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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생각하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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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0  10: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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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태 전)농협중앙회 광양·여수·순천시지부장

이 나이에 우주의 시작과 지구의 탄생을 읽고 모든 생명과 인류의 발전사를 즐겨 본다. 이는 맹목적인 믿음과 의존의 시대에 진실에 다가서려는 끝없는 호기심과 인간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절박함으로 노력한 분들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을 표하고, 내가 나고 살다 갈 길을 예견하고 공감하며 마음의 평화를 갖고자 함이다. 그리고 이 모든 찬란한 가슴 뛰는 변화와 발전의 역사에는 신의 계시도 미래의 정해짐도 아닌 그때마다 현실에서 최선을 다한 소중한 인간들이 있었음에 감격해보는 것이다.


누구는 목숨을 걸고 지구는 돌고 있다고 항변하였고, 어떤 사람은 감옥에서 10년 넘게 보내면서도 무지개는 하느님의 은총이 아니라 빛의 굴절 때문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기원후 1750년에서야 배로 늘어났던 인류의 지식은 진실을 생각하고 굶주림과 질병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을 시작으로 그 주기가 100년에서 50년으로, 마침내는 늦어도 10년 빠르면 5년 이내로 단축되었다. 망원경과 현미경이 발명되며 멀리 우주를 보고 자세히 사물을 관찰하면서 인류는 그 근원에 한 발짝씩 다가서게 된다. 과학자들은 빅뱅이론을 이야기하며 우주의 역사가 137억 년이며 아직도 우주는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구의 탄생은 암석의 방사성 연대측정법에 의해 성경학자들이 주장한 6, 7천 년 전이 아니라 45억 년 정도일 것이라는 주장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7천 년과 45억 년의 괴리만큼이나 우리는 혼돈의 세계를 방황해 온건 아닐까.


또 한편으로는 인간은 지구가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를 거치며 행성의 충돌, 화산활동과 기후환경의 변화와 빙하기를 반복하면서 켜켜이 쌓아온 지층 속의 화석들을 분석하여 지구상 생물의 발전과 변천사를 알아내었다. 인체의 유전자 구조를 분석하여 염색체의 어느 위치에 어떤 유전자가 있는지를 밝혀 유전자의 염기서열 구조인 ‘게놈 지도’를 완성하여 그 구조가 알려주는 조상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화석과 화석을 품고 있는 암석의 수명 등을 종합하여 지구상 최초의 생명체가 바닷속 따듯한 온천수에서 생겨난 무기호흡 세균임을 밝혀내었다. 이 생명체는 6일 동안이 아니라 38억 년에 걸쳐 때론 물고기로, 물과 뭍을 오가는 개구리 같은 양서류로, 젓을 먹여 새기를 기르는 포유류로, 두꺼운 껍질로 무장한 악어 같은 파충류로, 마침내 영장류를 거치며 인간으로 진화하였다고 우리는 밝히어 냈다.


인간은 정해진 신의 뜻이 아니라 살기위해 환경에 적응하며 때론 돌연변이로, 뜻하지 않은 행운과 기적으로, 정말 우연으로 도움 받은 바도 있었지만, 노출의 두려움에도 호기심으로 숲에서 나왔고, 탐구심으로 직립하여 멀리 보았으며, 보다 나은 곳을 찾아 여행한 용기 덕분에 호모사피엔스(현생인류)로 우뚝 섰을 것이다.


인간은 기원 이전의 고대 문자를 해독하여 성경학자들이 인지하지 못한 보다 먼 역사적 사실도 속속 밝혀내고 있다. 성탄절이라는 12월 25일은 페르시아 전쟁의 신 생일을 빼앗아 왔으며 노아의 방주 이야기는 성경이전 수메르 신화 등 여러 나라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성경이 쓰인 시기는 포로·노예·종 뿐만 아니라 모든 백성들이 정말 살기가 어려운 시대였다. 유럽은 열악한 환경에서 목축이 주업이어서 밀 등 곡류가 부족해 왕이나 제후, 일부 종교지도자 가 아니면 밀기울 냄새나는 빵마저 충분히 허용되지 않았다. 이러한 시기에 하늘의 뜻인 사랑이 이 땅에도 넘치는 세상이 되려면 힘없고 가난한 백성이 주님의 종을 자처하며 가슴을 세 번 치며 “제 탓입니다.”를 반복하여야 했을까?


힘과 부를 소유한 권력자들을 향해 “회개하라”라고 항의하여야 했을까? 적지 않은 역사학자들은 영지주의 자들에게 무시당하던 교회(문자) 주의자들이 사도바울의 편지를 위조하였거나 백성들 삶의 통제를 로마 교황에게 주고 교회가 인간의 영혼을 지배하기로 밀약하였다고 주장한다.


몸에 가장 좋은 섭생의 축약된 표현은 제철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신에 가장 올바른 성찰은 무엇일까? 어떠한 경우 일지라도 2천 년 전의 문화가 전혀 다른 유럽인의 무리한 생각이 제철의 신선한 지혜일까. 오직 성경에 매달리는 것은 편식이 아니고 무엇일까. 유럽을 세 번 여행 할 때마다 현지 가이드의 푸념을 들었다. 특히 성지 순례 때에는 “당신이 하느님이라면 자식들에게 이 화창한 날씨에 가족 모두가 손을 잡고 야외에서 즐거운 주말을 보내라 하겠는가, 교회 안에서 기도를 하라 하겠는가?”, “적지 않은 돈을 주고 먼 외국에 나왔을 때에는 그 나라의 풍토와 이를 이용한 생활의 지혜와 일상의 다른 점을 눈여겨보지 않고 성당마다 찾아다니며 기도하러 온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라고 귀띔해주었다.


교회안의 어린 양이기보다 울을 넘어 미지의 세계를 꿈꾸는 나는 또 한 번 상상의 나래를 편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계속 신축되고 있는 교회가 도서관으로 바꾸어진다면, 가족들이 손잡고 가서 기도 대신 책을 읽는 세상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바뀔까? 일 년에 한번 또는 일생에 세 번 교회 간다는 유럽인들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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