 준수하면서 일상생활 이어가길

나주에서 전남 최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각종 허위사실이나 루머가 확산되면서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에서 양성 판자를 받은 16번째 확진환자의 남편이 광양지역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다 18번째 확진 환자와 나주 발생 23번째 확진 환자가 이 여성의 딸과 친오빠로 밝혀지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보건당국은 질병관리본부의 검사결과 ‘음성’ 판정이 나온 남편 등에 대해 자가격리 등 확산예방에 주력하는 한편 각종 허위사실과 루머에 불안해하지 말고 당국의 공개된 정보와 지침을 토대로 차분한 대응을 주문 중이다.

지난 3일 국내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판정을 받은 광주광역시 거주 40대 여성의 남편이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한 협력사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였다.

다만 남편 A 씨(47)는 5일 질병관리본부 검사결과 ‘음성’으로 나타나 다소 불안감은 한풀 꺾였지만 딸(국내 18번째 확진환자)과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23번째 확진환자가 설 연휴를 함께 보낸 형부로 확인되면서 여전히 가족 감염 여부가 관심사로 대두된다.

무엇보다 보건당국은 최초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후 조사에서 ‘양성’으로 검사결과가 바뀌는 사례가 상당수 있음에 따라 자가격리 조치를 풀지 않은 채 남편 A 씨의 동선 파악에 나서는 한편 해당기업 직원들 역시 보건소에 격리한 채 검진에 들어가는 등 상황을 여전히 예의주시 중이다.

광주시와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광주에 거주하는 양 아무개 씨(43)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 양 씨는 폐 관련 기저 질환자로 지난달 15일부터 일행 5명과 함께 태국 방콕과 파타야를 여행한 후 같은 달 19일 입국했다. 이후 지난달 25일 저녁부터 오한과 발열(37.7) 증상이 나타나자 같은 달 27일 광주시에 있는 21세기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체온은 38.9도였고 같은 날 전남대 병원에서 엑스레이와 혈액검사를 받았으나 정상 판정을 받고 폐렴약 처방만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양 씨는 증상이 계속되자 지난 1일 21세기병원을 다시 찾았으나 호흡곤란과 오한 증상이 심해지는 등 폐렴이 악화됐고 지난 3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감염배제를 위해 음압병동으로 격리 조치된 뒤 지난 4일 오전 광주보건환경연구원 검사결과 양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양 씨의 가족은 본인을 포함해 모두 5명. 이 가운데 양 씨의 남편 A 씨는 가족과 떨어져 광양지역에 홀로 살면서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한 협력사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역사회가 크게 동요했다. 광양시 등 보건당국은 A 씨를 업무에서 배제하도록 하고 자택 내 자가격리 조치하는 한편 A 씨의 동선을 파악하는데 주력해 왔다. 특히 A 씨가 광양시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회사 소재 지역을 중점으로 방역과 역학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또 회사 내부 근무 여부와 접촉자 및 일상접촉자의 범위를 조사한 뒤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향후 일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16번째 확진자 둘러싸고 각종 허위사실 확산 ‘주의’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 과정에서 각종 허위사실과 루머가 유포되면서 지역사회의 불안감을 키우는 중이라는 점이다. 한때 질병관리본부가 6일 발표한 국내 22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46·남)가 광양에서 근무 중인 16번째 확진자의 남편이라는 가짜뉴스가 지역에 유포돼 시민들이 큰 불안에 떨었다. 그러나 확인결과 22번째 확진자는 전남 나주(근무지는 광주광역시 우편집중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16번째 확진자의 친오빠로 밝혀졌다. 친오빠인 22번째 확진 환자는 지난 설연휴 기간이던 25일 나주 친정집에서 친정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16번 확진환자의 남편은 최근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뒤 고교생 딸, 유치원생 아들과 함께 자가격리 상태로 보건당국과 광양시의 철저한 관리를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16번째 확진환자와 남편을 둘러싸고 대형쇼핑몰, 식당 등 확인되지 않은 구체적인 동선까지 거론되는 등 A 씨의 동선을 둘러싸고 온갖 루머가 떠돌면서 시민들 사이 혼란이 야기하고 있다. A 씨가 점심을 먹었다는 식당은 잠정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고 포스코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당분간 단체 회식이나 식사를 자제해 달라는 내부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순천 신대지구의 모 초등학교에서는 4일 16번째 확진환자가 광양이나 순천을 다녀간 적이 없는데도 “16번 확진자가 신대지구를 다녀갔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라 방과후학교 수업을 전염병 해제 단계 발령까지 중지한다”는 문자를 학부모들에게 보내 물의를 빚었고 이후 학교 측은 3시간 만에 “문자는 사실이 아니다”며 사과했으나 이미 학부모 등 시민사회는 크게 당혹한 뒤였다.

또 광양지역 대형 쇼핑몰에도 16번 확진환자가 다녀갔다는 소문이 떠돌았으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쇼핑몰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됨에 따라 발열측정 등 직원들에 대한 위생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방문객이 몰리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의 경우 쇼핑몰 전체 방역을 실시하는 등 예방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현재 각종 루머들이 시민사회에 여과 없이 유포되면서 많은 혼란을 키우고 있지만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며 “공개 정보 등 보건당국을 믿고 필요 이상의 불안감에 시달리기보다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보건당국 역시 환자 발생여부와 상관없이 시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공공장소에 방역을 강화하는 등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생활에는 지장이 없도록 질병관리본부의 지침과는 별개로 자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는 3일 최근 급속도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고 도민과 소속 공무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남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기침, 접촉 등에 의해 감염되는 점을 감안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시기 동안에는 전국단위 대규모 행사와 불특정 다수인이 참여한 행사·대회·축제의 취소를 원칙으로 정했다.

다만 불가피하게 행사를 추진해야 할 경우 행사 기간이나 참석자의 범위를 축소하고 행사장 내에 체온계, 손 소독제 비치, 예방 행동수칙 포스터 부착 등 예방에 필요한 선행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침을 하달했다. 당장 지난 4일 개최될 예정이던 2020 친환경 농업 전진대회는 전격 취소됐다. 또 공무원들의 국외 출장에 대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사태가 완화될 때까지 중국은 물론 감염증 발생지역에 대한 국외 출장을 제한하고 미발생 지역에 대한 국외출장도 연기 또는 규모를 축소키로 했다. 소속 공무원 중 민원응대 및 현장 근무 공무원들에게는 손 소독 및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 도민들의 불안감을 완화시키고 도민안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정찬균 전남도 자치행정국장은 “감염증에 대한 예방은 지나치게 해도 지나친 게 아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 지역에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활동에 전 도청의 부서가 협력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양 씨가 치료를 받은 21세기병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후 처음으로 코호트 격리 조치했다. 이에 따라 21세기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나 의료진은 일체 외부와 격리된 상태에서 치·의료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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