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에 부담 느낀 인사들 고사에 재공고 일정도 못 잡아

체육회 일부선 “민간체육회장 체육계가 스스로 결정해야”

선출 시한을 넘긴 지 한 달째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광양시체육회가 아직까지 첫 민간체육회장 추후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전국 시군 단위 체육회 가운데 민간 체육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곳은 광양시가 유일해 체육회원 사이에는 불만이 상당한 실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에 따라 11일로 예정됐던 백운기 전국고교축구대회가 잠정 보류되면서 체육회장 없는 전국대회 개최라는 오명은 잠시 피하게 됐지만 향후 각종 대회 개최 및 선수단 파견 등 체육회 일정에 사실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광양시체육회가 광양시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광양시체육회에 따르면 황재우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 이사장이 사실상 추대형식으로 단독 입후보한 뒤 회장 당선증을 받기 전 갑작스럽게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한 뒤 체육회와 광양시가 수차례 재공고에 나섰으나 막상 입후보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정현복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몇몇 인사가 입후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이들 역시 고사의 뜻을 완곡하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무 전 전남도의장이 전남도체육회 첫 민선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입지가 좁아진 데다 지역 유력인사인 황 이사장이 뜻을 접은 자리에 선뜻 나서기가 적잖이 부담스럽지 않았겠냐는 게 체육회에서 흘러나온 후문이다.

이에 따라 광양시체육회는 선출 시한이 지난 지난달 15일 이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채 후보 재공고 일정을 다시금 추진할 예정이었다. 수차례 재공고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위원 수당 등 예산도 적잖이 부담이 됐던 탓에 체육회 고문이나 산하 단체장과의 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회장 후보의 윤곽을 정한 뒤 재공고 일정에 돌입할 방침이었으나 이 역시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광양시체육회는 첫 민선 체육회장 선거를 광양시체육회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광양시에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광양시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광양시체육회 관계자는 “현재로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뒤 다시금 재공고에 들어갔겠다는 방침 이외엔 공식적으로는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도 “파행을 겪고 있는 체육회 조기 안정을 위해 체육회 독자적인 회장 선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광양시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사실 처음부터 광양시가 첫 민간체육회장 선거에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다”며 “이제라도 체육회 스스로가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길을 터 줘야 옳다는 게 체육회 인사들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양시와 체육회는 공석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역대 광양시체육회 상임부회장 등을 중심으로 회장 출마(단독) 여부를 타진하고 있으나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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